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호]나이 먹었다고 짤렸어요!

[상담실]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0-08-27 12:21
조회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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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희 // 거제시비정규직지원센터 사무국장


지난 5월 10일 입주민의 갑질과 폭력에 시달리던 아파트 경비노동자 최희석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빈번했던 일들 중에 하나이거니 했던 전 국민들은, 고 최희석씨의 음성 유언이 나오면서 발깍 뒤집혔다.
모든 이들이 분노하며 가해자 구속을 촉구했고, 억울한 최희석씨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그의 죽음을 위로했고, 그분이 근무했던 장소에는 분향소가 설치되기도 했다.
“가해자가 찾아와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용서해 줄 수 있다.”는 유족의 염원마저도 무시했던 가해자는 결국 구속되었다.

2014년 11월에도 서울 압구정 모아파트 경비노동자가 입주민 갑질과 인격모독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최근, 직장갑질119는 정부의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며 ‘아파트 갑질’ 사례를 공개했다.
“관리소장이 자신의 승용차 세차를 직원에게 시키고 현금이 없다며 은행에서 돈을 뽑아오라고 지시한 사례도 있고,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 어머니께 ‘관두라’고 소리를 질렀다, 해당 입주민이 일부러 음식물 쓰레기를 아파트 내에 뿌렸다.’는 자녀의 제보도 있었다고 한다.”

공동주택관리법 제65조 제6항은 ‘경비원 등 근로자에게 업무 이외에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명령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되어 있지만 처벌 조항이 없고,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제1항은 갑질 가해자인 입주민에 대한 조치가 포함되어 있지 않는 한계도 존재하기에 이런 피해 사례가 끊이질 않는거 같다.

우리 주변은 이런 사례는 없을까? 왜 없겠는가! 극단적인 사망사고 까지는 안갔지만, 고령이라는 이유로, 힘이 없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일하던 아파트에서 해고되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관리사무소장을 제외하고 2명의 경비노동자와 1명의 청소노동자가 만으로 3~4년이상 일하던 현장에서 하루 아침에 해고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분들의 해고사유는 “1) 취업규칙상 정년만료 2) 계약만료, 재계약 거부”였다. 하지만 이미 이분들은 취업규칙상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입사하였고, 변경된 취업규칙 보다도 많은 나이였기에 정년을 이유로 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해고였다. 그렇다면 재계약 거부 사유가 사회통념상 합리적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줄곧 정년을 핑계로 되던 업체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이 분들을 해고시키지 않으면 업체와 도급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계약만료 통보한 것이다.”고 자백을 한 것이다.

“우리는 사전에 이런저런 사정이 있으니 미안한데, 아저씨들 그만두시면 안되겠냐고 전후 사정얘기만 있었서도 우리가 소송까진 안했지.”라고 하시면서 괘씸해 하셨다.

그랬다. 이분들도 입주자대표회의의 갑질에 의해 해고되었다. 해고된 분들에게 물어보니 주민들하고도 사이도 좋았고, 일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하수구가 막혀서 지하실에 난리가 났을 때는 경비업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화장실과 싱크대에서 내려오는 온갖 오물들을 직접 손으로 퍼담기도 했다고 했다.

대법원의 판례를 보더라도, 이분들의 해고사유는 정당하지 못하다.

 
 

하지만,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입주자대표자회의 회장이 이분들을 해고시키지 않으면 도급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회사측의 주장이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수 없는 합리적인 이유라면서 해고가 정당하다는 말도 안되는 판정을 내렸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을 하고 대응하고 있다.

“이왕 시작한거 끝까지 가야죠. 이제는 억울해서 그만 못 두지.”

“이 나이 먹고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겠어. 그러니 희한한 사람들, 자식뻘 밖에 안되는 사람들의 온갖 갑질도 참아왔는데, 이번에는 우리한테 아무말이 없이 짤라버렸으니 우리도 다른 방법이 없잖아. 할 수 있는데 까진 해봐야지.”

입주민, 입주자대표자회의, 관리사무소, 업체 갑질 등등 .....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감내해야 할 갑질의 종류가 너무나도 많다.

몇 년 전부터 갑질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하지만, 갑질의 주체가 지체 높으신 사장이나 권력자만이 아니라 우리도 될 수 있음을 알아야 된다. 아파트에서 식당에서, 일하는 현장에서 또다른 우위를 이용하여 다른 이에게 갑질하지 않는지 찬찬히 되돌아 봐야 할 거 같다.

함께 존중받고,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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