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호]수도 검침 노동자의 노동환경

[현장 보고]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1-07-08 12:06
조회
2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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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검침 노동자의 노동환경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한 검침 업무로 알고 있으며, 현장 업무가 아닌 행정 업무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이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특히 1인 작업이기 때문에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가정집을 방문할 때 반려견에 의해 물리는 사고를 자주 당하고 있으며, 대면 업무로 인한 감정 노동, 중량물 취급으로 인한 사고성 근골격계 질환, 폭염/한파/미세 먼지, 미생물 및 세균에 노출,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질식 및 추락의 위험 등 다양한 유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대부분 여성 노동자로서 가정집 방문 시 성범죄와 폭력 등에도 노출된다.
하지만 수도 검침 노동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제외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산업안전 보건관리 체계와 안전보건교육에서 소외당하고 있다. 이는 밀폐 공간에서 일하지만, 현업 부서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도 검침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관련한 조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기초적인 실태조차 파악된 자료가 없는 현실이다.

■ 밀폐 공간에서 일을 하는 수도 검침 노동자

수도 계량기는 대부분 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묻혀 있다. 일반 가정집의 경우 바로 뚜껑만 열면 계량기를 볼 수 있지만 공장이나 아파트 등의 경우는 다르다. 수 미터의 깊은 곳을 들어가야 할 정도로 깊다. 즉, 수도 검침 업무가 밀폐 공간 업무였다. 맨홀 뚜껑 자체의 무게가 상당하며, 그 뚜껑을 열고 좁고 어두운 곳을 들어가야 한다.
어떤 곳은 부실한 사다리로 인해 추락의 위험도 있으며, 사고가 나면 아무도 구해 줄 사람도 없다. 그래서 이들은 위험한 곳에서 일할 때 한번씩 주변인들의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밀폐 공간은 위험한 공간이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사업주에게 밀폐 공간 프로그램을 만들고 집행하도록 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39조는 노동자에 대한 보건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같은법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 10장은 밀폐 공간 작업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에 대한 구체적인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 의무에는 감시인 및 사전에 공기를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밀폐 공간 프로그램이 뭔지도 모르고 있었으며, 누구도 밀폐 공간의 위험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았다.
■ 은폐되는 사고

2019년에서 2021년 4월 중순까지 창원시청 수도 검침원의 사고성 산업재해(직업성 질환 제외)는 총 53건이다. 2019년 18건, 2020년 21건, 2021년 4월 19일까지 14건의 사고성 재해를 당하였다.
재해 유형 1순위는 미끄러짐 및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26.4%였으며, 2순위 개에 물린 사고 18.9%, 3순위로 사고성 근골격계(맨홀 등을 들다 허리 또는 손목 뜨끔 재해) 17.0%, 4순위 물체에 맞거나 부딪히는 사고가 13.2%였다. 하지만, 53건 재해 중 단 4건 만이 산업재해로 치료를 하였고, 나머지는 개인 비용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
노동자에게 사고를 당하면 보고를 하라는 교육도 없었고, 보고를 해도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창원시 수도 검침 노동자 재해 현황
■ 대면 업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수도 검침 노동자들은 대면 업무 과정에서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경우가 56.0%, 원치 않는 성적 관심을 경험한 경우 20.8%, 위협적인 경험한 경우 54.2% 모욕적인 경험한 경우 41.7%, 성희롱 경험한 경우 27.3%,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경우가 13.6%로 대면 업무 과정에서 폭력 경험율이 높았다.
이런 경험은 감정 노동 및 직무스트레스를 증가시킬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형 감정 노동 평가 결과 위험 수준이었으며, 한국형 직무스트레스 평가 결과 높음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가정집 방문으로 인해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은 더욱 우려스럽다.

수도 검침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관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을 지켜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비 적용 규정은 2장 1절 및 2절, 3장 즉, 체계 및 교육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적용이 되고 있는 안전 및 보건 조치, 위험성 평가 등을 통해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비적용 규정 역시 고시 개정을 통해 적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야외 작업 시 문제 폭염/한파/미세먼지 등 기상 재해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적용해야 하며, 산업재해은폐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또한 대면 업무 과정에서 폭력 및 성범죄 그리고 감정 노동의 위험으로부터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성범죄 위치 확인 및 폭력에 대한 적극적 방어 및 보호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해야 하며, 2인 1조 작업을 통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창원시 수도 검침노동자  재해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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