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호]부산지역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현장실습 문제

[현장 보고]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7-02-17 14:54
조회
956
이숙견(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죽음의 현장으로 내몰리는 현장실습생

2003년부터 ‘실업계고 현장실습 설문조사’를 통한 전교조 실업교육위원회의 문제제기는 2006년 「현장실습정상화방안」을 발표하게 하는 역할을 하였고, 결국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은 실질적으로 폐지하게 된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산업체의 요구라는 이유로 체계적인 논의와 준비 과정도 없이 「학교 자율화 조치」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현장실습제도로 되돌려놓았고, 무리한 취업률(11년 25%=>12년, 37%=>13년 60%)을 제시하면서 특성화고,마이스터고를 더욱 압박하게 된다. 물론 박근혜 정부도 전 정부와 다르지 않게 취업률 중심(2015년 취업률 28%=> 2016년 30%로 강조)의 현장실습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결국 이러한 현장실습제도의 유지와 악화는 현장실습생을 죽음의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 2011년 12월 24일 00자동차 도장부서에서 주야맞교대,
장시간노동으로 뇌사상태 빠진 실습생
● 2012년 12월 14일 울산항 북방파제 공사장 폭풍 속에서
작업하다가 목숨을 잃은 실습생
● 2014년 1월 20일 충북 진천 CJ제일제당에서 12시간 장시간노동,  사내괴롭힘과 폭행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실습생
● 2014년 2월 10일 울산 북구 모듈화단지 금영000에서 졸업식 전날까지 야간근무 중 눈붕괴로 지붕에 깔려 사망한 실습생
● 2015년 부산 정관지역 노동쟁의 산업체에 파업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실습생 16명


부산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현장실습제도의 문제를 제기하다.

그동안 부산지역에서도 현장실습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성추행사건, 노동쟁의 산업체 파업 대체인력 파견-되었고, 문제해결을 위한 대응활동의 필요성이 모아지게 되면서 ‘부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다. 대책위의 첫 번째 활동으로 10월 6일 그동안 부산시교육청과 고용노동부 부산지방노동청을 통하여 현장실습과 관련한 정보공개신청 자료를 분석하여 파악된 문제점을 제기하고, 부산시교육청의 현장실습 문제점 해결촉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기자회견이후 교육청과의 면담, 시의원과의 간담회를 진행하여 지역차원의 해결방안을 위한 대안마련을 모색 중이다.

기자회견에서 제기한 부산지역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문제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물론 두 기관에서 제공한 자료의 한계-비공개한 자료와 보유하지 못한 자료 등-가 많아 지속적인 문제 확인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파악된 내용이 부산지역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기에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하나의 자료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학년도에 파견된 산업체 수는 평균 1,726개 업체, 어떠한 기준으로 선정되었을까?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현장실습 파견 산업체 정보를 확인한 결과, 현장실습 산업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업체가 많았다. 특히 서비스, 안내, 판매, 기타 등의 전공분류와 관련된 직무의 현장실습 산업체는 대부분 기술습득과 훈련과정을 배우는 교육과정이기보다 단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밖에는 볼 수 없는 업체가 수두룩하였다. 단기 아르바이트 취직과 다르지 않는 소규모 자영업, 편의점, 주유소는 물론 프랜차이즈 업체(치킨, 피자, 의류, 화장품 등)도 많았고, 심지어 주점, 25개의 인력파견 업체에도 현장실습을 보낸 것으로 확인하였다.

2015학년도 현장실습 중단 학생수 1,221명(30.3%), 그들은 왜 그만두었을까?

2015학년도 부산지역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산업체 현장실습 학생수 4,017명 중 중단 학생수는 1,221명(30.3%)이고, 2014학년도 현장실습 학생수 4,002명 중 중단 학생수는 1,175명(29.3%)으로 확인되었다. 30% 넘는 학생들이 매년 현장실습을 그만두고 있는 상황이며, 중단사유의 경우에도 산업체의 노동환경의 문제, 전공불일치 문제, 비젼없음 등의 이유로 35%가 중단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장실습 실시 사업장 자체 점검 대상은 고작 40개 업체 뿐, 대상 업체의 2.2%!!

현장실습생의 노동인권 보호를 위하여 현장실습 파견 산업체를 대상으로 교육청, 노동부, 학교가 모여서 중간점검을 실시한다. 하지만 2014년 현장실습 산업체 1,170개 업체 중 40개 업체(2.2%)만을 대상으로 선정하여 중간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더 문제는 점검 과정에서 현장실습표준협약서의 내용을 위반했음에도 법적인 조치나 현장실습 중단은 커녕 고지정도로 그쳤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식적인 중간점검이 오히려 현재의 현장실습 제도의 문제를 더욱 고착화시키고 결국 2015년에 또 다시 현장실습 산업체에서 성추행, 파업사업장 대체근로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누구를 위한 현장실습인가? 이제 모두가 응답을 해야한다.

현재 학교와 산업체와의 관계에서 을의 관계가 되어버린 학교와 교육청은 산업체에게 현장실습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적정노동조건, 법 준수 등을 요구하는 것조차 무리한 상황임을 알고 있으나, 취업률(2015년 취업률 28%달성이 되면 교육부 재정지원을 받게된다) 달성을 위하여 무리하게 학생들을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그리고 산업체는 너무나 간편하게 단기간 활용하기 쉬운 저임금, 단순노동자로 현장실습생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교육부와 정부 또한 청년취업률을 높인다는 명목하에 이러한 현장실습 제도의 문제점을 방관하고 있다. 현재의 현장실습제도가 교육과정으로서 제대로 된 현장실습과정이 되기 위해선 정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학교, 그리고 산업체의 많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며, 지금이라도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서 당장 개선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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