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호]징계 후 겪는 심리적 디스트레스

대우조선지회 조합원

2020년 7월 9일, 약 37년을 다닌 회사로부터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일과 시간에 PC를 개인 업무로 사용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표적징계였다. 성격상 징계 자체가 내게는 너무도 큰 스트레스였는데, 무엇보다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징계과정에서 부정당한 내 존재이다.
청춘을 바친 회사이다. 현장직 사원이지만 선박 공정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여러 지침서를 책으로 만들어 현장에 보급하기도 했고 실제 비용 절감의 효과를 발생시켰다. 이처럼 나름 이 분야의 전문가라고 자부하며 누구보다 능동적으로 일해 왔는데, 정작 회사는 징계의 당위성을 위해 내 발자취를 한순간에 쓸모없는 행위로 치부했다. 이처럼 징계과정에서 필자의 자존감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부당함과 억울함을 감출 수 없었던 나는 고민 끝에 당시 노동조합 김정열 부지회장을 찾아갔다.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자 부지회장은 이후 징계결과가 나오면 부당징계구제신청으로 대응할 것과 더불어 산재준비를 해보자고 권유했다. 그러고는 마음의 상처가 깊은 것 같다면서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이은주 국장님과 연결해 주었다.
아직도 그날이 생생히 기억난다. 난생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소리 내어 펑펑 울면서 내 속마음을 모두 이야기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마음의 응어리가 풀렸다. 그 자체가 치유의 과정이었고 담담히 징계를 받아들였다. 물론 회사의 행위를 전적으로 수용한 것이 아니다.
필자가 징계과정에서 받은 억울함과 분노 그리고 치유 과정을 바탕으로 22년 12월 <징계 후 겪는 심리적 디스트레스> 주제의 박사논문이 나왔다. 필자의 방식으로 저항해온 것이다.

징계 후 겪는 심리적 디스트레스
–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KOSIS의 국가통계포털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통계표에 따르면 연평균 3,202명이 징계받고 있다. 필자의 노력으로 회복하게 된 체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프로그램의 활용을 통해 징계 노동자들이 자기 이해와 통찰로 심리적 디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삶의 질을 향상하여 직업적인 안정감을 유지하도록 하고 변화와 회복 그리고 성장과 성숙을 위한 연구이다.
필자는 "노동자가 징계 후 겪는 심리적 디스트레스 해결을 위한 상담 교육적 연구 "로 징계 후 노동자가 겪는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 소진 결과를 개인적 요인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심리적 소진의 결과로 나타나는 “분노”, “수치심", "배신감으로 인한 상실감", "회피", 등의 증상들을 통해 개인이 겪는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과 내재화된 문제들과의 연관성을 문헌 연구를 통해 살펴보았다. 또한 체험한 결과 개인의 특징별로 분류하고 이를 기저로 한 상담프로그램모델을 제시하였다. 변화와 회복 성장의 효율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프로그램 제시는 아래와 같다.
첫째, 정신분석 상담 "분노" 전략에서는 우리가 모두 무의식적 불안에 의해 휩쓸려가지 않기 위해 우리를 보호하는 방어가 필요하다. 어떤 방어는 도움을 주지만 또 다른 방어들은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적절히 다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의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른 방어기제의 활용전략이다.
둘째, 인지·정서·행동치료 상담 "수치심" 전략에서는 각 개인이 자신의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키고, 성장에 방해가 되며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목표를 성취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소들과 관련된 신념을 교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들의 생각을 알아차리도록 하는 전략이다.
셋째, 해결중심상담 “배신으로 인한 상실감" 전략에서는 문제가 아니라 해결에 초점을 두는 해결중심치료는 과거에 초점을 두는 전통적 치료와 달리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둔다. 즉, 자신의 삶을 향상할 수 있는 해결을 구성할 능력을 활용하여 자신의 삶을 향상할 수 있는 전략이다.

넷째, 현실치료 상담 “회피" 전략에서는 책임감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생활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며 자신의 욕구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책임감 있는 계획을 세운다는 점에서 자율적이다. 즉, 책임감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활을 효과적으로 통제 할 수 있는 전략이다.

필자의 연구 주제인 “노동자가 징계 후 겪는 심리적 디스트레스 해결을 위한 상담 교육적 연구”의 연구목적은 노동자가 징계 후 디스트레스에 관한 원인, 증상, 영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본 상담교육적 연구로, 핵심감정인 “분노”, “수치심”,“배신으로 인한 상실감", "회피" 등의 증상들을 변화와 성장 회복을 통한 문제 해결방법을 제시함으로 이를 통해 노동자들이 겪는 심리적 디스트레스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