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기기고정술이 사전승인제라 하더라도
급히 필요한 경우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
시술하였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2006.04.05, 서울행법 제6부 2006구합7676 )
최영주 노무사
1. 경위
피재자는1981.6.16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가공부 자재과에 근무하는 근로자로 2004.2.4 09:00 갑자기 요통을 느껴 2.4부터 2.14까지 회사에서 설치 운영하고 있는 진료실에서 물리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피재자는 진찰결과에 따라 최소부위에 대한 수술만 가능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2004.3.8 밤차를 타고 상경한 후 3.9 요추 제4-5번간에 대해서만 추간반제거와 척추기기고정술을 하면 된다는 진단을 받고 바로 입원하여 3.10 수술을 받았다. .당시 제5요추 신경근 압박에 의한 우족지 근력 약화 및 감각 둔화가 현저한 상태로 제4-5요추간 추간반제거술 및 후방감압술, 골유합술, 그리고 척추기기고정술을 받았다.
공단은 2004.6.9 위 상병 중 제4-5요추 추간반탈출증, 제4-5요추 신경근마비에 대하여만 요양승인을 하고 요추 제5번 척추분리증에 대해서는 불승인하였다.
그 후 피재자는 2004.6.30 다시 공단에 제4-5요추에 대한 척추기기고정술에 대하여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2004. 8. 27 척추기기고정술에 대해서는 척추불안정증 및 척추관협착증, 척추체간 높이 변화가 없어 요양급여 기준에 미흡하다는 이유로 불승인처분을 하였다.
2. 공단의 불승인 이유
공단은 척추기기고정술은 요양승인한 상병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고, 척추기기삽입술은 척추분절의 불안정, 외상에 의한 척추전위증, 골절 전추체의 정복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술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피재자는 척추의 불안정성이 인정되지 않고, 척추간격의 협소도 없이 단순한 수핵제거술만으로도 상병의 치료가 가능하다 하고, 또한 척추기기고정술 사용하여 장해등급 6급처분 예상되어 사전승인제위반하여 한 주치의의 온정적 소견에 근거한 척추기기고정술은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취지에 반하므로 허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3. 서울행정법원의 판단
척추기기고정술이 요양승인한 상병과 관련성에 대하여 제4-5요추 퇴행성 변화가 보이기는 하나, 그 퇴행성 변화만으로 제4-5요추 추간반제거술과 척추기기고정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요양승인한 제4-5요추 추간반탈출증, 제4-5요추 신경마비 등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척추기기고정술이 필요하므로 척추기기고정술은 요양승인한 제4-5요추 추간반탈출증, 제4-5요추 신경근마비와 인과관계를 인정함.
사전승인제에 대해, 공단이 척추기기고정술을 사전승인제로 운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추간판제거와 함께 척추기기고정술이 급히 필요한 경우에 담당의사가 의학적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 판단에 따라 시술을 하였다면 특별히 과잉진료라고 인정되지 않는 한 담당의사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면서, 다수의 의학적 근거에 의하면 담당한 의사가 의학적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 판단에 따라 척추기기고정술을 시행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비록 척추기기고정술을 실시하여 장해6등급이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척추기기고정술이 척추유합술과 함께 척추의 유합률을 높이기 위하여 시행된 것으로 임시적인 성격을 띠기 때문에 척추유합 후 척추기기를 제거하는 경우에는 척추유합에 따른 장해회복의 정도에 따라 장해등급을 다시 판단할 수도 있으므로, 피재자가 사전승인 없이 실시한 척추기기고정술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며 척추기기고정술 불승인처분을 취소함.
4. 의견
근로복지공단은 척추질환에 대해 추간판탈출증은 승인하면서 같이 진단되는 척추분리증, 전방전위증등은 불승인하고, 이어서 피재자들이 신청하는 척추기기 고정술에 대해서는 승인상병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다시 불승인하는 경우가 아주 흔한 경우이다. 그런데 이번 판결은 비록 척추분리증이 불승인되었으나 승인된 상병치료와 관련있다는 주치의등의 소견을 인정한 점이 주목된다.
특히 장해등급과 직결되므로 사전승인제라 하여 척추기기고정술을 엄격하게 처분해왔는데, 승인없이 척추기기고정술을 한 경우라도 의학적 소견등을 근거로 가능함을 인정하였고, 고정술 사전 승인없이 한 시술이 산재법 취지에 반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간 공단에서 산재법 취지보다는 피재자를 무조건 의심하고 주치의 소견조차 믿지 아니하고, 고정술 사전승인제만 고집하고, 또 지나치게 까다로운 고정술 승인처분해왔는데 이번 판결을 계기로 공단은 이런 관행 및 처분행태를 산재법 취지에 맞게 개선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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