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지방경찰청 수사과는 정상적으로 지급된 산재보상금이 잘못 지급됐다며 산재노동자로부터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제일병원 전 산재담당자 박 모씨를 구속했다. 박씨는 99년 11월 산재를 당한 김모(20)씨에게 … (중략) … 척추고정술을 받고 이 병원에 입원중인 김모(24)씨에게 근로복지공단에 추가요양 승인을 받을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노무사 비용 명목으로 … (중략) … 또 지난해 4월 산재사고로 입원중인 이모(40)씨에게 근로복지공단 아는 사람을 통해 장애등급을 잘 받게 해주겠다며 250만원을 받는 등 … (중략) … 가로챘다. 한편 경찰은 산재지정병원 산재담당자가 산재노동자로부터 갈취한 돈을 근로복지공단 직원에게 상납했다는 도내 노동계의 주장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 산재지정병원 5-6곳과 근로복지공단 담당직원 금융계좌를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경남 도민일보 2001년 10월 26일) 지난 2001년 5월 근로복지공단 간부의 뇌물수수 사건이 검찰에 적발된 사건이 있었고, 처벌을 받은 것은 2명 뿐이었다. 하지만 드러나는 사건만을 수사해서는 이러한 비리를 뿌리뽑을 수 없다.
마창·거제 산추련은 이 사건을 접한 즉시 산재노동자와 함께 병원을 방문하여 박씨를 통해 몇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ㅈ 병원 당시 산재담당자 박씨는 고정술 관련해서 공단에 상납을 했고, 실제 그러한 일이 많다고 진술을 했다. 또한 김모씨와 산추련 관계자에게 "근로복지공단 담당자는 그리해도 살 길이 있던데, 우리 같은 사람들을 밝혀지면 살 길도 없습니다. 좀 봐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재담당자는 불과 1시간도 지나기 전에 근로복지공단을 다녀온 뒤, 모든 진술을 번복하고 공단하고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과연 어느 것이 진실일까? 그리고 계속 터지는 근로복지공단의 부정부패 문제는 근본적으로 어디서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근로복지공단의 현재 산재보험과 관련한 업무를 보면 알 수 있다. 공단은 징수업무, 자격관리업무, 요양 급여비 심사 업무, 요양·휴업·장해급여 신청인가업무(지사), 행정심판 업무(본부), 서비스 업무 등으로 징수부터 시작해 요양비 관리까지 모두 다 도맡아 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 모든 기능이 집중되어 있고 그로 인해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다는 것이 그 문제다. 따라서 산재심사 업무와 지급 업무를 근로복지공단에서 동시에 하고 있는 이상 이번 사건과 같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비리구조를 바꾸어야만 업무관련 부정부패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방법으로는 먼저 산재관련 요양신청 등에 관한 심사를 근로복지공단에서 분리해 별도의 기구에서 심의되어야 할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면 보험자로서 근로복지공단의 기능을 더욱 더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본 기능인 징수업무와 자격관리업무, 그리고 산재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무를 주요하게 담당하는 기관으로 새롭게 재편하여 공단과 병원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근로복지공단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인식 문제다. 근로복지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산재보험이 사회보장적 기능보다 사업주보험으로 인식하여 산재노동자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산재노동자들을 발톱에 낀 때 만큼도 생각지 않는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 직원의 마음의 자세와 함께 현재 근로복지공단이 존재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위의 두 가지 문제제기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근로복지공단은 지금까지 노동자들에게 군림해 왔고 병원과 공단의 유착은 산재노동자들의 고통을 더 해주고 있다.
오늘도 공단 앞에서는 노동단체 상근자들과 노동조합 간부들이 감시단 활동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어디선가 모르지만 공단과 병원과의 비리로 인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고 있을지도 모르는 지금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투쟁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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