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호]외투자본에 대항하여 우리 노동자의 매운맛을 보여주자!

[현장을 찾아서]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4-04-11 16:45
조회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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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형  소통팀장


지난해 10월 초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사업장은 일본기업 닛토덴코 100% 지분율로 운영하는 회사로 공장 화재 후 공장 수리에 필요한 금액이상의 보험금을 받고도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청산, 먹튀중이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는 많은걸 바라지 않았다. 그냥 일 할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닛토덴코가 100% 지분을 소유한 ‘평택 한국닛토옵티칼’로 고용승계를 해달라는 것이다. 그게 다다. 언론에 따르면 외투자본 닛토덴코는 한국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한국닛토옵티칼 기업을 설립해 지금까지 조단위 이상의 이윤을 가져갔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옵티칼하이테크공장 화재를 핑계로 철수, 청산을 하고 있다. 이에 맞써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고용승계를 외치며 2024년 1월 8일부터 여성조합원 두분이 공장위로 올라가 고공농성 중이다.
나는 외투자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투쟁현장에 대해 눈으로 직접보고 급박한 투쟁상황에 동참하고 싶었다. 그리고 옵티칼지회의 상황들을 소식지를 통해 모든 노동자들에게 알리고 함께 연대투쟁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래서 소통팀 회의를 통해 산추련 상근자 영숙동지와 함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투쟁현장으로 직접가기로 했다.
창원에서 약 2시간이 지날 무렵 우리는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 도착했다. 정문앞에는 천막이 쳐져있고 나무들 사이에 많은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정문도 들어가기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공장모습은 미사일 폭격을 당한 모습과 같았다.
현수막이 아주 크게 ‘공장의 주인은 노동자, 일터로 돌아가자’ 이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정문을 지나 어디로 갈지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을 때 쯤,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차헌호지회장님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서로 간단히 인사 후 우리를 자연스럽게 고공농성 투쟁장소쪽으로 데리고 가주셨다. 사실 고공농성은 뉴스, 신문으로만 봤지 개인적으로 고공농성 투쟁현장에 가까이 가보긴 처음이었다. 기분이 어떨떨하고 고공농성 중이신 동지들께 뭐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드려야 힘이 될까하는 고민 중에 고공농성 중이시던 옵티칼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님과 소현숙 조직2부장님께서 손을 흔들며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식사는 잘하시는지, 건강은 어떠신지, 춥지는 않으신지 걱정과 응원속에서 이러한 것들을 여쭤봤다. 그리고 우리가 사온 음료수를 두병꺼내서 박스에 담아 지장과 옥상으로 이어진 도르래를 통해 옥상으로 전달해드렸다. 내가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예정되어 있지 않은 구호로 목청껏 소리 질러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드렸다. “금속노조 단결투쟁 고용승계 쟁취하자!” 그 큰 공장에서 나혼자 외쳤다. 아마 옆에 같이있던 영숙동지는 당황했을 것이다. 고공농성 중이신 두분도 갑자기 내가 구호를 외치니까 당황하시면서 순간 어쩔 줄 몰라 하셨다. 그래도 내 응원과 연대투쟁의 마음이 잘 전달됐으리라 믿는다.

차헌호지회장님께서 노조사무실로 안내해주셨다. 노조사무실에 들어서니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여럿 간부동지들과 이지영사무장님께서 반겨주셨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님께서는 금속노조 중앙집행위원회 회의 참석으로 부재중이셨다. 이지영사무장님께서 안내해 주시면서 자리에 앉아 차헌호지회장님, 그리고 SK바이오사이언스지회 이정배지회장님과 함께 투쟁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현재 사측은 법원에 간접강제금 부여를 신청했고 금속노조 200만원 한국옵티칼지회 200만원 조합원 11명에 대해 각각 50만원씩 간접강제금이 하루에 950만원씩 쌓여가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가 넘어가면 사측이 채증을 하고 그것을 근거로 법원에 신청해 마지막 카드로 강제 경매를 신청해서 집이나 집에 있는 모든 것들을 빨간딱지를 붙여 강제 경매로 넘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셨다. 그리고 그게 심리적으로 제일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억압하는게 돈 뿐이라는 것도 인지하셨고 이에 대해 잘 버텨야한다고 하셨다.

200여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화재가 발생하고 나서 17명 빼고 모두 희망퇴직을 했다고 한다. 17명 중 6명은 개인 사정으로 생계도 그렇고 해서 희망퇴직요구를 하게 됐는데 사측이 투쟁하다가 나가게 됐으니 희망퇴직금을 투쟁한만큼 삭감하고 또 일본어로 반성문을 쓰면 준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 동시 나는 얼굴이 붉어지고 표정관리가 안됐다. 일본어로 반성문을 쓴다는게 생각만 해도 너무 굴욕적이었다. 지금 현재 일제 강점기시대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하.. 정말... 나중엔 일본순사가 와서 고문까지 할 기세인 듯하다. 우리 나라에서 이런 파렴치한 일본자본의 행태는 정말 화가 났다. 일본은 아직까지 우리 나라를 대하는 태도가 일본 아래로 보는 것 같았다.

닛토자본은 경영운영에 인적자원을 가장 중요시 한다면서 무리한 요구도 아니고 고용승계를 해달라는 것인데 사측이 왜 대화에도 참여를 안하는지 여쭤봤다. 이지영 사무장님께서는 2016년, 2017년 쯤에 노조를 만들었고 그 전에 닛토자본 평택 ‘한국닛토옵티칼’에서 직원들 70여명정도고 내려와서 인수합병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노조를 설립하니 인수합병이 완전 무산되고 평택으로 다시 다 철수했었다고 한다. 닛토자본의 거점이 전 세계 97개인데 고용승계가 되면 사례도 생기고 가장 무엇보다 중요한건 노조탄압이라고 하셨다. 평택에서도 노조설립을 하려다 사측의 탄압으로 실패하고 노조설립에 앞장 섰던 분들이 다 해고 됐다고 한다.

이지영 사무장님께서는 이 투쟁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만의 투쟁이었으면 벌써 포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민주노총, 금속노조, 주위에 여러 사업장 동지들이 함께 연대투쟁으로 너무 든든하고 함께 한다는 용기를 얻어 끝까지 투쟁하고 있다고 하셨다. 가족분들도 처음에는 투쟁을 포기하고 생계로 돌아가자라고 했는데 이제는 여기까지 온 이상 끝까지 해보라는 지지속에 더 뜨겁게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고 하셨다. 더 많은 얘기를 듣고 나누고 싶었지만 이후 일정이 현재 상황에 대해서 경기지부, 포항지부 옵티칼지회 간담회가 있어서 대화를 급마무리 했다.

외투자본은 우리나라에서 법인세, 취득세, 토지무상임대 등의 많은 혜택을 받아 운영해 오다 조금만 돈이 안된다 싶으면 청산해버린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뿐만 아니라 덴소 한국와이퍼, 한국산연, 한국GM 군산공장폐쇄 등 우리주위에 많은 외투자본들이 들어올땐 모든 혜택은 다 받고 들어와서는 돌아갈땐 그냥 사정없이 돌아간다. 자본은 노동자의 고용은 조금이라도 고민하는지, 노동존중이라는 말이 우리 나라 자본에게도 먼 얘기지만 외투자본에게는 더 먼 얘기같아 안타깝다. 외투자본은 항상 이런것들 이용해 많은 이윤을 남기고도 돈이 안된다 싶으면 먹튀를 해버린다. 왜 항상 노동자들만 피해를 봐야하는지, 다른 방안은 없는지, 정부, 국회는 왜 방관만 하고 있는건지.. ‘외투자본먹튀방지법’을 만들던가 그 법이 있다면 빈틈없이 개정해야 한다. 우리 나라법은 항상 그렇다 자본에게는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 법이고 힘 없는 약한 노동자들에게는 아주 견고한 법이다. 노동자를 위한 법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뿐만 아니라 이 투쟁 상황은 언제든지 우리 사업장에게 닥쳐 올 수가 있다. 이럴때마다 항상 힘없는 노동자들만 피해를 봐야하는 건지 안타깝고 분노스럽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를 방문하고 창원으로 돌아오는 내내 주위에 여러 동지들과 함께 오지 못한 것에 후회가 됐다. 다음에 다시 방문할때는 꼭 주위에 여러 동지들과 함께 방문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어렵게 싸우고 있는 동지들에게 더 많은 응원과 연대투쟁의 힘을 드리고 싶다. ‘질긴놈이 승리한다 끝까지 투쟁하자’는 구호가 있다. 예전 집회 사회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외쳤던 구호다. 말 그대로 질긴놈이 승리한다. 앞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 외투자본에 굴복하지 말고 우리 노동자 위상을 높이고 연대투쟁으로 모두 함께 끝까지 맞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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