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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83호]침묵이 아닌 투쟁으로 나서야할 때이다.

한국GM창원 현장노동자

2월 28일 대법원에서 지엠대우 창원공장 불법파견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다. 지엠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이 불법파견이며, 닉 라일리 전 사장과 하청업체 사장들이 위법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자동차공장 사내하청은 ‘(합법)도급’이 아니라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며, 제조업의 생산라인에는 근로자파견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불법파견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자동차공장 생산공정에 사내하청이라는 이름으로 투입된 비정규직은 도급이 아니라 불법파견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공정을 정규직 공정으로 바꾸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한다.

자동차 생산라인 전체를 불법파견으로 인정

현대차 울산공장 최병승 동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컨베이어벨트로 흐르는 자동흐름생산방식에서 도급은 불법파견이라는 내용이다. 그래서 현대차는 불법파견 판결이 정규직과 혼재근무를 했던 조립라인(의장라인)에만 해당된다고 우겨왔다. 그러나 이번 지엠대우에서의 대법원 판결은 조립, 차체, 도장, 엔진은 물론이고 간접고용으로 분류되는 자재보급, KD까지 자동차 생산라인 전체를 불법파견으로 인정했다. 즉, 자동차공장의 전체 공정이 원청의 지시 하에 이뤄지는 정규직공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공장만이 아닌 제조업 전체의 문제

이번 판결의 내용은 자동차업종에 한정돼 있다. 그러나 판결문의 원리적 내용을 해석하면 제조업 전반에서 도급이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제조업에서 ‘업무 제반설비와 작업 수행에 필요한 자재, 공구 등’은 원청의 소유이고, 사내하청 인원의 투입부서, 투입공정, 투입시기, 투입기간 역시 하청업체의 독자적인 권한은 없다. 또한 작업 시작시간과 종료시간, 식사시간이나 휴식시간 등도 원청에 따라 결정된다. 하청업체가 하는 것은 원청의 지시를 받아서 하청노동자에게 대리하여 지시하는 것뿐이다. 이런 판결 내용은 자동차공장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제조업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니다.

3월 22일 금속산업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들이 모여 "대법원 판결에 따라 공장 내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고 주장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신문과 방송을 비롯한 언론사에서는 매우 관심 있게 보고 다양하게 보도를 했다. 현장 밖에서는 이 판결로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관심이 많았다. 공장 밖에서는 요란스럽게 떠드는 반면, 현장은 조용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번 판결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다. 업체 폐업과 해고의 기억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은 비상대책위를 구성해서 활동을 시작하고 있지만, 지역에서조차 쟁점으로 형성되지 않고 뚜렷한 투쟁계획 또한 제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침묵이 형성되어 있다.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던 관행에 대법원이 브레이크를 걸었는데 말이다.

판결이 나고 한달이 지난 4월 10일이 되어서야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창원지회(정규직 노조)는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장 등을 만나 △한국지엠 자동차 생산공정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전수조사 등 특별근로감독 조속 시행 △위장 도급 구조에 대한 시정(자동차 생산공장에 도급은 불가능하다는 판결 취지에 따라 사내 하청업체 폐쇄 조치) △생산공정과 상시업무 비정규직 인력 전체 정규직화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행정지도 △창원지청 관할 불법파견 사업장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것은 요구나 촉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동안 고용노동부가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을 한두 해 보아온 것이 아니다. 너무도 명백한 판결도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내려졌다.

오늘도 변함없이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숨죽여 일하는 현장으로 출근을 한다. 8년전 너무도 정당한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던 동지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부당함을 부당함이라고 말할 수 있고, 침묵이 아닌 당당한 노동자의 모습으로 나서서 투쟁해야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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