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호]먹통이 된 고용노동부 위험상황신고(1588-3088) 전화

[여는 생각]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3-05-15 17:21
조회
2301
게시글 썸네일

김병훈 민주노총경남지역본부 노안국장


2023년 4월 5일 18시 25분 경 대흥알앤티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 화재가 발생 후 대흥알앤티 지회에서는 고용노동부에 위험 상황신고를 하였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결국, 지회는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핸드폰으로 긴급하게 통화를 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집진기 배관의 문제로 집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긴급 작업 중지의 필요성을 설명하였다.
만약, 지회가 개별 근로감독관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위험 상황을 고용노동부에 전달하지 못할 상황이 될 뻔하였다. 주야 맞교대를 하는 위험한 노동 현장에서 위험 상황 신고 센터는 노동자들이 위험함을 알리고 위험한 작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하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이 위험을 알리고 싶어도 알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중대재해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시민이 범죄에 노출되었을 때 112 신고를 하면 경찰이 출동하고, 화재에 노출되었을 때 119 신고를 통해 화재 진압을 하는 것이 긴급 신고의 목적이다. 고용노동부 위험 상황신고 전화도 마찬가지다. 노동자가 일하다가 위험에 노출되어 재해 발생 우려가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바로 고용노동부 위험 상황 신고 센터다.
긴급한 위험에 대해 빠르게 대처해야지 중대재해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에 고용노동부 위험 상황 신고 전화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특히, 고용노동부 위험 상황 신고 센터에 전화하는 노동자는 매우 위급한 상황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왜냐하면, 사업주의 눈치 때문에 위험을 말하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큰 용기를 내 신고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 신고 전화가 먹통이 된다면 결국 중대 재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신고전화는 1시간 동안 먹통이 되었을까?

위험 상황 신고 전화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과 중에는 해당 고용노동부 지청에서 대응하지만, 일과 후에는 지정된 근로감독관(과장급)에게 전화가 착신된다. 이렇게 되니 해당 근로감독관이 다른 업무를 하거나 전화를 받을 수 없게 되면 당연히 신고 전화를 받을 수가 없다. 또한, 근로감독관이 전근 가는 등 상황이 변경된 후에도 변경 조치를 하지 않아도 그렇다.

중대재해를 예방하겠다는 정부의 외침과는 다르게 현장 시스템은 전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개별 근로감독관에게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과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한다. 즉, 현재 개별 근로감독관에게 착신되는 것이 아니라 위험 상황신고센터를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 센터는 시도 단위로 운영하도록 하고, 근로감독관을 배치시켜야 하며, 필요하다면 해당 지자체와 공동으로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자체의 노동안전보건지킴이 제도를 센터와 함께 연동하여 위험 상황에 근로감독관과 노동안전보건지킴이가 함께 출동해 노동자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지금 당장 위험상황신고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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