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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호]노동자 강병재의 고공농성 90일

                                                            
  천현주 (노동건강문화공간 새터)

나에겐 아직 강병재 노동자라는 말보다는 딸 친구 아빠라는 말이 더 자연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저 높은 크레인에 올라선지...벌써 90일째 .
딸 아이 혼자 남겨두고 저 높은 곳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조금은 그 고민이 이해가 간다.
한편으론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든다...고3 딸아이 혼자 남겨두고 꼭 저렇게 해야 했을까? 한창 예민할 시기 그리고 고3, 자신의 진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을 시기 부모님의 보살핌 아래에 힘들다고 투정도 부리고 함께 고민도 하면서 지내야 할 시기에  혼자 남아 있는 아이의 걱정이 앞서는 건 나도 고3 엄마이기 때문이겠지...
그렇지만 생존의 문제, 직장을 잃고 복직시켜 주겠다는 그 한마디 말을 믿고 긴 시간 버티어 온 지 7년이었던가?  일을 하고 싶었을 그 노동자의 마음
몇 년을 복직투쟁을 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겪어보지 않고서 그 마음을 말할 수는 없지만 아주 조금 이해는 할 것 같다.
내가 도울 수 있는게 없을까 고민하다 딸아이에게 반찬이라도 해줄까 하고 남편과 의논했다.
그런데 내 마음은 그렇지만 한창 예민한 아이에게 혹시나 자존심을 건드리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내 딸에게 넌지시 물어보라 했다. 혹시 반찬 좀 해주는 거 자존심 상하지 않을까 해서...
다행스럽게도 괜찮다는 답을 듣고 그날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큰건  아니지만 반찬을 해주었다. 너무 감사하다는 말에 기쁘기보다 참 짠한 맘이 든다.
어느 날인가 반찬을 전해주며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진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대학을 가고 싶기도 한데 지금 처해있는 상황도 힘들고 대학을 간다 하더라도 아빠가 복직투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가도 되는 건지 하는 고민들...듣고 있는 내내 가슴이 저려왔다.
그리고 물어보았다,  ‘아빠 내려오시면 좋겠지?’ 라고. 그런데 생각지 않은 답을 했다. 지금 여론도 별로 좋지 않은 것 같고 처음에 아빠가 올라간다고 했을 땐 그냥 무사히 다치지 않고 내려오기만 바랬다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내려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한다.
‘힘들게 올라가서 고생하고 계시는데 아무런 소득 없이 해결되는 것 없이 내려오시는 건 나도 바라지 않는다고..또 내려오면 경찰서에 잡혀가서 조사받고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내가 힘들게 꺼낸 이야기...
그런 일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혹시나 해서 이야기하는 거니까 알고 있으라고, 회사에서 하루에 30만원씩 벌금처럼 그렇게 아빠한테 청구했다고 하니 혹시나 집에 압류가 들어올지 모르니 너무 놀라지 말고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그런 일이 없을지도 모르니 그냥 알고만 있고 혹시 낯선 사람이 찾아오면 전화하라고...
그 말을 듣자마자 눈물을 뚝뚝 흘린다. ‘왜 이렇게까지 되어야 하느냐'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 말을 하는 나도 듣고 있는 아이도...
이 세상에 약속이라는 말이 요즘엔 있기나 한 걸까 라는 생각이 스친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고 확약서는 확실한 약속을 문서로 작성한 것 아닌가? 늘 느끼는 것, 자본의 힘은 정말 강하다.
한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하기까지. 남보다 많은 돈을 바라는 것도 아닐 테고 남보다 더 좋은 자리를 바라는 것도 아닐 텐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건지, 출근길 퇴근길에 지나다 보면 크레인이 보인다...저 높은 곳에 사람이 있다.
한낮 뜨거운 태양에 어떻게 버티는지...거점마련을 위해 크레인이 보이는 곳에 천막을 쳤다. 그 천막에 갈 때면 크레인을 향해 손을 흔들면 크레인 위에서도 손을 흔들어 준다.
길어지지 않으면 좋겠다. 한 가정에 가장으로 그저 평범하게 직장 다니며 아이와 오순도순 살게 해달라는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사람이라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아있는 아이의 눈에서 더 이상 눈물 흘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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