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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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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호]함께 해 온 스무해, 기억해야 할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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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역사의 전면에 나서던 80년대 말 마산 장군동에서 출발했던 그 열정과 실천이 우리를 존재하게 했던 힘 이었습니다.
똑똑히 보아라!! 너희는 이 순간 잠시도 바라볼 수 없는 처참한 모습이, 바로 우리가 평생 살아가야 할 고통의 삶이다고 외치던 산재노동자들,
가족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으로 먹고 살기 위해 선택했던 그 길이 죽음의 길이었던 이주노동자, 5년 만에 마주 선 아버지의 얼굴은 사늘한 주검으로, 울음도 토해내지 못하던 아들, 현장에서 산산히 흩어져간 동지의 주검을 거두던 노동자.
우리의 20년은 바로 함께 분노하고 투쟁하고 공부하고 실천하던 동지들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일건 노건모임
1987년 “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를 외치던 노동자들의 외침 속에는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었습니다.
90년엔 산재부장 중심의 모임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한 모임” 이라는 조직이 만들어졌고,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하여 의사, 간호사 등 전문직업인들이 모여 “노동자 건강을 위한 모임” 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그 동지들의 열정이 현재의 산추련이 존재하게 되었던 뿌리입니다.
대우조선 산재보우회 투쟁
1989년 대우조선 노사협의회가 열리고 있던 본관 2층에 이 공장 노동자 250여명이 모였다. 산업재해 환자들 모임인 ‘산재 보우회’ 회원 소속인 이들은 곧 있을 ‘신체증언대’에 참석할 5명을 뽑았다.
손가락이 하나도 없는 사람, 다리가 잘린 사람, 눈을 다쳐 의안을 한 사람, 상반신 화상을 입어 마주 보기가 두려운 사람, 하반신 화상이 가장 심한 사람. 250명 가운데 상태가 가장 나쁜 5명이 노사협의회장에 나타나자 노사 할 것 없이 모든 대표위원들이 얼굴을 돌렸다. 의안을 했던 산재환자가 가짜 눈알을 빼내 책상 위로 굴리자 회사 중역들이 이 광경을 보고 토할 것처럼 얼굴이 변해 책상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노동자가 울부짖으며 외쳤다. “자 봐라, 이 놈들아. 평생을 그런 눈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잠깐 보는게 뭐 그렇게 징그럽냐?”
‘신체증언대’ 사건으로 노사협의회의 기타 안건으로 올라있던 산재관련 안건들이 제일 첫 번째 안건으로 바뀌었다. 위로금 지급, 보조기 지급, 성형수술, 생계보조금 지급, 부서이동, 당시 휴업급여 평균 60% 외 나머지 40%를 회사에서 지급할 것. 산재보우회가 내걸었던 이 요구안들이 100% 쟁취되면서 ‘산업안전’이라는 네 글자가 현장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노동안전보건부서 모임
마창 지역에 노동자 건강권 투쟁을 선도적으로 진행해 온 동지들이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이면 이분들은 모입니다. 마창노련 산안 법규국으로 출발하여 20여년을 한결같이 해오고 있는 동지들입니다.
산재노동자 장
“동지의 주검을 옆에 두고 기계를 돌릴 수 없다.” 이것은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당연한 가져야 할 도리입니다. 마지막 가는 동지의 길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것 또한 말입니다. 자본의 이윤추구에 억울하게 떠나는 동료의 주검을 붙들고 분노하고 투쟁하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산재 노동자장이라 부릅니다.
산재 노동자장은 죽어간 동료를 위로 하는, 그리고 산자들의 결의를 다지는 우리들의 장엄한 투쟁이었습니다. 이 투쟁을 가장 힘 있게 지켜 온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바로 로템지회 입니다. 아직도 만장을 앞 세우고, 먼저 간 동료의 넋을 기리는 상여소리를 하던 로템지회 동지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살기 위한 피맺힌 절규 (대우조선 근골투쟁)
2002년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근골격계 투쟁.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칼날에 숨죽이던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이 세상에 분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전국적 투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투쟁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2002년 3월 5일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옥포매립지에 짐보따리를 짊어진 조합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밤새도록 관리자에게 불려가 시달리고 아침부터 집에 3-4명씩 찾아와 회유와 강요를 받았지만 그것을 뿌리치고 나온 조합원들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단하나 죽도록 일해 온 결과가 망가진 몸뚱아리였다는 것이다.
노동현장은 노동자가 전문가다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단 활동)
2004년 2007년 2010년 마산과 창원 지역 금속 사업장이 참여한 ‘경남 근골격계 유해요인 지역조사단’이 공식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에 대한 지역차원의 공동대응이 있었다고, 이런 시도들은 이전 투쟁의 성과로 쟁취한 유해요인조사가 자본의 면죄부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보다 폭넓고 구체적인 현장의 요구와 실천을 조직하기 위한 소중한 계기였습니다.
두산엔진 폭발사고에 대한 대책활동
2004년 3/11(목) 15:30경 HSD엔진 조립공장내에서 엔진 시운전중 폭발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10명 중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지회는 즉각적으로 HSD엔진 폭발사고 진상대책위원회(두산중공업지회)구성하고, 지역차원에서 두산중공업 중대재해 대책마련과 노동자생명권 사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현장 작업중지와 전체교육 노동부 특별감독에 대한 대응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으로 노동자건강․생명권을 사수하자!!”
사업주의 생산제일주의, 안전불감증, 구조조정, 현장통제와 노동부의 무대책...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가 현장에서 죽어 나가야 한단 말인가?!!
부산 울산 경남 권역 노동자건강권 대책위
노동자 건강권투쟁에 있어 영남지역노동자들의 투쟁은 전국에서 모범이었습니다. 실제 모든 투쟁에 아래로부터 조직되고 확산되어왔지요.
현재도 그 투쟁을 맥을 이어가고 있는 동지들이 있습니다. 부산 울산 경남노동자 건강권 대책위입니다.
이상관 투쟁
노동안전보건운동 역사에서 1999년의 핵심단어 중 하나는 ‘이상관 투쟁’일 것입니다. 1999년 6월 22일, 창원 대우중공업 국민차 사업부에서 일하다 다친 이상관 산재노동자가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등졌습니다. 7월 27일부터 시작된 노동안전보건운동 진영의 155일의 철야농성, 노숙단식 투쟁이 이어졌고 이후 산재노동자의 자살에 대한 산재인정 범위가 확대되기도 했습니다.
산재노동자 이상관 자살 책임자 처벌, 근로복지공단 개혁을 위한 공대위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산업재해의 실상과 산재보상제도에 대한 진보적 문제제기가 비로소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S&T 중공업 임현수 동지 폐암 인정투쟁
구 세일중공업에서 16년 동안 도장반에서 노동해오던 고 임현수동지는 93년 6월3일 폐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회사측은 산재요양신청도 거부하며 발뺌 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이에 세일중공업 노동조합은 임현수 조합원 직업병 인정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투쟁에 돌입하게 됩니다. 영혼은 말한다, 직업병을 인정하라! 직업병을 인정하고 열악한 환경 개선하라!를 외치며 전 조합원 집회 등 투쟁이 이어갔습니다. 이후 유족과 노조가 30개월의 끈질긴 법정투쟁으로 대법원에서 승소판결을 받았습니다.
다친것도 억울한데 뭐 어째 발간 (산보회와 노동자 글쓰기 모임 참글)
산추련내에 산재보상모임이라고 근로복지공단투쟁의 선봉장이었던 동지들 10여개 사업장의 산재보상담당자들의 모임, 1998년 근로복지공단의 IMF고통분담대책에 맞선 투쟁을 했던 동지들입니다.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되어버린 근로복지공단을 쥐고 흔들던 주역이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오랜 산고 끝에 책으로 발간되었습니다. 2000년 펴낸 ‘노동재해에 얽힌 우리들의 이야기’는 시시한 소설보다 시보다 더 찡한 우리들의 살아있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또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세상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 치열했던 투쟁의 하나 하나를 글로 옮기고 담아주신 노동자 글쓰기 모임 참글 동지들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노동현장 활동
1999년 여름 노동현장에 생기를 불어넣었던 동지들이 있습니다. 산재 없는 세상을 향한 힘찬 발걸음 99 노동현장 활동.. 1999년 7월 20일 40여명의 보건의료 학생들이 마창 거제지역에서 현장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2003년까지 보건의료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노동현장 활동의 의의를 이어받아, 2004년 ‘보건의료학생들 숨’의 결성과 함께 여름 현장 활동 ‘매듭’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장 활동은 전국 각지를 돌며 노동자민중의 건강을 위협하는 구조적 원인에 대해 인식하고, 투쟁에 작은 보탬이 되기 위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우리는 지난 20년간 노동자도 인간이며 건강할 권리가 있다고 수없이 외치고 투쟁해왔습니다.
오늘도 일터에서 우리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아프고 다친 병든 노동자마저 벼랑끝으로 몰아넣고 있는 걸까요? 여러분 건강하시고 일할 만 하신가요? 가진 자에게는 끝없이 관대하고 없는 자에게 더욱 잔인한 시대 신자유주의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입니다.
이윤보다 노동자의 몸과 삶이 우선이어야 합니다. 노동자 건강을 파괴하는 모든 것에 맞선 산추련의 맞짱 뜨기는 노동자와 함께 계속 될 것입니다.
동지여러분 다시 한번 힘을 모으고 함께 나아갑시다.
바꾸지 못하면 노동자의 죽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죽음의 굿판 살인의 잔치를 걷어치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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