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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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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 복수노조 시행 이후 문제점과 노동조합의 대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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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시행 이후 문제점과 노동조합의 대응
최은석 (두산모트롤지회 지회)
창구단일화가 노리는 것
2010년 1월 1일 국회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 날치기 통과된 이후 2010년 임단협은 전임자 임금 문제(소위 타임오프)로 투쟁의 집중을 만들어 내지 못하였고 올해 역시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때문에 산별노조의 집중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각 사업장 별로 나누어져서 임단협 투쟁을 치루었다.
이미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의 문제점에 관해서는 금속노조나 민주노총 차원에서 많은 검토가 있었고 대응방안 등에 관하여도 숱한 자료배포와 교육을 통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노동조합을 통한 문제인식은 근본적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근원적인 해결은 이루어지지 않고 내년에도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먼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자본이나 정권이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하는 점이다. 자본에 대항하기보다는 그 전에 노동자들 간의 경쟁을 하게끔 제도적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 바로 복수노조의 창구단일화이다.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통해 노동자들은 복수의 조직으로 나누어져서 경쟁을 통해 교섭권을 확보하려고 한다. 그리고 교섭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제로섬 게임과 같고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이기도 할 만큼 중대한 것이기 때문에 이 경쟁은 필사적이라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갈가리 찢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경쟁은 자본에게 부수적인 전리품도 가져다주게 되는데 바로 기업별노조의 강화이다. 노동자는 보다 크게 광범위한 단결을 이룰 때 폭발적인 힘을 갖게 되고 자본의 대응도 어렵게 된다. 그래서 산별노조의 완성을 위해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나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겉으로는 산별노조라 해도 실제 내용면에서는 기업별 노조의 폐해가 더욱 굳어지게 된다면 산별노조의 힘은 종이호랑이에 지나지 않게 된다.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과정은 산별노조를 진짜 기업별 노조로 만들어 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산모트롤의 복수노조 사례
(주)두산 모트롤에서의 복수노조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두산자본은 2008년 3월 동명모트롤을 인수하고 회사 핵심 경영책임자와 노사관계담당자 인사발령을 9월에 하였다. 이후 진행된 단체교섭에서 교섭은 제대로 하지 않고 두산의 계획된 시나리오에 의해 10월 15일 단체협약일방해지 통보, 그리고 6개월간의 불성실교섭, 해태, 지연 등으로 일관하다 2009년 4월 16일부로 단체협약을 해지, 무단협 상태로 만들어 전임자 및 간부활동 등 조합활동 전체를 불인정하고 사무실명도소송을 제기하는 등 총체적 노조탄압 국면을 조성하고 두산이 생각하는 강성노조 ‘동명모트롤지회’를 분열을 통한 무력화에 혈안이 되었다.
노조무력화를 위한 두산자본의 시나리오는 한국중공업,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하고 자행했던 그 이상으로 대한 탄압을 노골적으로 진행하였다. 예를 들면 조합원 성향분석을 통한 대대적인 선무활동, 조합원 직책자들(직,반장)에 대한 회유와 탈퇴공작 그리고 거부하는 조합원에 대한 보직해임, 2008년~10년의 단체교섭이 진행 중임에도 두산자본은 교섭을 통한 타결은 안중에도 없이 ‘노동조합을 탈퇴하면 2008~10년 임금 및 성과금을 회사가 제시한 수준으로 지급하겠다’라는 당근을 들고 노조분열을 획책하는 등 무수한 노조탄압을 자행하였다.
그로 인해 지회는 분열되고 결국 민주노조를 사수하겠다는 현재 조합원 110여명은 2008년~2010년까지 임금인상 및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2011년 단체교섭 또한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2011년 7월 복수노조시대가 열리면서 두산자본은 기다렸다는 듯 회사 임원, 팀장, 중간관리자들을 동원하여 회사노조 만들기에 나섰다. 기존 탈퇴자 80여명과 2010~11년 신입사원 50여명을 회유와 협박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두산모트롤지회 조합원수보다 많은 과반 노조를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것이다. 회사노조를 통한 두산자본의 핵심 목표는 금속노조 두산모트롤지회의 교섭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들어나고 있다. 결국 제2노조는 6월 27일 창립 총회를 회사가 제공하고 엄호하는 사내회의실에서 40여명의 참여로 출발하였고 현재 130여명의 조합원이 가입된 상황이다.
이에 두산모트롤지회는 교섭권 확보를 위한 조직사업을 해 나감과 노조법의 복수노조관련 부칙4조에 의한 교섭대표노조 지위 확인을 위한 질의서를 6월 30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제출하였고 고용노동부는 ‘2010년 1월 1일부터 2011년 7월 1일까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두산모트롤가 교섭대표노조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동시에 7월 이후 설립한 제2노조의 경우 회사에 대해 어떠한 교섭 요구를 할 수 없다’는 것도 확인하였다.
(주)두산은 ‘모트롤BG’와 ‘전자BG’ 등 5개 부분의 사업부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노동조합은, 모트롤BG에 기존 금속노조 두산모트롤지회와 제2노조인 두산모트롤노동조합(무 상급단체)이 있고 전자BG에 한국노총 소속의 두산전자노동조합이 있다. 한편 회사(‘(주)두산’을 말함)도 지난 6월 30일 두산모트롤지회가 교섭대표노조가 될 경우 모트롤BG 사업장 사용자가 아닌 (주)두산 전체를 대표하여 (주)두산 본사와 직접교섭을 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여 (주)두산내 모트롤BG와 전자BG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노동위원회에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서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주)두산에서 ‘모트롤BG’만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의 해석에 따라 금속노조 두산모트롤지회가 교섭대표노조가 되고 노동위원회의 심판회의를 통해 모트롤BG가 (주)두산에서 교섭단위가 분리되어 지금 현재 단체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2008년~2011년 임금인상 및 성과분배 그리고 해지된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한 주요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단체협약의 미합의 쟁점사항은 △전임자 및 조합활동에 관한 조항 △징계에 관한 조항 △고용에 관한 조항 등이다. 복수노조 설립 이후 두산자본의 교섭태도를 보면, 회사의 지원 속에서 만들어진 제2노조가 2011년 단체교섭에 대하여 요구 및 교섭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임자(타임오프)에 대하여 '제2노조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모트롤지회가 전임자(타임오프) 사용 한도시간을 줄여야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교섭을 또다시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두산모트롤지회는 이러한 두산 자본의 총체적인 노조탄압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두산모트롤내 모든 노동자들이 다시 한 번 통큰단결, 하나의 노동조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4월~6월까지 1차 조직확대사업에 이어 제2노조인 두산모트롤노동조합 및 미가입 노동자들에게 금속노조 두산모트롤지회로의 대단결을 위한 공개제안과 함께 2차 조직확대사업 그리고 4년 임단협 해결을 위한 집중교섭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업들은 기업별 노조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고 기업의 상황에 따른 한계를 가질 수 잇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을 것이다. 근본적인 대안은 산별노조 차원의 대응일 것이다.
산별노조가 답이다.
지금까지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의 대응 방안을 보면 대체로 법 개정이나 현행 법 안에서 묘수 찾기를 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복수노조 창구단일화의 근원적인 문제점을 알았다면 그에 다른 대응방안도 찾을 수 있다. 바로 보다 철저히 산별노조의 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법은 한 번 만들어지면 기본적인 틀은 바뀌기 어렵다. 법 개정에 목매고 앉아 있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따라서 우리는 산별노조다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산별노조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 방법밖에는 근원적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모든 투쟁을 더욱 더 산별노조의 방식으로 행해야 한다.
두산모트롤지회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의 시범케이스가 될 뻔 했지만 다행인지 2008년부터 계속 교섭을 해 오면서 타결되지 않아 크게 쟁점이 되지 않고 교섭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만약 두산모트롤지회가 교섭권을 잃게 되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기업별 대응으로는 노동조합을 포기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라도 진정한 대안은 금속노조가, 경남지부가 산별적인 교섭과 투쟁을 밀어 붙이는 것뿐이다. 사용자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는 지부 전체가 하나가 되어 단 하나의 사업장을 위해서도 전체 투쟁으로 대응하는 위력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심은 버리자. 한 사업장의 기업별 노조가 어느 한 부서의 문제로 사업장 전체 조합원들이 투쟁을 하듯이 산별노조의 한 사업장의 문제로 금속노조의 한 지부 전체가, 또는 금속노조의 전국 모든 조합원이 투쟁을 할 수 있다. 이것이 산별노조가 아닌가? 불가능은 없다. 다만 바로 우리의 머릿속에 있을 뿐이다.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산별노조의 위력을 보이면 된다. 복수노조 창구단일화가 산별노조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산별노조의 단체행동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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