남편 산재인정 요구 이미옥씨 탄원서서 주장 일부 퇴직자도 “부서장이 면담 통해 사직강요”
삼성SDI가 사내 구조조정을 위한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퇴직 대상자를 선정, 희망퇴직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남편의 산재인정을 요구하며 회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이미옥씨가 청와대 등 관계기관에 보낸 탄원서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씨는 지난 17일 삼성SDI에 근무하던 남편이 구조조정의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뇌경색을 앓게 됐다는 탄원서를 청와대와 국가인권위원회, 노동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에 보냈다. 이씨는 “삼성SDI와 근로복지공단은 김동명 사원을 산재로 인정해야 합니다”라는 머릿글로 시작하는 탄원서에서 “회사가 지난 2001년 10월부터 11월10일까지 한달 동안 희망퇴직자를 접수한다는 공고를 했는데도 희망퇴직자가 없어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강행했다”며 “퇴직 면담대상자는 10년 이상 회사를 위해 뼈빠지게 일한 사람, 나이는 만35세 이상, 호봉이 많은 사람 등을 대상자로 지목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어 “면담대상자에 포함된 힘없는 근로자들은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시까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은 물론 일도 시키지 않고 썰렁한 사무실 원탁에 앉혀져 부장 과장으로 하여금 집으로 가라는 강압적인 질책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1차례에서 10차례에 이르기까지 모진 말을 섞어가며, 죄 없는 근로자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기 운동을 했다”고 적었다. 심지어 면담한 노동자가 퇴사를 하지 않으면 부서의 같은 동료들도 말을 건네지 않고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는 것이다. 특히 1차 희망퇴직 대상자 명단에서 빠진 김씨는 어느날 동료와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희망퇴직자 면담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심한 충격을 받고 줄담배와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불안에 떠는 날이 지속됐다는 것이 부인 이씨의 주장이다. 당시 희망퇴직을 했던 일부 노동자들도 이씨의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2001년 12월5일에 퇴사한 신모씨는 “부서 상급자가 희망퇴직 면담을 하면서 `당신이 나가야한다. 당신이 나가지 않으면 누가 나가느냐'며 모욕적인 말을 했다”며 “나가지 않으면 일을 안시키고 대기토록 하고 그것도 안되면 인사부서로 발령을 내겠다고 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초 희망퇴직한 박모씨는 “희망퇴직에 불응하고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모씨 등은 부서에서 보직을 주지 않고 막일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부서장의 면담 방법에 따라 부담의 정도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상식에 어긋나게 한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희망퇴직 당사자는 퇴직면담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가운데 상사의 면담은 강압으로 비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울산=박선열 기자 sypark@labor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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