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개혁 세력의 승리! 온라인의 승리! 노무현 정부에 대한 수식어는 참신하고 깔끔하다. 기존의 보수와는 다른 새로움을 갈망하는 국민들의 승리라고 말한다.
수구 보수에 찌들린 우리 사회에서는 어쩌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분명 노무현은 기존 보수주의자와는 틀리다. 그러나 과연 기존 보수주의자와 틀리다는 것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포기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 넓은 배려를 통해 사회적 분배에 힘쓴다는 의미도 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분명 보수주의자와 틀리지만 노무현(노무현을 지지하고 그 주위 권력을 지탱하는 구성 모두를 포함) 역시 개혁적(또는 합리적) 자유주의자라는 것이 옳다.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포기할 수도 없을 뿐더러 현재의 위기 타개를 신자유주의 전면적 확대를 통해 이루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과연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2. 노무현 정부의 노동 정책
앞에서도 밝혔듯이 노무현이 보수주의자와는 구별되지만 그들도 자유주의자이면서 우리 사회의 지배계급의 한 분파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 역시 기본적으로 기존의 노동정책에 종속된다고 할 수 있다. 즉, 1. 자본의 확대 재생산 2. 노동력 재생산 조건 확보 3. 노사통합 시스템 구축으로 말할 수 있다. 첫째, 과거 김대중 정권이 자본의 원활한 확대 재생산을 위해 취해왔던 정책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구조조정을 통하여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공정경쟁 책임 경영관행 정착과 공공부문의 축소와 효율화,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민간주도의 경제시스템 구축, 공공부문 민영화 지속 추진, 그리고 외국인 투자환경의 지속적 개선 등이다. 이미 경제특구법 시행과 동시에 공공부문 민영화를 관철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철도 파업 공권력 투입 그리고 주 5일 근무제 조기 도입으로 근로기준법 개악과 동시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노동 유연성 확대를 통해 자본의 확대 재생산에 필요한 것들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노동력 재생산의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노무현정권은 주변화된 노동을 제도적으로 포섭하면서 노동유연화를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즉, 현재 노무현 정권은 비정규직 차별 완화와 이주 노동자에 대한 고용허가제 도입을 골자로 하면서도 여전히 대기업 고용구조를 바꾸려고 하는 시도를 계속 진행중이다. 특히, 비정규직의 양산 배경을 해고를 못하는 문제로 접근하여 해고의 자유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 통합적 노사통합 시스템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노사정위원회의 권한 강화와 노사 관계 선진화 기획단 구성, 청와대 데스크 포스팀 구성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민주노총의 노선의 변화를 꾀할 것이 분명하다. 즉, 사회통합적 노사관계가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을 친민주노총적 성격으로 강제하는 것이 아닌 체제 내로 포섭화 시키는데 그 주력을 다할 것이 분명하다. 과거 김대중 정권 시절 한국 노총이 참여하는 노사정위는 결국 제기능을 하지 못하였고 합의의 실효성을 상실하여 실질적 노사통합은 그 기능을 못하였다. 이 때문에 현재 전투적인 민주노총의 노선을 바꿔 나가고 이를 통해 노사정위원회를 가동시키면서 사회적 합의주의를 확대시켜 예상되는 노동자 민중의 저항을 무마시켜 나가려는 것이다. 결국 세가지의 주요 노동정책은 자본의 원활한 확대 재생산을 도모하는 그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또한 그를 위해 대기업(정규직)/중소기업(비정규직) 분리정책을 통해 도덕적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민주노총의 전투적 노동운동을 꺽어버리겠다는 치밀한 계산도 깔려 있는 것이다.
3.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완성하기 위한 노무현의 선택
현재 우리가 합의되는 지점은 바로 노무현 정권이 신자유주의 정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즉, 과거 김대중 정권이 한국경제 내부에서 자본의 합리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노동유연화 및 세계자본주의 경제체제에 조응한 금융시스템의 개혁을 도입하는데 있었다면, 노무현정권은 각 국간 투자협정 및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 WTO 협상에 따른 농산물의 완전개방을 포함한 교육, 의료, 법률 등 서비스 시장의 개방과 경제자유구역법 등 세계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한 축을 형성해 가는 개방과 제도 개편을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그 특징으로 한다는 것이다. 김대중 정권이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1국면이라면, 노무현 정권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2국면이라는 것이다.
4. 글을 마무리 하며
주 5일 근무를 둘러싼 총노동과 총자본의 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그렇게 보호해야 한다며 외쳐되던 중소사업장(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철저히 짓밟고 시행하겠다는 것에서 이미 노무현 정부의 자기 모순을 볼 수 있다. 또한 그간 노동진영과의 합의를 보란 듯이 파기하고 항의하는 철도노조와 전교조에 대한 상식이하의 탄압 역시 노무현 정부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내주고 있다.
이렇듯 지배 세력내의 개혁 세력 등장은 노동자에게 그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즉, 과거 김대중 정권이 그러하였듯이 개혁주의와 결합된 신자유주의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과정에 신자유주의의 고유한 반노동자성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철저히 짓밟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은 한가지 일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반자본 운동으로서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을 노동대중과 함께 벌여 나가야 한다.
협소하게 노사정위 참여냐, 불참이냐를 놓고 각론을 벌일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분명하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은 노사정위는 수단의 문제이지 그것이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 계급적 입장의 명확함이 없이는 노사정위에서의 전술 역시 노무현 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노무현 정부는 노동진영내의 분열을 바라고 있으며 유도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노동진영내의 계급적 입장의 명확함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노무현 정부의 반노동자적 정책에 맞설 힘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