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호]밥통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연대

[활동 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3-07-21 20:09
조회
1170
게시글 썸네일

김영희 여성평등공동체 숨 이사


 

저는 밥을 좋아합니다. ‘식사’라는 격식 있는 말과는 달리 ‘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갓 지은 김이 폴폴 올라하는 하얀 쌀밥 수북한 밥그릇이 생각납니다. 어릴 적 시골 집 굴뚝에서 올라오던 흰 연기도 생각납니다. 술래잡이에 정신없던 제 이름을 부르면서 저녁 먹으러 오라고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도 생각납니다. 제게 밥은 그리운 한 때 추억이기도 하고, 제 몸을 덥혀주는 난로이기도 하고, 앞으로 살아갈 힘을 만들어주는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에 대해 들었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름 좋다’였습니다. 그간 제가 밥에 대해 가지고 있던 여러 색깔들이 너무나 잘 어우러진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밥차를 창원에서 직접 달리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설레이고 기대되는 한편 해낼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되었습니다.
돌아가신 이경숙 선생님이 꿈꾸던 세상이 우리가 만나보고 싶었던 세상이었기에 ‘이경숙선생추모사업회’로 모였고 또, 그 의미를 넓혀 ‘여성평등공동체 숨’을 만들었습니다. 2020년 회원들과 지역동지들의 마음과 정성으로 터전을 마련하고, 더운 여름 직접 페인트칠하고 공구를 들고 구석구석을 고쳤습니다. 그렇게 함께 만든 집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로 맞이한 2021년, 안타깝게도 문을 열어 뭔가를 제대로 하기도 전에 코로나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더딘 걸음이지만 지역 동지들과 마음을 담은 따스한 밥 한끼를 함께하며 지역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이야기 나누고, 소소하게 모임들을 만들면서 함께 할 일을 찾고 궁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만나게 된 세상을 바꾸는 꿈꾸는 밥차 ‘밥통’
밥차 ‘밥통’은 말 그대로 숨에게는 선물이었습니다. 저희에게 도착하기 전 밥차 안 여러 부분을 두루살펴 손을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이 분들 왜 이렇게 착하지’ ‘이 정도까지의 선의를 우리가 받아도 되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걱정스레 속내를 비치는 우리에게 몇 시간 밥차를 끌고 온 활동가는 이야기했습니다.
“숨도 다른 곳에 그렇게 하시면 되요.”
연대는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는 큰 힘을 발휘하나 봅니다. 밥통에서 숨에 내민 연대의 손은 숨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건네야 될 또 다른 연대의 시작이 될 것 같네요.
코로나가 조금 수그러들고 살갗에 와 닿는 햇살이 좀 더 따스해지면 노란 밥통을 끌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해 싸우고 있는 투쟁사업장에도, 사회의 외진 곳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 곁에도, 한 끼 따뜻한 밥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에게도, 새로 시작하는 숨을 위해 기꺼이 주머니를 열어주신 분들에게도 샛노란 밥통이 만들어내는 작은 기적을 만나게 해주고 싶습니다.
밥통이 꿈꾸는 또 다른 세상을 만드는 그 시작에 이제 ‘숨’도 막 한 발을 담구는 중입니다.

2022~2023년 경남밥통 출동
2022년
■ 10월 29일(토) :
들불대동제 + 경남민중대회 지원
■ 11월 30일(수) :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투쟁승리문화제 지원
■ 12월 9일(목) :
성주 소성리 사드반대투쟁 지원
■ 12월 13일(화) :
한국지엠비정규직 투쟁문화제 지원
2023년
■ 1월 9일(월) :
배달호열사 20주년 추모제 떡국나눔
■ 5월 23일(화) :
창원 중소영세사업장 팔용동단지
노동기본권선전활동
(공단신문 바지락 배포 및 커피나눔)
■ 5월 24일(수) :
창원 중소영세사업장 월림단지
노동기본권선전활동
(공단신문 바지락 배포 및 커피나눔)
■ 6월 14일(수) :
모두의 최저임금 1만2천원 경남한마당 지원
(최저임금인상 선전물 배포, 문화행사 및 커피나눔)
■ 7월 13일(목) :
중소영세사업장 팔용동단지
노동기본권선전활동
(최저임금 인상 선전물 배포 및 커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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