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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79호]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 하라면 해야 하는 곳이 바로 조선소.

조선업종 비정규직 노동자

'잿빛' 조선소에서도 나름대로 활기찬 곳이 있다. 다름 아닌 식당. 500명 정도가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점심시간이 되면 5분도 안 돼 가득 찬다. 무표정한 노동자들의 얼굴도 어느 정도 밝은 빛이 도는 장소다. 식당에 늦게 오는 노동자들은 상당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기에 정오가 되면 노동자들은 급히 식당으로 달린다. 손도 씻지 않고, 먼지 묻은 작업복 그대로 달려간다.
조선소 안에서의 생활 중 유일하게 점심시간 1시간만 작업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 노동자들에게 귀한 시간일 수밖에 없다. 밀폐된 작업장은 그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온갖 스트레스를 준다. 물론 2시간마다 10분간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만 '그림의 떡'이다. 일이 급하면 그런 건 무시되기 일쑤다. 게다가 설사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작업장 밖으로 나가긴 쉽지 않다. 10층 높이 족장 위에 있을 경우, 내려가다 시간이 다 지나간다. 차라리 작업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캐이싱 꼭대기에서 화장실 한 번 갔다 오려면 20분 가까이 걸린다. 작은 볼일은 케이싱 구석에서 해결하는 노동자도 많았다. 하지만 12시에서 1분만 일찍 내려오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원청 안전요원은 삿대질을 해가며 '시간을 지키라'고 험한 말을 내뱉는다. 그러면 하청 노동자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다시 작업장으로 올라가야 한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원청 업체는 하청 업체 사장에게 경고장을 보낸다. 이게 3차례 되면 하청 업체는 벌금을 내야하고 해당 노동자는 해고된다. 문제는 경고가 점심시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전모를 쓰지 않을 경우, 담당 구역을 청소하지 않았을 경우 등에도 경고가 등장한다.
아침 7시40분에는 체조를 한다. 이게 노동자들에겐 얼마나 성가신지 모른다. 아침 7시 40분에 체조를 한다는 건 그 전에 출근을 하라는 말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아침 8시에 작업을 시작하지만 체조 때문에 대부분 노동자들은 7시 30분 이전에 작업장에 도착해야 한다. 하지만 하청 노동자들은 경고라는 소리에 '찍'소리도 못하고 만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때 요구했던 요구사항 중 하나가 '작업 전 체조 금지'였는데 25년이 지난 지금도 이것을 강제하고 있다. 그래도 어쩌겠나. 그렇게 하라면 해야 하는 게 이곳의 룰이다.
그 뿐만 아니다. 일을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 사장이 어렵다며 월급을 반만 줘도 하청 노동자들은 군소리를 못한다. 경기가 안 좋다고 떠들어 대니 다음 달에 준다는 약속과 조선소에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물론 다음 달에 주는 경우다 있지만 기성금을 원청에서 받아 가지고 잠적하는 사장도 적지 않다. 작년하고 올해만 해도 벌써 3-4건이나 된다. 쎄빠지게 일을 하고 월급을 못 받는 것도 서럽기 그지없는 노릇이지만 사내 다른 하청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심지어 한번 찍히면 다른 지역의 조선소에도 가지 못하는 ‘블랙리스트’ 라는 게 존재하기에 더욱 더 궁지에 몰려 있는 것이다.

올해 설을 몇일 앞두고 stx중공업 하청 노동자가 계속되는 연장근무에 그만 휴게실에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유족들은 20일이 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인 즉슨 하청 업체 사장이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면서 울면서 무릎까지 꿇고 제발 아버지 장례좀 치르게 해달라는 유족들에게 변호사랑 얘기해보라면서 변호사 전화번호만 달랑 쪽지에 적어 줬기 때문이다. 사람이 죽었고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조선소! 하라면 해야 하는 곳이 바로 조선소이다.

하청 노동자가 죽지 않고 자치지 않고 건강한 일터에서 일하는 것이 상식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같이 일하면 동등한 임금과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상식 아닌가?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는 현장, 조선소 이것이 내가 만들어 갈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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