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산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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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83호] “에이 이 정도 상처로........”

이른 아침.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통근버스에 몸을 싣었다. 교통체증 탓에 오늘은 통근버스가 회사에 늦게 도착을 하였다. 1시간 가까이를 통근버스에 있다보니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이 급했다. 서둘러 볼일을 보고 있는 데, 울리는 아침 체조 음악소리. 다급한 마음에 화장실을 나와 작업장으로 뛰어 갔다. 체조시간에 늦으면 나오는 작업반장의 잔소리가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업장에 보다 빠르게 도착하기 위해서, 나는 사내 족구장을 가로질러 뛰어갔다. 작업장 옆에 있는 족구장을 둘러가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족구장을 거의 다 지나왔을 무렵, 움푹 파인 바닥에 발을 헛디디며 튀어나온 돌에 걸려 넘어졌다. 하지만 옷을 툴툴 털며 일어나 다시 뛰었다. 작업반장의 찢어진 시선 탓에. 통증으로 체조도 대충하고 주위 동료들에게 ‘오다가 넘어져 다쳤다.’고 말하였다. 동료들이 손바닥의 상처를 보고는 빨리 의무실에 가서 치료하라고 하였다. 8시 15분 경 의무실에서 상처 부위를 치료하였다. 간호사는 상처가 심하다며 병원치료를 권하였다. 관리자에게 보고를 하고 10시경 쯤 병원에 갔다. “우측 완관절부 심부타박상, 우측 수부 다발성 찰과상 동반 타박상”에 진단 3주가 나왔다. 뛰어오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손바닥에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은 것이다. 찰과상 이라는 병명에 비해 긴 진단일수에 의사는 손바닥이 벗겨져 그 정도 요양 치료는 하여야 한다고 했다. 타박상과 찰과상이 일어난 부위에 소독치료와 상처가 빨리 아물 수 있게 약물 치료, 그리고 상처가 오염되지 않게 붕대로 감았다.
회사에서는 오늘 하루는 쉬고 내일 나오라고 한다. 하지만 손바닥이 욱씬거리는 통증이 있고 내일 출근을 하더라도 손에 붕대를 감았기에 물건을 잡을 수도 없어 작업이 힘들 것 같았다. 그렇다고 붕대를 풀고 일하려 하여도 상처에 오염이 될 것 같고 여전히 통증이 있었다. 나는 노동조합을 찾아 이러한 사실을 이야기 하였다. 노동조합에서는 산재신청을 권하였다. ‘아니 이 정도 상처 가지고 산재 신청이 되는 가? 이런 상처로 산재 승인이 되는 가?’ 반문하였다. 노동조합에서는 ‘회사 내에서 사업주의 시설물 관리 소홀로 발생된 사고이기에 가능하다.’하였고 더욱이 회사에서는 ‘3일 정도만 요양하고 출근하라’는 말에, 나는 반신반의의 심정으로 산재요양신청을 하였다. 요양신청을 하는 내내 ‘이런 상처까지’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그냥 우려였다. 결과는 산재요양승인 결정. 사고성 재해이다보니 결정 또한 빨리 내려졌다.


지금은 생각을 한다. 만약 그 때에 산재신청을 하지 않고 회사의 결정대로 하였더라면, 타박상으로 3주라는 긴 시간동안 충분한 요양을 하지 못하였을 것이고, 붕대 감은 손으로 출근하여 회사와 주위 동료의 눈치를 보느라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잔업을 할 수 없어 임금에도 손해를 입었을 것이다.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작업과 연관하여 발생되었다고 한다면, 그 상처로 인해 작업을 계속 수행할 수 없어 임금에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면, 산재요양신청으로 충분한 요양과 임금 손실 없는 나를 위한 선택을 하여야 한다.
우리는 흔히 사업장 내에서 넘어져서 타박상을 입거나 혹은 날카로운 도구에 손가락 등이 베이는 사고를 당하면 ‘뭐 이런 것까지 산재신청을 할까? 이런 것도 산재신청이 되는 가?’하고 생각을 하며 개인적 치료를 하거나 회사 공상으로 단순히 처리를 하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다. 나 또한 지금껏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터였다. 그러다보니 재해를 당하여도 치료보다 주위의 눈치를 먼저 보게 되고, 특히 회사에서는 ‘이 정도 상처로 쉴려고 그러나? 상처도 작은 데 손을 움직이기 힘들면 청소라도 해야지. 출근해서 일하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환자 본인도 작은 상처에는 스스로가 자기 자신보다 회사를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회사와 노동자가 공생할 수 있는 배려보다는 눈치보기식의 배려는 오히려 현장을 주눅들게 한다.

산재요양신청은 노동자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사업주에 대한 당연한 권리이다. 그래야만 더 큰 재해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다. 아프지 않고, 죽지 않는 작업장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작은 실천에서부터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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