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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95호]'한국지엠 창원 계약직 형제노동자 이야기 '

11월 18일 한국지엠창원 비정규직지회 해고된 조합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울에서 창원에 내려온 계기와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을 이야기해주세요.

지엠 직업훈련원에 있었다. 부천에서 3개월 교육받고, 군산공장에서 8개월 일하는 프로그램으로 직업훈련을 진행하였다. 2011년 수료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아는 사람이 부평에는 자리가 없고 창원쪽을 알아보고 내려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지엠 직훈 나오면 직영(정규직)이 되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아니더라.

형이랑 같이 내려왔는데, 내가 14년 2월에 부영 산업에 입사하고 형이 2주 뒤에 입사했다. 입사하기 며칠 전에 면접보고 집 계약하고 입사 날 맞춰서 일을 시작했다. 계약서는 입사하고 썼는데 3개월 계약을 하더라. 대기업이라 안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계약서 3번 쓰면서 9개월 일하고 1개월 쉬었다가 다시 들어왔다.

*계약을 반복할 때 마다 일은 어떤 일을 하였는지요?

처음에 조립부 수출지원직에서 랩가드직에서 일하고 1개월 쉬고는 엔진조립부에서 일했는데 하는 일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청업체로 들어오면 자리 비는데 들어서 일을 한다. 급여수준은 특근 없으면 200만원 초반, 특근 많으면 200만원 중반 정도다. 공장 일은 여기가 처음이다. 힘든 줄 몰랐는데, 다른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힘들게 했나보다 한다. 주말, 휴일에도 다 나와서 일했으니. 몇 달 간은 주야 바뀔 때 잠시 쉬는 시간 외에 풀로 일했다. 쉬는 날 거의 없었다. 그래도 계속 일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처음 엔진부에서 일할 때는 열심히 하면 된다는 얘기만 들었다. 계약직이라 고민을 많이 했는데, 부영 산업 소장인 장이사가 열심히 해라 그러면 장기직 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다시 들어오게 됐다. 6월에 결혼하고 임신한 상태라, 좀 더 확실한 것이 필요해서 물어봤더니, 확실하게 해주겠다고 했다. 특근을 모든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닌데, 먼저 내가 하겠다고도 했다. 좀 더 잘 보여야 하니까. 그런데 회사가 약속을 어기고 해고했다.

19개월 동안 일하면서 무려 11번의 쪼개기 계약을 했다. 처음엔 3개월씩 두 번 계약을 했지만 그 다음 3개월은 한 달씩 세 번 계약을 했다. 그리고는 한 달을 쉬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회사가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연속해 1년 넘게 일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한 달 쉬고 난 다음 다시 3개월씩 두 번 계약을 했다. 그리고 다시 한 달씩 네 번 계약을 했다.

3,3,1,1,1,0,3,3,1,1,1,1 무슨 암호 같은 이 숫자들이 한국 지엠 사내하청 노동자의 현실을 말해준다. 한 달 짜리 파리 목숨. 그래서 더 회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할 수밖에 없다. 비록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이지만 그래도 사내하청업체의 장기직이 되는 것이 작은 소망이었다. 그런데 결국은 마음껏 쓰다 버려졌다. 간단한 계약해지 통보만으로 회사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희망은 사라졌다.

 * 해고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요?

장이사는 누적된 비리 건으로 직무해제 됐다. 나머지 사람 중 4명 도급시켜주라고 인수인계 했는데, 같이 일한 10명 대부분이 계약직이었다. 그 중 남은 사람은 1명이고 나머지는 다 쫓겨났다. 계약직 다 해고하고 지금은 장기직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다른 사람들은 노동조합 지회에 가입을 안 한다. 가입하면 다른 곳에서 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이들이 20대 후반 30대 초반쯤 되는데, 이 생활을 만족하는 이도 있다. 여기서 월급 받고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도급되겠지 생각하는 애들도 많다. 다 내 맘 같지는 않다.

* 형제 둘이서 어떻게 노조 가입하게 되었으며 지금 활동하기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누구는 가입하고 누구는 안할 수 없으니. 같이했다. 업체에 블랙리스트 있다고 하던데, 혼자 해도 둘 다 블랙리스트 올랐을 것이다. 우리는 3일간 농성하고 결과는 없지만 집행부가 하자는 대로 농성을 해제하였다. 천막농성을 생각했지만 조합원이 참여하는 것도 부담스러워 해서 다른 방안을 찾아보는 것으로 했다. 다른 사람들은 회사가 나가라면 나가야 하나 보다라고 생각한다. 장이사가 약속 안했으면 우리도 그냥 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약속한 게 있으니 열받아서 안할 수 없었다. 대출도 받았고, 당장 정리하고 올라가기도 어렵고, 그런 상황이 더 열받았다. 장이사가 약속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도 안 해주고. 4명 중 도급이 된 애도 있다. 쟤는 되면서 우리는 왜 안 되냐고 물으니, 우리는 둘이라서 안 된다고 하더라. 고용보장에 기준이 제대로 없다. 여러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열 받게 하더라. 한 달 가량 고민했다. 너무 억울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형은 노조라는 것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나는 일하는 분 중에 조합원이 있었고, 이리저리 얘기듣고 고민하면서 가입하게 되었다. 노동개악도 이제 된다고 하고 기간제법 바뀌어 4년으로 늘면 계약직들은 정말 답이 없다. 지금 하는 활동으로는 점심시간에 선전전하고, 본관 앞에 가서 선전전 진행하기도 한다. 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는데,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법적으로도 하고 있고.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일하면서 해야 할 것 같다.
  
* 결국 원청의 책임과 권한일텐데요, 정규직 노조에게 바라는 점과 앞으로 계획을이야기해주세요 ?

정규직 힘이 큰데, 뭔가 힘이 되주면 좋겠는데. 농성 때 울타리는 쳐주겠지만 직접 해결해주기는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조금 실망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섭섭한 점이 있다. 이후에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갑과 을의 관계인 것 같다. 그래서 좀 그렇다. 항상 정규직 눈치를 보게 되고... 힘없는 사람은 당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내가 정규직이었으면 어떨까 고민해봤는데, 나도 관심이 없으면 신경을 안 썼을 것 같기도 하다. 불합리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9개월 일하다 나가라고 하면 당연히 나가는 줄 알았고. 정규직들도 이런 것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자기가 겪고 자기 일이 아니면 ... 알아도 내 일이 아니니 눈감거나..
앞으로 1인 시위 해봐도 회사는 버틸 것 같다. 니네는 해라는 식. 회사는 법을 무서워하니 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하기로 했고, 본사 찾아가서 농성을 하든. 자꾸 귀찮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정규직이 도와주는 것. 비정규직지회가 라인 세울 정도로 사람을 늘리는 것이 복직을 위한 방법일 것 같다. 그러나 가입확대가 쉽지 않고. 당장에는 지회 회원 늘리는 것과 정규직 지회가 연대해줘서 하는 것. 두 가지인 듯하다.

사실 계약직 대량 해고의 발단은 원청인 한국지엠의 인원 감축에 있다. 한국지엠이 엔진부 물량감소에 따른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겼고 하청업체는 다시 가장 힘 없는 계약직에게 떠넘긴 것이다.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에서도 엔진부 인원에 대한 권한은 원청인 한국지엠에 있으며, 원청의 판단에 따라 고용인원이 변동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결국 한국지엠이 계약직 해고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쥐고 있다.

* 투쟁 시작하시면서 그동안 살아온 것과 달라진 것과 지금 제일 필요하고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다른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로 마무리 해주세요

생산직 일도 처음이었는데, 노조도 처음이고. 집회도 가보고,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두렵지는 않은데,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힘들다. 아직은 큰 압박이 없는데, 길어지면 지칠 수도 있겠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직업이다. 알바 구하기가 어렵다. 일단 먹고 살아야 하니까. 애기가 이제 2개월 넘었다. 아는 사람도 없어서 혼자 애를 봐야 하니 힘들어한다. 잠을 잘 못자니까.
동생은 결혼할 사람이 잠깐 내려와서 달래주고 있다. 이번 달 중순에 상견례하기로 했는데, 이런 상황이라 미뤄졌다. 말하자니 힘들 것 같고, 말 안하자니 그렇고.... 고민이다.  지금은 4개월, 6개월가량 실업급여로 버티고 있다. 회사는 기다리다 지쳐 갈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뭔가 위협이 되거나 하는 것을 해보고 싶은데, 당장에 법 말고는 없으니 답답하다.
지금은 주위에서 신경 써주는 분들이 있다. 혼자서는 싸우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옆에 서 있기만 해 줘도. 식당에서 선전전하는 것도 사람들 눈빛을 견디기 어려웠는데, 옆에 같이 서 있어 주면 힘도 된다.
동료들에게는 의지가 확고하지 않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쉬운 길이 아니니까. 단기적으로 빨리 끝나면 좋은데, 빨리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 그래서 힘들 수밖에 없다.

열심히 일하다보면 장기직이 될거라고 소박한 꿈을 꾸었던 형제는 지금 상식적이지 않은 부당함에 맞서 투쟁의 길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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