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호]1년 지나서 재계약 하자고 할까봐 겁나요

[상담실]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8-01-02 15:26
조회
13

김중희  거제고성통영 노동건강문화공간 새터 사무국장


5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사무실에 찾아왔다. 비정규직 비율이 정규직보다 훨씬 많아지면서, 많은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시점에서 이분들은 회사에서 재계약을 하자고 할까봐 겁이 난다고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항상 재계약 기간이 되면 어떻게든 잘 보이고 싶어서, 회사에서, 관리자들이 하라면 하라는대로, 시키면 시키는대로 일을 하기 일쑤다.
그만큼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고, 다른 직장을 찾더라도 별로 좋아질 것도 없으니 원래 일하던 곳에서 일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왜?

회사에서 재계약하자고 할까봐 겁이 난다니?
사연은 이랬다. 1년 계약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조선소 사외협력업체에서 일을 하고 있다. 30여명의 여성 노동자가 주로 일을 하고 있다.
근로계약도 제각각이다. 2년짜리 계약, 1년짜리 계약, 그리고 정규직. 계약기간과 방식에 따라 처우도 달랐다.
정규직과 2년 계약 노동자는 중식 식사비가 지급되었다. 하지만 1년 계약 노동자는 식사비도 지급되지 않았다. 경력도 인정되지 않았다. 임금 지급 방식도 회사에서 주고 싶은대로 줬다. 단, 근로계약서에 나와 있는 금액을 기가 막히게 맞춰서 지급하고 있다.
기본급은 최저임금에 훨씬 못 미치게 지급되고 있었다.
야근과 연장근무를 하지 않아도 야근수당과 시간외 수당이 급여명세서에 나와 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역시나 근로계약에 나와있는 140만원이었다. 연장근무를 하여도 통상시급×1.5배로 지급하지 않고, 6천원만 지급하였고, 연장근무시간도 저녁 9시까지만 인정되었다고 한다.
급여도 원래는 15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가 매달 10만원씩을 별도로 공제하여 적립했다가 12개월을 다 일하게 되면 140만원+120만원을 지급한다는 불공정 근로계약을 강요했다. 1년을 채우지 않으면 매달 10만원씩 공제한 금액은 없어지는 것이기에 이를 미끼로 시키면 시키는대로 일하라고 하는 노예계약에 다름 아니었다.
또한, 분명히 채용 공고에는 식사비를 제공한다고 해놓고 지급되지 않아 문제제기를 하니 담당자의 실수로 잘못 올린 것이기에 식사비는 지급하지 못한다고 딱잘라 말했다고 한다.
근로계약서에 나와 있는 보육수당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되나요?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볼게요.
조선산업이 어렵다고 해서 특히나 힘이 없는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노동 현실을 악용해 최소한의 노동법도 지키지 않고 있으면서, “이것도 고마운지 알아라.”는 식의 태도에 더 열받는다고 한다.

“그래도 먹고 살기 위해 참고 일하고 있지만,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해보고 싶어요. 그러다 짤리면 뭐... 이곳보다 더 못한 곳은 없을 거잖아요. 그러니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볼게요.”

법률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1) 최저임금법 위반에 해당된다.
2) 시간외 근무수당과 보육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은 체불임금에 해당된다.
3) 정규직과 2년 계약 노동자와 달리 1년 계약 노동자에게만 식사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차별에 해당되기 때문에 차별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들의 용기가 현실로 반영되어 조금이 나마 좋은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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