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호]현대그룹에 불어닥친 ‘자회사 꼼수’ 바람..

[활동 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4-01-18 11:56
조회
148
현대위아창원비정규직지회 대의원 김진형

“자회사로 가자! 차량 할인도 해주고 정규직 임금에 80%수준이래”
“근데 자회사로 가면 언제 해고 될지 모르고 고용이 불안하잖아”

“불파(불법파견 소송)가자!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아무래도 고용이 더 안정되고 임금도 많이 받잖아”
“소송? 소송은 10년 가까이 걸리고 소송한다 해도 100%승소 한다는 보장이 없잖아, 불파소송한 다른 사업장에 보면 부당해고 당해서 일도 못하고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던데 각오는 돼있고?”
..
“아...도대체 어쩌란 말이고...”

현재, 현대위아 자본이 자회사 출범을 예고 하면서 우리 현장은 이 두가지로 모든 조합원이 고민을 하고 있다. 자회사에 긍정적인 사람도 자고 일어나면 불파소송을 해야한다고 말이 바뀌고 불파소송에 긍정적인 사람도 자고 일어나면 자회사로 입사해야 한다고 말이 바뀌고 있다. 하루에 말이 열두번도 바뀌는 조합원도 있다. 조합원 모두 하나같이 하루 하루 매번 말이 바뀔 정도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2018년 7월 현대위아창원비정규직지회는 설립 후, 불법파견 소송 대신 고용안정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며 투쟁을 했다. 정규직화 전환 투쟁이 아닌 고용안정을 목표로 한 투쟁이었다. 그 중에 불법파견 소송을 왜 안하냐며 의문을 가지는 조합원들도 있었고 현대위아 원청 정규직조합원 몇 몇 분들도 소송을 하라고 권유하신 분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지회는 흔들리지 않고 고용안정 목표를 향해 투쟁했다. 6개월간 투쟁 끝에 사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그 후 조직이 조금씩 안정되고 현장의 불합리한 것들을 바꾸며 조합활동을 순조롭게 이어 나갔다. 다른 지역 현대위아 비정규직 광주부품사비정규직지회, 현대위아안산지회도 마찬가지, 불법파견 소송을 접어두고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투쟁했다.

매년 이 세개 지회가 함께 연대하고 투쟁한 결과, 임금협상과 단협 등 많은 것들을 쟁취 할 수 있었다. 조합원들은 정규직전환 보다 노동조합이 있어서 현장에 많은 것들이 바뀐 것에 모두들 만족했다.

전국에 10개가 되는 현대모비스 비정규직지회도 우리와 마찬가지 불파소송이 아닌 고용안정과 조직강화에 힘을 썼다.
현대위아비정규직지회와 모비스비정규직지회가 함께 확대간부 수련회를 하면서 거대한 현대그룹 자본과 어떻게 싸워 나갈 것인가에 많은 교육과 토론을 했다. 쟁의기간에는 위아/모비스 공동투쟁본부를 만들어 일주일에 한번식 공동모임에 참여해 현장에 있는 많은 고민과 치열한 토론 속에서 투쟁을 이어나갔고 ‘공동실천 공동투쟁 끝까지 함께하자‘는 슬로건과 구호에 맞춰 현대위아 원청, 현대모비스 원청을 넘어 현대그룹 본사 양재동을 압박했다.
우리의 요구는 정규직화 투쟁이 아닌 정규직과 임금, 복지 등 격차를 줄여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투쟁해 나갔다. 이렇게 매년 위아, 모비스 연대해서 투쟁하다 보면 정규직과의 격차가 줄고 격차가 줄어들면 언젠간 정규직 전환이라는 목표에 조금씩 도달 할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소송이 아닌 조직력, 그리고 교섭력으로 정규직화를 쟁취하자는 것이다.

2022년 현대모비스비정규직부터 자회사를 출범한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현대모비스 10개 지회는 무슨 일인지 생각보다 빠르게 자회사 안을 수용했다.

현대모비스 원청은 자회사 입사 동시에 일시금 800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부제소합의서를 쓰게 하고 훨씬 나아진 노동조건, 복지혜택 등 현대그룹 자본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으로 현대모비스비정규직 10개지회와 자회사 출범에 합의했다.곁에서 이를 지켜 본 우리 현대위아비정규직 3개 지회는 허탈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회사 속에서의 직접고용 투쟁은 ‘부제소합의’로 인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자회사를 선택한 현대모비스비정규직지회를 본 현대위아비정규직지회들은 직접고용 투쟁에 제동이 걸린 것 같아 많이 혼란스러웠다. 우리는 끝까지 직접고용 쟁취 목표를 위해 자회사를 선택한 모비스비정규직지회와 연대의 끈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2023년이 들어서자 우리 현대위아 하청 현장에 자회사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자회사에 반대했다. 직접고용을 목표로 위아 세 개 지회는 금속노조 조끼 등벽보에 ’비정규직 철폐 직접고용 쟁취‘ 라는 문구를 새겨 현장을 누비고 투쟁했다. 올 초 확대간부 교육, 그리고 조합원 의무교육에서도 자회사를 반대 해야하는 이유를 현장 조합원들에게 전달했다.

위아비정규직 3개 지회는 자회사 반대에 대한 명확한 입장문을 내고 지회 소식지에도 ‘자회사NO! 직접고용YES!’ 라며 자회사에 강하게 반대하는 의지를 다시 한번 사측과 조합원들에게 알렸다. 업체사장들과 현대위아 원청이 참석하는 ‘원하청 고용안정위원회’에서도 우리 위아비정규직 3개 지회는 자회사는 반대한다는 입장과 직접고용하라고 원청에게 입장을 전달했다. 원청은 뒤로는 자회사를 준비하면서도 앞에서는 직접고용에 많은 고민 중에 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자회사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말을 아끼던 현대위아 원청은 원하청 고용안정위원회에서 그 전과 다르게 대놓고 직접고용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우리에게 전달했다. 노동조합의 직접고용 요구는 절대 들어 줄 수 없으니 “뭐든 할테면 해봐라” 라고 나는 느꼈졌다. 이 때부터 현장은 직접고용 투쟁과 자회사 전환 이 둘 문제로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원하청 고용안정위원회에서는 직접고용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자회사 전환 조건과 자회사 고용형태에 대해서만 논의가 진행되었다. 직접고용에 대해 논의 하다 갑자기 자회사 전환 조건 논의로 180도 핸들을 돌려버린 것이다. 현장에서는 슬슬 직접고용 쟁취가 원청에서 절대 안된다고 하니 자회사 고용형태를 봐서 받는것도 괜찮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왔다.

위아비정규직 3개 지회는 자회사 고용형태 안으로 전체 조합원 파업투쟁을 진행하면서 자회사 전환이냐 불법파견 소송이냐를 두고 조합원간담회를 여러차례 진행했다.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다수가 자회사 전환에 긍정적이었다.

현대위아는 자회사를 ‘현대위아의 100% 지분출자 계열사’ 라고 홍보하고 있다. 뭔가 대단하고 그럴싸 해 보인다. 현대위아의 계열인 자회사.. 듣기 좋은 말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고용형태가 그냥 현대위아 하청이다. 노동조건이 조금 더 좋아진 여전히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 고용형태의 하청이다.

현대그룹이 현대제철, 현대트라닉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원청 정규직의 임금 80%까지 노동조건을 제시하면서 자회사 설립 목적은 과연 무엇인지 깊이 들여다 보자.
먼저 고용형태의 따른 쉬운 구조조정이다. 자본은 늘 유연한 노동시장을 원한다. 쉬운 해고와 쉬운 구조조정, 현대위아가 100% 지분출자한 자회사는 얼마든지 현대위아가 어려워지면 현대위아 지분만 빼 버리고 업체 폐업으로 자회사를 없애버리기 쉽다. 조합원들은 자회사로 전환되면 회사 규모가 커지니 지금보다 훨씬 더 고용안정 될 꺼란말이 나온다. 하지만 고용안정은 회사 규모로 절대 판단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 현대그룹의 자회사 설립에 가장 큰 핵심은 ‘부제소합의’다.

현대위아는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10년에서 20년 동안 불법파견으로 수많은 억압과 노동착취로 큰 이윤과 쉬운 해고로 배를 불렸다. 우리가 부제소 합의를 하면 앞으로의 직접고용 투쟁은 못 할 뿐더러, 현대위아가 그 동안 저질로 온 불법적인 행태에 우리가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된다. 부제소 합의금 고작 800만원으로 말이다.

현재 우리 현장 조합원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자포자기한 상태로 자회사 전환에 긍정적이다.
고용형태가 어떻게 되든 근속년수가 깎이든 당장 노동조건이 좋으니 자회사 선택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특히 정년을 얼마남지 않은 분들은 적극 찬성이다.
반대로 직접고용 투쟁을 계속 이어가려면 불법파견 소송뿐인데 다들 소송엔 부정적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당장 해고되면 앞으로의 생계가 걱정된다는 것이다.

다 맞는 말이긴 하다.
지금 현장은 불법파견 소송에 대해 강요 할 수도 함께 하자고도 할 수 없다.
나는 내 의지대로 정규직화 목표로 끝까지 직접고용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다. 진짜 사장이 누군지 꼭 밝힐 것이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비정규직 철폐! 직접고용 쟁취! 진짜 사장이 나와라!’,

다들 한번이라도 목청 껏 외쳐 봤을 구호다.
나는 이 모든 외침이 누구보다 절실했고 우리가 정당한 요구였다는 것을 현대위아 자본에게 보여 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긴 싸움, 지치지 않고 직접고용 투쟁에 반드시 승리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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