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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마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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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그 기원을 찾아서.(첫번째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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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그 기원을 찾아서.
1. 문제제기
나 자신이 ‘민족’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 불과 4-5년 밖에 되지 않았고 집중적 관심을 가진 것은 2-3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1년 전부터 ‘민족’ 문제에 대해서 한번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였다.
솔직히 지금까지 이 문제를 굳이 관심을 둘 이유도 없었고 특히 ‘민족’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것은 우파 진영의 몫이라고 만 생각을 하였다. ‘민족’ 문제는 감성적인 문제라고 치부를 했던 것이었고 또한 노동계급의 문제에 있어서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이 갈라져 있는 독특한 시대에 살고 있고 또한 그 상황에서 운동이란 것을 하는 나 자신에 있어서 민족 문제는 곧 통일 문제라는 등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남북이 ‘한민족’이란 것을 추호의 의심도 없었으며 통일은 남한 노동계급과 북한의 노동계급의(북한의 경우 현 지배 체제를 제외한) 주도 아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시급한 것은 민족 통일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데 왜 지금 난 ‘민족’ 문제에 이토록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일까? 결정적 이유는 대중의 일상적 문제와 운동진영 안의 일상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부터다. 일상의 문제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해서 바로 ‘민족’ 문제로의 접근으로 이루어지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대중의 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또한 대중은 왜 저렇게 정치인들을 싫어하면서 그들을 다시 선택을 하는 것일까? 결국 대중의 일상에 대한 권력의 집요함이 그렇게 만들었지만 선거라는 민주적 원칙에(형식적 원칙) 동의를 통해 기존의 권력에 지지와 동의를 보내고 있는 것은 대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현재를 재생산하는 것은 결국 대중이며, 국가 권력은 그것을 통해 다시 구체적인 권력을 획득하는 것은 아닐까? 결국 현재의 시기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대중은 결코 자유롭지 못한 것은 아닐까? 과연 무엇이 그들을 지지와 동의를 하도록 만들었을까?
또한 민주화 운동 또는 노동해방 운동을 하는 자들의 일상은 또 어떠한가? 사회적 관계에서는 민주화와 해방을 외치지만 과연 가정에서 일상에서는 어떠한가? 노동해방 운동이 남성 노동자들의 전유물로서 권력화 되었고 노동운동 내 민주주의의 상실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밥․꽃․양에 나타난 대공장 남성 노동자의 배신과 선거 시기 상영 문제로 불거진 사전 검열의 문제는 단순히 극단적인 시기에 나타난 이례적인 현상인가?
“모든 죽은 세대들의 전통은 악몽과도 같이 살아 있는 사람들의 머리를 짓누른다”는 맑스의 통찰은 여전히 유효한가? 이론의 급진성과 현실적 삶과의 괴리는 또한 모순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가?
빌리 엘리어트란 영화가 있다. KBS 1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적이 있는데 내 기억으로는 아마 11월 이었던 것 같다. 노동자 대회를 갔다 오고 밤 늦게 텔레비전을 트니 이 영화를 하고 있었다. 이 영화는 탄광노동자의 아버지와 발레를 하는 아들의 이야기다. 권투를 하기 바라는 아버지의 바램과는 달리 그의 아들 빌리는 발레를 원한다. 빌리의 형의 시선은 더욱 빌리를 난처하게 만든다. 할아버지 때부터 탄광노동자로서 삶을 살고 전투적 노동자로서 파업을 주도하는 형으로서는 빌리의 선택에 당연히 실망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권투와 발레의 상징은 이들에게 어떠할까?
권투는 사나이다움의 상징이자 저항의 상징이다. 하지만 발레는 여성의 상징이자 부르주아지의 사치일 뿐이었다.
결국 빌리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아버지와 형은 빌리를 후원한다. 그러는 사이에 신보수주의에 맞선 탄광노동자들의 파업은 실패한다. 그리고 왕립발레학교를 들어간 빌리는 무대에서 비상을 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노동의 패배다.
그런데 과연 노동의 패배이기만 할까?
이 영화에서 기존 지배 질서에 대항하는 감독의 의도를 읽어 낼 수 없을까? 발명된 남성 즉, 여성과 남성의 이원론적 성 담론에 대한 거부 그리고 빌리의 몸짓과 비상은 남성다움이란 이미지를 헌신짝 버리듯 던져 버림으로써 아버지의 파업을 무력화 시킨 지배계급의 헤게모니에 대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배 권력에 포섭된 해방은 이미 해방이 아니다.
이처럼 이미 우리 진영 내에 존재하는 지배 권력의 헤게모니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남성/대공장/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은 단순히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지배 권력에 포섭된 채 운동을 하는 우리 운동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때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론의 급진성과 현실적 삶의 모순은 극복 될 수 없다.
우리 내에 뿌리 깊게 놓여 있는 이 ‘결’들을 찾아 내지 않으면 해방운동 역시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재되어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 속에서 근대화된 인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게 되었고 그것은 ‘민족’이란 수사로 포장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찾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근대화 과정속에서 인간의 일상을 지배하기 위한 권력의 의도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계몽주의라는 이름으로 선진이란 이름으로 대중들의 삶을 바꾸어 나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었고 또한 해방 이후에도 조국 근대화란 이름으로 끊임없이 작동해가는 대중들의 일상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볼 수 있었다. 단순히 권력은 억압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무하고 권장하는 것을 통해 더욱더 쉽게 대중을 지배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것에 ‘민족주의’는 아주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남한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 사회 역시 이러했다. 박정희와 김일성은 코드를 공유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민족’은 과연 무엇일까? 너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고 또한 일상적으로 쓰고 있지만 ‘민족’을 쉽게 정의할 수 없다. 그러나 남한 사회나 북한 사회에서의 ‘민족’에 대한 주류의 정의는 확고한 듯하다. 이는 진보진영 역시 별반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민족 개념에 대한 부정과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과연 ‘민족주의’는 우리 일상에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역시 필요하다. 따라서 나는 다음과 같은 문제제기 속에서 그 해답을 풀어 나갈 것이다.
먼저 민족에 대한 다양한 개념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즉, 맑스의 ‘민족’과 당시 자유주의자에 있어서 ‘민족’이란 개념을 한번 검토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과연 이들은 서로 틀린 입장을 지니고 있는지 아니면 인식론적 틀을 공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맑스주의자들의 민족을 어떻게 사고했고 또한 실천했는지에 대한 검토도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둘째로는 ‘민족’은 초역사적 실재인가? 아니면 만들어진 개념일 뿐인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단순히 우리 나라에 대한 검토가 아니라 전 세계사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 역사를 검토하면서 우리가 배우고 믿고 있는 민족의 개념에 대한 검토부터 시작해 나가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
세번째로는 한반도 내에서의 ‘민족’은 언제 등장했으며, 또한 ‘민족주의’는 식민지와 해방 이후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가?에 대한 문제다. 이는 우리나라 전 근대와 근대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네번째로는 변경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즉, 독도 문제와 동북아 공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단순히 우리 나라의 경우만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의 국경 분쟁과 변경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민족주의에 대한 극복 방안으로 과연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문제다. 나의 능력이 부족해서 이번에 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다음으로 미룰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민족’의 주술적 효과는 매우 다양하다. 국가 권력의 입장에서 보면 대중을 동원하는 이데올로기로서, 대중의 입장에서 보면 감정의 표출의 도구로서 그리고 남성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권력을 은폐하는 도구로서, 여성에게는 억압의 도구로서 그렇게 기능을 해왔다. 민족은 민중을 전유하면서 성장해왔다. ‘민족’이란 이름 앞에 노동해방운동도 복속해야 했으며, 여성해방 운동 역시 복속해야 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민족’ 또는 ‘민족주의’의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 보자. 매우 힘든 작업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재미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앞으로 전개될 글은 각각의 텍스트로 구성될지 아니면 일관성 있게 구성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각각의 텍스트로 구성되더라도 이 글이 끝날 때 쯤이면 나는 ‘민족’에 대한 개념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란 것이다.
혹시 저의 글이 논리적 모순이나 문제점이 있다고 여기거나 아니면 새로운 사실에 대한 자기 생각들이 있으면 즉시 댓글을 달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마 '민족'에 대한 글은 아주 긴 시간 동안 쓰여질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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