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
1월 9일 두산중공업 지회 배달호(50세) 열사 분신
8월 26일 자본의 폭력에 의해 함몰된 두개골에 생긴 암으로 세원테크지회 이현중(30세) 열사 운명
9월 27일 울산 대한화섬 박동준(49세) 동지 투신 자결
10월17일 한진중공업지회 김주익(40세)열사 자결
10월23일 세원테크지회 이해남(41세) 동지 분신
10월26일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이용석(32세)열사 분신,
10월31일 운명
10월30일 한진중공업지회 곽재규 열사 투신…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동지들과 처자식을 두고 왜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가? 그것은 바로 노동자에게 가해지고 있는 노동탄압을 온 몸으로 거부하는 처절한마지막 몸부림이다.
정권과 자본가들은 그동안 민주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정권은 합법적으로 보장된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행정상의 편의제공을 위한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나 노동쟁의와는 관련이 없는 타 법령의 위반을 이유로 파업의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여 노동자들을 탄압하여 왔다.
자본가들은 조합원들을 협박하거나 회유하여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기도 하고 노동조합 간부를 해고하고 단체협약을 위반하거나 단체교섭 거부, 위장 폐업 등으로 노동조합을 압박하고 탄압하였다. 이제는 한술 더 떠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아리밖에 없는 노동자들에게 손배, 가압류라는 신종 노동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집계한 현황에 따르면 노조 및 노조원에 제기된 손배ㆍ가압류는 46개 사업장에서 1,481억7,000만원에 달한다. 한편 민주노총 소속이 아닌 사업장에서 손배, 가압류로 인한 피해는 2개 사업장, 5억 4천만원에 불과하여 손배, 가압류가 상대적으로 노조활동이 활발한 민주노총 소속사업장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자본가들이 손배, 가압류를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1) 신판 연좌제, 노동조합하면 패가망신한다.
과거에는 손배, 가압류의 대상이 노동조합 자체에 한정되었던 반면 최근 들어서는 그 대상이 노조간부와 일반 조합원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심한 경우에는 노조활동과 전혀 무관한 조합원의 보증인(대부분이 가족임)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손배, 가압류를 확대함으로써 견디기 힘든 경제적, 정신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2) 노조파괴의 당근과 채찍, 노조 탈퇴하면 안 잡아먹지!
손배, 가압류의 심각성은 사측이 이를 노조파괴의 수단으로 악용하는데 있다.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사측은 ‘파업하면 손배 들어간다’라는 말로 사전에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또한 일단 파업이 벌어지면 불법파업,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온갖 구실을 붙여 임금 및 재산에 가압류를 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그 뒤 손배, 가압류 해제를 무기로 노조의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 3) 기를 꺽어라. 언제 이런 돈 구경이나 해 보겠어.
최근 들어서는 손배, 가압류 청구금액 또한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이는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청구를 통해 소송당사자에게 엄청난 심리적인 압박을 가해 대응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또한 거액의 가압류, 손배청구는 소송비용, 인지대 등 엄청난 비용을 수반하여 노조측의 민사적 대응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결국 돈을 무기로 자본가들이 소송마저도 독점을 하고 있는 것이다. 4) 손배, 가압류 청구. 공기업이 앞장선다!
철도, 발전, 예금보험공사 등 정부산하기관에서의 손배, 가압류가 사기업보다 더 심각한 상태이다.
발전노조의 경우 가압류 금액이 무려 469억원에 달하며 철도의 경우도 80억원이 넘는다.
이것은 노무현 정권의 반노동자적 성격을 나타내는 것이며 똥묻은 개가 재묻은 개를 나무라지 못하듯이 자본가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노동탄압을 적극적으로 막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권과 자본에 의한 노동탄압은 갈수록 악랄해지고 노동자들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노동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 친척의 생존권마저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잊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치면 칠수록 단단해지는 철과 같은 노동자들, 바로 철의 노동자들이다.
민주노조 십 몇 년의 세월을 목숨바쳐 지켜왔던 노동자들은 무자비한 노동탄압에 대해 이렇게 외칠 것이다.
“차라리 내 몸뚱아리에도 가압류를 붙여 목숨을 달라고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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