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주노무사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발생한 재해냐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법원은 산재법 시행규칙 등을 경직되게 해석하여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없다’거나 ‘출퇴근 중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그 방법과 경로를 선택할 수 있어 사용자 지배 또는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그러나 2005년도 대법원은 출퇴근 재해에 대해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일용직 산불감시원이 자기 소유의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다가 산불감시업무 담당구역과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중앙선을 침범하여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안에서, 망인이 자기 소유의 오토바이를 이용하여 산불감시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채용되었고, 망인의 집에서 소속 면사무소까지 출근시간에 맞추어 도착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이 없었으며, 망인이 맡은 산불감시대상지역이 매우 넓어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한 업무수행이 곤란하고, 망인이 집에서 소속 면사무소로 출근하기 위하여 선택한 경로가 최단경로로서 합리적인 경로라고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2005.9.29. 대법 2005두4458)
즉 ‘출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는가’에 대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사건 사실관계를 파악하여 판단하였습니다. 그 이후 출퇴근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하급심 판례가 아래와 같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원고가 승용차를 이용하여 출퇴근함에 대하여 승용차의 관리이용권한이나 경로의 선택이 원고에게 전속되어 있었고, 삼구○○○○가 별도로 명시하여 유류비를 지급하거나 차량유지관리비를 지급한 것은 인정되나, 원고는 그 근무의 형태나 심야근무라는 특성 등을 고려하여 입사 후부터 약 2년 동안 실제 근로계약에서 정한 것보다 적은 시간(21:00경부터 02:30경 또는 03:00경까지)을 근무하는 것을 회사로부터 승인받고도 주간근무자와 같은 정도의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시간당 급여를 더 많이 지급받았다고 볼 수 있고, 원고의 퇴근시간에 맞출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도 없었으므로 승용차를 이용하여 출퇴근할 수밖에 없었으며, ○○○○○○○ 식당업무의 책임자인 ○○○는 원고가 승용차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사정을 알고 원고의 입사 당시부터 승용차를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것을 사실상 승인하였는바, 이와 같은 사실 및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원고의 출퇴근과정, 출퇴근시간, 근무시간 및 그 형태, 근무시간에 비하여 원고가 지급받은 임금액수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위 ○○○○○○○의 식당업무 수행을 위하여 위 승용차로 출퇴근한 것은 그 과정이 사업주인 삼구○○○○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2006.12.06 울산지법 2006구합1818) -항소심 부산고등법원 2007누115 진행중
최근 뉴스에서도 대형 교통사고 소식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교통사고 율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통근버스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보다는 승용차를 이용하여 출퇴근 하는 것이 훨씬 늘어가는 현실, 근무시간이나 근무형태가 매우 다양하게 되어 가고 있는 현실 등이 출퇴근 재해 판단 시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출퇴근 재해가 되기 위해서는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출퇴근에 이용하도록 교통수단을 제공하거나 또는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는 것은 근로자의 출퇴근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징표라 할 것이나, 근로자의 출퇴근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판단하기 위하여는 위와 같은 사정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수행하는 근무의 특성, 출퇴근 시간, 출퇴근을 함에 있어 다른 방법이 있는지 여부, 근로자가 선택한 출퇴근의 수단에 대하여 사업주가 알고 있는지 여부 및 그에 대한 사업자의 태도 등 당해 근로자의 출퇴근에 관련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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