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호]국민여러분 이대로 살 수 없지 않습니까?

[현장을 찾아서]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2-11-04 13:44
조회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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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거통고조선하청지회 지회장


51일 파업 이후 대우조선 원청이 손배가압류 473억을 청구하였습니다. 투쟁 합의 과정부터 현재 진행된 경과를 설명해 주세요.

6월 22일부터 7월 22일까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그 동안 빼앗겨 왔던 자신들의 권리와 임금을 되찾기 위한 투쟁을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청의 폭력 침탈과 부당노동행위. 그리고, 윤석열정부는 공권력 투입을 시사하는 담화문까지 발표하였습니다. 사람답게 살고 싶어 빼앗긴 임금이라도 돌려달라며 투쟁하는 하청노동자 앞에서 진압 훈련을 하는 모습은 마치 우리 안에 갇힌 가축을 사냥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원청이 폭력과 불법을 저지를 때는 아무 말이 없던 윤석열정부는 노동자들에게는 너무도 단호하고 비인간적으로 하청노동자들을 몰아붙였습니다. 교섭 테이블이 마련되는 시점에서 윤석열정부는 관계 장관들을 내세워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불법으로 규정했고 이것은 사측에게는 요구를 수용하지 말라는 암묵적 신호로 받아졌을 겁니다. 정부가 나서서 공권력을 투입해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폭력으로 진압하겠다는 발표를 하는데, 사측이 노동조합과 제대로 교섭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우리는 결국 많은 것을 양보하고 눈물을 삼키며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합의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그 합의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폐업한 업체의 조합원들을 고용승계 하겠다는 합의는 차일피일 미루어졌고 결국 저는 국회 앞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21일간 단식농성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고용승계의 마지노선은 정했지만 또 다시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근로조건을 바꿔야지 고용승계를 하겠다며 두 번째 합의조차 지키지 않으려 했고, 노동조합은 또다시 현장에 천막을 치고 3번째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정말 신의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회의와 자괴감이 듭니다.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약속도 저버리고 노동자를 농락하는 자들! 그들이 바로 자본가들입니다.

그리고, 원청은 단식농성 중에 조합 임원 5명에게 473억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노동자가 죽었다 살아났다를 몇 번을 해야 그 돈을 배상할 수 있는 것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금액입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 투쟁이후 손배가압류 문제가 다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자본들의 손배가압류 청구의 핵심적인 목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그간의 사례들도 함께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자본이 노동자에게 손배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손배가압류를 통해 모든 노동자들의 마음 속에 공포감을 심어 주고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멀리하게 해서 다시는 노동자들이 자신들에게 대적하지 못하게 하고 계속해서 노동자들을 자신들의 도구이자 노리개처럼 부리기 위한 수단입니다. 두산중공업 배달호열사는 사측의 손배가압류를 철회하라며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붙고 분신자살을 했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도 경찰의 폭력진압과 손배가압류에 의해 무려 28명의 노동자가 자살하거나 병이 들어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화이트진로 화물노동자들도 16년 동안 동결된 운임비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했지만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고공농성까지 하게 되고 결국 회사의 손배가압류 협박에 자신들의 요구를 양보하고 투쟁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 외 손배가압류에 의해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을 대거 탈퇴하거나 노동조합이 해산되는 일들이 생겼고, 창조 컨설팅 (노조파괴 공작 프로그램을 사측에 제공하는 업체) 내부 문건에도 손배가압류를 노조파괴의 수단으로 사용하라는 내용이 나왔을 만큼 손배가압류의 목적은 노조파괴의 수단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노란봉투법 재정운동이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는 어떻게 구성되었고 어떤 투쟁계획들을 세우고 있는지? 그리고, 노란봉투법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노란봉투법은 2014년 당시 47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소식을 들은 시민이 4만 7천원의 성금을 노란봉투에 담아 보낸 것을 시작으로 많은 시민과 유명 연예인들까지 성금 모금에 참여해서 알려지게 되었고, 이후 손배가압류를 금지하라는 노조법 3조 개정의 의미를 담은 법을 ‘노란봉투법’ 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손배가압류 금지법(노조법 3조 개정) 제정의 시작은 두산중공업 배달호열사의 분신으로 인해 제 17대 국회 때 김영주(2004,11,01), 단병호(2004,11,10) 의원의 발의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21대 국회에서만 관련 법안 8건이 발의 되어 있고,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차원에서도 법률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분부에 대해서 설명 드리자면, 이번 대우조선 파업 투쟁으로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 조선하청지회) 임원 5명에게 대우조선 원청이 473억의 천문학적 손배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노동계와 시민사회. 그리고, 종교계까지 사측의 이러한 비인간적이 행태를 규탄하고, 점점 더 포악해지는 자본의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모아졌고, 그러한 마음들이 모여 노조법 2,3조를 개정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운동본부입니다.
이 운동본부에는 100개의 노동, 시민사회, 법률, 종교단체와 4개 진보정당(녹색당, 노동당, 정의당, 진보당)이 참여해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단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운동본부는 공동대표와 공동집행위원회장. 그리고, 집행위로 구성하고 집행위는 5개의 실무팀(정책법률,기획선전, 언론대응, 조직, 총무)으로 나누어 전방위적인 법개정 투쟁을 만들어 가고 있고, 그에 더해 실질적 주체인 간접고용노동자 당사자와 손배 가압류를 당한 당사자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민주노총과 각 산별노조를 중심으로 대규모 집회 및 투쟁을 준비하고, 일반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가 나서고 있고. 그리고, 자본의 이익 논리를 깨부수기 위해 수십명의 법률팀이 법률적 대응을 위해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습니다.

거통고 투쟁은 윤석렬정부의 반 노동자적 태도에 맞선 전면전의 형태로 진행되었다고 볼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국민의 힘은 망말을 일삼고 윤석렬은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국 제도개선으로만이 아니라 총자본 정부에 맞서는 투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인간 사회에서 인간은 빠져 있고, 오로지 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정당과 자본가 집단을 상대로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사회라는 것을 이번 노조법 2,3조 개정을 통해 재확인하고,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사회. 주객이 전도된 사회를 뒤집어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얼마전 국민의 힘 권성동의원이 손배가압류 금지법을 ‘황건적 보호법’이며, 어이없는 망발을 일삼고 아직 국회 소위도 진행되지 않은 법률안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반응이라는 생각입니다.
왜? 국민의 힘과 윤석열대통령은 노동자들이 아니! 온 국민의 당연한 권리를 막는데 이렇게 과민반응을 할까? 왜? 노동자들을 그것도 차별받고 무시당하고 힘들고 어렵고 목숨 걸고 일하는 1100만이 넘는 비정규노동자들의 권리를 이렇게나 막으려 할까?
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어야 할 윤석열대통령은 국민 앞에서는 국민통합을 이야기하면서 누구를 위해 1100만이나 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를 막으려 할까?
왜? 국민의 힘 권성동의원은 존경하고 존중해야 할 국민인 비정규직노동자들을 ‘황건적’이라고 할까?
이 왜?라는 질문을 따라가 보면 지금 우리 사회와 우리 노동자들이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우리 노동자와 일반 시민들의 사회적 위치와 우리 사회의 위기가 함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지배계급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왜? 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자신은 민주시민이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불합리하고 부조리하다고 생각한다면 위에 말한 왜?라는 의문에 대한 이유와 고민은 사라지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우리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법은 차별과 계급을 인정하지 않지만 현실은 온갖 차별과 계급으로 나누어져 있고 그 벽을 사이로 가진 자와 빼앗긴 자로 구분되어 진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뒤에서 욕이나 하고 정치에 대한 환멸과 외면으로는 무엇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가진 자들이 가진 자들과 한통속인 자들이 바라는 바이며 우리를 더욱 나쁜 길로 가게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 세상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하지 마십시오!
이제 우리가 질문을 던져야 할 차례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

이 질문이 우리를 더 나은 세상 더 옳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열쇠가 되길 바라며, 거통고 조선하청지회의 투쟁이 그 문을 여는 작은 힘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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