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3 서울행법 2006구단10552)현대 근로자들의 직업은 매우 다양해져서 고전적인 의미로만 근로자 해당여부를 판단해서는 노동법의 근로자 보호 취지를 실현하기 어려워진다. 산재 적용, 근로기준법 적용, 노조설립등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느냐 아니냐가 근로자 보호에서 핵심적인 문제다. 오토바이 배달기사들은 어떤 운송수단보다도 교통사고가 많아 업무상 재해 해당여부가 문제될 때가 많았다. 그동안 노동부 행정해석등에서 오토바이로 퀵서비스 배달, 오토바이 택배 기사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해 ‘오토바이가 기사 소유인점, 출퇴근에 대한 엄격한 구속이 없고, 배달중 사고는 기사가 책임지고, 오토바이 수리,유류대등을 기사가 부담하고, 배달요금을 회사와 분배하여 이를 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등을 이유로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업무상재해 인정이 어려웠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2호에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현행 제2조 1항 1호, 구법 제14조 )에 해당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오토바이 퀵서비스 기사도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해당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하였다.
위 판결의 요지는
“ 배송업무에 사용하는 오토바이를 자신이 직접 소유하면서 자신의 비용만으로 유지·관리하였고, 근로계약서 등을 작성한 바 없어 출근하지 않거나 배송지시 등을 따르지 않을 경우에도 정해진 제재수단이 없었으며,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바도 없고 산업재해보상보험을 비롯한 이른바 4대 보험에도 가입되지 아니한 상태였기는 하나, 이러한 점들은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함에 있어 그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거나 굳이 근로계약서 등을 작성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보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전체적으로 보아 물품배송료 중 수수료 또는 일비 등을 공제한 금액에 상당하는 임금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오토바이 배송업무라는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노동관계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필요성이 있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고 하여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였다.
해당 산재 근로자인 오토바이 퀵서비스 배달기사는 처음에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야간에는 퀵서비스 일을 했는데, 2006년도 부터는 퀵서비스 배달만을 해오다가 교통사고 발생하여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상시근로자 1인이상 사업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불승인처분을 하였다.
서울행정법원은 이 퀵서비스 기사가 오토바이도 본인 소유이고, 유류비나 수리비도 본인들이 부담하고, 근로계약서등도 작성한 바도 없지만 이에 대해 ‘소규모 사업체 운영에서 소용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이를 이유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또 임금에 대해서 배송기사들은 배송료중 15%를 대표자에게 지급하고 배송료 중 배송기사들은 주당6만원 또 쿠폰료등을 배송업체 대표에게 납부하기도하고 고정비나 기본급을 받은 적이 없지만, 법원은 ‘물품 배송료 중 수수료 또는 일비 등을 공제한 금액에 상당하는 임금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근로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보고 이를 임금으로 인정하였다. 법원은 근로자의 이런 사실관계 외에 ‘ 오토바이 배송업무는 대표자에 의해 결정되고, 기사들이 자율적으로 업무내용을 정할 지위에 있지 아니하여 사실상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던 점, 해당 근로자는 토요일도 지시에 의하여 일정한시간까지 근무하고, 출근여부와 상관없이 1주당 6만원을 일비 명목으로 공제당하여 사실상 대표자에 전속되어 있었고, 비율로 정한 배송료는 일종의 능률급이나 성과급으로 볼 수 있고, 4대보험 가입하지 아니한 것은 소규모업체 소요 비용 줄이려고 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아 ‘종속적인 관계에서 오토바이 배송업무라는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노동관계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필요성이 있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상시근로자 1인이상 사업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에 대해 ‘상시근로자 수 1인이상에서 사시는 상태적으로 보아 때때로 근로자수 가 1인미만이 되는 경우 있어도 상태적으로 보아 1인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산재법 적용이 배제되지 아니하며, 상시1인이상인가 여부에 대해 1인이상된 날로부터 기산하여 30일 동안 사용한 연인원을 30일로나누어 산출한 1일평균 근로자수가 1인이상되는 지에 따라 계량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행규칙 제3조는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의 본법에 대한 경직적 해석을 배척하였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가 여부가 산재적용에서 중요한 문제인데 그동안 도급, 위임, 위탁, 지입제 기사, 기타 종래적 의미에서 근로계약관계 형태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근로자로 해석되지 않는 경우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번 판결은 근로자들이 고정적인 정규적 업무에 종사하는 비율이 적고 다양한 업종, 다양한 근무형태의 직업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근로자 보호 취지를 잘 살린 의의가 있다. 투잡, 쓰리잡하면서 주경야독이 아니라 주경야경하는 근로자들이 밤에는 대리운전기사로, 주말에는 이사짐 일당제등 다양한 직업을 갖는 현실에서 노동법의 진정한 목적인 근로자 보호취지가 오히려 확대되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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