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호]거제지역 최저임금 적용 실태

[일터에서 온 편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2-07-27 14:33
조회
1413
게시글 썸네일
        강오선 거제시 비정규직 노동자 지원센터 활동가

 

저희 거제시 비정규직 노동자 지원센터에서는 지난 3월 7일부터 4월 22일까지 거제지역 최저임금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편의점, 아파트·건물관리, 주유소, 음식점, 각종 마트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적용 실태를 조사하였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최저임금 준수율(96.9%)은 높았으나 여전히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3%가 넘고, 근로계약서마저 작성하지 못하고 불완전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을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조사의 특성상 주어진 문항에 대한 응답만이 가능하였기 때문에 정보수집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직접 현장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이를 거부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아파트·건물관리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은 남, 여 모두 평균 나이가 많았고 기간 정함이 있는 계약직(6개월, 1년)으로 일을 하다 보니 근로계약에 불만이 있어도 재계약이 불발될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인해 그 부당함을 말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경비노동자의 경우는 감시·단속직으로 분류되어 휴무 제공은 물론이고 주휴수당마저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경비업법 및 공동주택관리법의 개정으로 경비업무 외의 업무를 수행함에도 경비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근로시간·휴게·휴일에 관한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승인이 이루어져 불만이 높았습니다. 대규모 건물이 없는 거제 내의 건물관리 경비노동자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시 외곽에 자리한 주유소의 경우는 사업주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 다수였고 나이가 많은 노동자가 고용되어 있었습니다, 이 노동자들은 주휴수당이 빠진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등 실제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고령의 주유소 노동자도 일에서 짤리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업주에게 제대로 된 임금을 요구하지 못한다고 조사되었습니다. “시급이 9,160원 이상이면 최저임금 아니냐”고 묻는 노동자에게 주휴수당이 포함된 최저 10,992원(주 5일 근무자)을 안내하며 최저임금만을 홍보할 것이 아니라 실제 얼마를 받아야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것인지 또한 상세히 설명하는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번 조사과정에서 5인 미만의 열악한 사업장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요구할 수도 없는 현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지원센터에 와서 소규모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면서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과 “노동권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의 임금 단가를 정규직 노동자보다 높이는 일”을 저의 소명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또한 저 개인의 노력만으로, 소속된 센터만의 힘으로 이루어내기에는 어려운 일임을 압니다. 그러함에도 그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는 나와 타인의 인권이 다를 수 없듯이 노동권 또한 모든 일하는 노동자의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노동자에게 힘을 보태고, 비슷한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일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는 하기 어렵지만 함께하면 할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제가 실무자가 아닌 활동가로 남고 싶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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