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호]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출근 했던 그대로 퇴근 하는 게 우리의 작은 바램

[활동 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2-07-27 14:22
조회
1395
게시글 썸네일

박승상 두산공작기계노동조합 노안부장


 

안녕하십니까? 2022년 1월 집행부를 시작으로 노동안전보건부장을 맡게 되었는데 벌써 6개월 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처음 해보는 노안부장이라 모르는 부분도 많았고 많이 알아야 하기 때문에 관련 자료나 노안부장을 거쳐 갔던 선배님들에게 물어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한달 째 되는 날 EHS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였고 사고 경위에 대해서 알려주었습니다. 사고 조사 확인서를 작성하기 위한 시간과 장소를 정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산재를 시작하게 되었고, 노안부장을 하셨던 선배님에게 전화하여 진행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여쭤봤습니다. 사고성 산재는 사고가 일어나면 병원 내원해서 치료받고 산재담당자에게 산재처리 한다고 말하면 요양급여신청서 작성하고 병원에서 근로복지공단에 서류 제출하면 끝난다고 처리 다되면 공단에서 당사자에게 연락한다고 친절하게 잘 알려 주었습니다. 이 후 노안부장, 해당 부서 관리자, 팀장, EHS, 유관부서가 모여서 사고원인 및 재발방지대책이 적절한지 토론하여 사고조사 사실 확인서를 작성합니다. 사고 조사 확인서를 바탕으로 산업재해조사표를 작성하여 노동부에 제출하게 됩니다.
사고성 산재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진행되었고 2주 안에 산재승인이 났습니다. 질병성 산재는 사고성과 달리 준비해야 할 자료도 많고 시간적으로 오래 걸리고, 산재 불승인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요양급여 신청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재해경위서와 의사소견서를 첨부하고, 근로복지공단에 신청서를 제출합니다. 신청서는 병원, 방문, 팩스, 인터넷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이 후 사고조사 및 현장조사가 있고, 사고의 경우 담당지사에서 승인여부를 결정하게 되고, 질병의 경우 질병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산재결과가 통보됩니다. 사례를 봤을 때 승인 나는 경우도 있었고 불승인 나는 경우도 보았는데 불승인 나서 소송하는 사례도 경험하였고 애초에 노무사를 통해 진행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질병성 산재 진행중에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경위서 작성부터 시작하여 첨부하여야 할 자료(종합검진 기록, 일반검진 기록, 의무기록사본, 건강보험공단 수진내역 등)도 많습니다.
자료를 가지고 산재지정 병원을 내원하여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님을 만나 뵙고 산재를 진행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 산업재해보상보험 소견서, 진료계획서, 진료증명서를 작성해 주셔서 받아왔습니다. 경위서를 작성하고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산추련을 방문하여 같이 확인한 후 창원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건 뿐만 아니라 산재관련 으로 궁금한 사항과 진행 상황 등 많은 도움을 주셔서 막힘없이 진행 되었습니다.

자동차 보험은 신고만 하면 보험 설계사 또는 보험 회사가 알아서 해줍니다. 하지만 산업재해 보험은 누가 해주지 않습니다.
요양급여 신청서를 작성하고 주치의에게 요양급여 소견서 등 작성을 의뢰하여 재해경위를 분명하게 밝히는 글을 작성해 근로복지공단 관할 지사에 요양급여 신청서 제출을 해야 되는 일련의 과정들이 있고 그 외에도 공단 담당자의 조사 등 추후의 절차들이 계속 잇따르게 됩니다. 이런 과정들이 힘들고 회사와의 원만한 관계를 생각하여 공상처리를 선택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명백하게 법률로 규정된 용어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산재처리 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해서 사업주가 다친 노동자에게 위로금, 치료비 등을 지급하는 것을 의미하며 사인과 사인 간의 단순한 합의이기 때문에 어떠한 일정한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굉장히 불투명한 합의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절차가 간단하고, 빠르고, 회사와의 관계 때문에 공상처리를 하는 것보다 지급의 안전성, 산재보상이 끝난 이후에도 합병증 등 예방관리라는 제도를 통해서 일정 기간 동안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차 후 어떤 불확실성이 존재할지 모르기 때문에 산재를 진행해야 한다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산업재해 진행을 통해 공부하였고, 주변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 산업재해가 무엇인지 조금 알거 같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평소 글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왔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산업재해 진행과정을 생각하게 되었고 공부하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고 느끼게 됩니다.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게 출근 했던 그대로 퇴근 하는 게 우리의 작은 바램입니다. 산재 없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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