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쥐마왕 |
|
 |
|
고구려 역사 논쟁 |
|
실제로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동북공정. 그 밑에 흐르는 민족주의 담론. 고구려를 둘러싼 이 담론 속에 흐르고 있는 사유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실제로 고구려서 논쟁에서 보이는 중국과 한국의 역사 인식에는 국민주권과 역사 주권의 대립 그리고 영토순결주의와 기원주의가 서로 대립하면서 서로 강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실정법으로 영토를 지배하고 있는 국가는 국민 주권의 논리로 그렇지 않고 그 영토의 정치적 귀속을 내심 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역사 주권의 논리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변경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일본의 근대화 과정의 연쇄 반응에 의해서다.
실제로 중국은 근대 이전에는 변경 국경에 대한 개념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즉, 백성에 대한 장악이 중심이었다. 즉, 왕의 교화된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구분하였다. 이것이 중국의 통치 이념이었다.
그러다가 청나라 말기 일본의 메이져 시대에 류큐 도민이 대만 생번에게 살해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일본은 류큐의 귀속 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측에 항의하였고 이에 대해 중국은 이 섬의 생번에 대해서 “이 섬의 도민으로는 생과 숙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우리 왕의 교화에 복속한 것은 숙번이라고 하여 다스렸지만 그렇지 않는 것은 생번이라고 하여 다스리지 않았다”다고 하였고 일본은 이 답변을 근거로 하여 생번 지역을 무주 지역에 다름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대만으로 군사를 보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은 전통적 지배 방식이 근대적 국제 관계에 취약하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변방에 대한 국경의 개념을 비로소 인식하게 된 것이다.
변방에 대한 영토의 개념이 강화되자 말자 변방 민족에 대한 통합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국민당 시절 이러한 경향이 짙어지고 변방 민족을 멸시하는 행위는 비판을 받게 된다. 그러나 공산당이 집권을 하고 민족 자치주가 결정되고 그것에 대한 대대적인 작업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 작업으로 인해 치완족의 경우 원래 스스로를 한족의 일부 즉 일찍이 중원으로부터 이주하여 광시 지역에 정착한 한족으로 간주하고 각 지역에 흩어져 통일된 의식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이런 조치에 의해 하나의 통일된 소수 민족으로 스스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민족이 탄생하게 된다.
티베트 민족도 평등 정책을 사용하였으나 중국 공산당의 반우파 투쟁을 계기로 지방 민족주의를 비판하거나 종교적 특권을 폐지하는 등의 일을 했기 때문에 1950년 대 말에는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발생하였고 티베트가 그 정점에 있었다. 중국 공산당은 이러한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해 달라이 라마를 매국노로 규정하고 비판 배제하여 지배하였다. 원조도 엄청났다고 한다.
결국 치완족 같이 국가의 틀에 귀속된 경우도 있었으나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은 지역은 매국노로 배제 되었다. 결국 여기서도 볼 수 있듯이 식민주의의 동화와 배제를 볼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입장에서 보면 국민당의 대한족주의 아래에서 동화되고 있었던 각 지역의 소수 민족이 각 민족으로 인정되고 각 민족이 평등하게 돼하는 정책에 의해 동화 압력으로 해방시켰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소수 민족의 입장에서 보면 소위 역사를 짊어진 민족이 단순히 수십 종에 존재하는 소수 민족의 지위로 하락하는 결과가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국민당과 반대되는 것으로 일면 보일 수 있으나 국민당의 선진-후진 즉, 선진종족인 한족이 후진 종족인 타 민족을 동화시킨다는 입장과 공산당의 각 민족의 자치권을 보장하였지만 결국 한족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방식에는 변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한족을 중심으로 역사를 사고하고 있었고 그 주변부의 역사는 철저히 배제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변방의 오랑캐로 타자화해 왔던 고구려는 중국 영토에 있어서 잊혀져야 할 역사 였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배제를 하였다.
특히 중국의 영토적 통합성 원칙에서 보면 한반도에 걸쳐 있는 고조선과 고구려는 다소 껄끄러운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만주와 한반도의 북부에 걸쳐 있던 한사군에 대한 언급을 아예 회피하고 있었다. 현재의 영토를 엄격한 기준으로 삼는 원칙을 부정하면서까지 고구려를 중국사의 일부로 편입시키려 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 즉,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다.
동북공정을 주도하는 정치적 의도는 영토 분쟁 지역 즉, 역사의 변경을 국민 국가의 근대적 ‘국경’의 틀 안으로 끌어 들여 쟁점이 되는 분쟁지역이나 접경 지역에 대한 중국의 국가 주권을 확인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즉, 국민 주권의 논리가 작용되는 것이다. 국민주권은 통상적으로 그 영토를 소유하고 있는 쪽에서 사용하는 논리이며 특히 역사 연구를 통해서 역사 주권 까지 확인하면서 영유권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이로서 변경에 대한 둥북 아시아의 역사로서의 변경은 결국 국민 국가의 폭력적 지배하에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우 어떻게 대응을 할까? 영토를 소유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역사 학계는 역사 주권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고구려인은 한민족의 조상인 예맥족이며, 선사시대로부터 한반도의 만주와 요동이 문화적 형질적으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주장이며, 현재 국경의 영토적 통합성 원칙이 아니라 역사적 발전론의 관점에서 볼때 고구려서는 마땅히 한국사의 일부라는 것이다. 일면 타당한 듯한 보이나 이는 잠재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즉, 인식론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제 관계를 규정하는 힘의 문제이기도 하며 이 힘의 관계가 역전 될 때 곧 국가 주권의 문제로 비약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역사 주권의 논리 역시 폭력적이다. 자기 민족주의 중심으로 사고를 하기 때문에 변경의 역사적 문화적 복수성을 무시하고 역사를 획일하하는 폭력성을 저지른다. 예맥족과 더불어 고구려인들을 구성하고 있던 말갈, 거란, 여진 등을 주변화 시키고 배제 시킨다. 이는 만주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던 말갈, 거란, 여진 등 소수 민족을 현대 중국의 국민 국가로 흡수하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란 것이다.
결국 고구려사가 중국의 역사냐 한국의 역사냐를 논할 때 근본적으로 소수민족에 대한 역사를 배제하는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
독도 문제에 관해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보면 서로 한쪽은 국민 주권의 논리로 일본은 역사 주권의 논리로 대응을 하는 것을 보면 근대 국가의 역사인식이 얼마나 천박한지 알 수 있다. 결국 국민 주권과 역사 주권은 서로를 민족주의를 강화시키면서 발전하는 적대적 공범자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영토 순결주의와 기원주의 역시 마찬가지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영토 순결주의는 국민 주권의 입장과 비슷한 데 즉, 한반도의 역사로 통합된 고구려의 흔적을 지우고 중국의 새로운 하나의 민족으로 융합된 다양한 소수 민족의 일부로 간주시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차후에 영토에 대한 한반도의 권리를 인정해야 하는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기원주의는 역사 주권의 입장과 일치한다. 특히 기원주의는 전근대의 민족체나 근대 민족으로 합류하거나 이탈하는 역사의 복합성을 부정하면서 전 역사 과정을 고정 불변의 민족으로 환원시키는 비역사적 민족 본질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영토 순결주의 = 국민 주권, 기원주의 = 역사 주권이라고 명백하게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즉, 그것들은 서로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서로를 강화시킨다.
결국 근대인의 역사 인식으로 인하여 역사의 주체였던 그 시대 백성들은 잊혀진다. 중국역사냐 한국역사냐에 따라서 다양하게 구성되었던 고구려인들은 폭력적으로 해체 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근대의 역사의 성과라고 자랑하고 있는 실증주의와 과학주의는 ‘간도’에 살았던 전근대인들의 소박한 역사 인식에 비하면 얼마나 무지 몽매한지를 알 수 있다. 즉, 고구려와 발해에 자리 잡았던 그 땅을 청나라와 조선 사이에 끼인 섬이라고 해서 ‘간도’라고 부를 수 있었던 그들의 인식은 생생한 삶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변경’에 대한 인식에서 우리가 현재 이데올로기적 헤게 모니에 잡혀 있는 역사인식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결국 동북공정의 논쟁은 세계화 시대에서 국민국가 체제 위기를 돌파하게 해 주며, 국가 권력의 입장에서는 재국민화 작업이라는 사실이란 것이다.
현재 국가 권력은 민족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자본주도의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민족주의를 이용하고 있으며, 시민사회는 다국적 기업의 통제와 국가적 개입의 명분으로 민족주의가 자본 주도의 세계화 대항 담론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해 묵은 영토 논쟁은 해체되고 있는 국민 국가의 위기를 민족주의라는 틀로 다시 국민을 재 교육을 시키고 있으며 이 토대는 민족, 공통의, 조상, 단일 혈통, 영토의 순결성 등과 같은 관용어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민족주의의가 그 전면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이 역사 논쟁을 통해 국가 권력이(중국이든/한국이든) 얻고자 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재국민화 과정이다. 결국 영토를 둘러싼 이러한 민족주의는 국가 권력의 지배 헤게모니를 강화시키는 것으로 귀결되고 일반 대중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정치적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과 민족주의를 해체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또한 고구려사 구하기는 근대의 시각에서 벗어나면서 가능하다.
그들의 정치적 의도를 간파하고 고구려의 역사를 그 시대에 살았던 고구려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