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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편집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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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 세계는 상품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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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상품이 아니다!
- 신자유주의와 환경 -
부산청년환경센터 상근활동가 정수희
(goldfish@eco-center.org)
훤칠한 키에 붉은 망토, 긴 지팡이를 든 아프리카 부족민을 아세요? 이들은 킬리만자로가 내다보이는 케냐와 탄자니아의 접경지대, 사바나(사막주변 초원지대)에 살고 있는 마사이족입니다. 이들 마사이족은 소와 양을 기르며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을 유목하는 부족민인데 맨손으로 사자를 때려잡을 정도로 용맹하기로 그 이름이 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마사이족에게 부족의 운명이 걸린 큰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사바나에는 영국인 자본가들이 세워 놓은 대규모 농장들이 있는데, 이들 농장들이 근처 강가에서 밤낮으로 양수기를 돌려 물을 퍼 올리는 바람에 강에는 물이 마르고 소는 물론이거니와 마사이족이 마실 물조차 부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바나에서는 영국인의 대규모 농장을 제외 하고는 녹색의 풀을 찾기가 힘들게 되고, 마사이족은 매일 세 시간 이상 소떼를 이끌고 물을 찾아 헤매어야 한다고 합니다. 급기야 얼마 전에는 물길을 둘러싼 키쿠유족과 다툼이 일어나, 이틀간의 싸움에서 1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이에 마사이족은 영국인 농장 앞에서 생존을 둘러싼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물을 돌려줘! 우리는 농장을 원치 않아!”
이들 마사이족의 비극은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지금 케나의 동부는 영국과 영국인의 식민지였는데 그들은 아프리카에 철로를 깔아 누구의 땅도 아닌 사바나를 그들의 땅으로 만들었습니다.
영국인은 이 땅에 거대한 농장을 만들었고, 노예 노동력을 바탕으로 플랜테이션 농업을 시작하였죠. 그러나 1963년 이후, 이곳이 케냐로 독립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계발계획, 토지사유화, 유목민 정착계획 등으로 사바나가 영국인의 소유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높은 철책과 울타리만 사바나를 가득 채우게 되었죠.
사바나의 녹색초원은 영국인 울타리 안에서만 자란다. 자본주의 발달의 역사 - 즉 개발논리와 이윤창출에 근거한 정부와 자본의 100년의 역사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 온 마사이족을 종족전멸이라는 위기에 몰아넣고 말았습니다.
위 이야기는 지난 12월 텔레비전 뉴스를 토대로 작성한 글입니다. 사건이 너무나 구체적이어서 이것이 환경이야기인가? 의아해 하시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사이족에게 일어난 이와 같은 일을 전문용어로 말하자면 ‘사막화’입니다. 지구에서 너무 덥고 건조해서 사람들이 살기 힘든 지역이 사막인지는 다들 잘 아실 겁니다.
그러나 이 사막이 최근에 들어서 점점 커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와 같이 현상을 가리켜 ‘사막화’라고 합니다.
사막화는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 중 하나입니다. 이 외에도 우리는 인류가 함께 풀어야 할 많은 환경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지구 온난화라든지 유전자 변형 농산물의 문제, 핵의 위협, 생물종의 감소 등이 그 예입니다.
그러나 이들 환경문제에 대처하는 자본의 방식 또한 상당히 자본주의적입니다. “세계는 상품이 아니다!” 이 구호는 반자본주의 활동가와 환경운동가들이 자주 쓰는 구호입니다. 자본주의는 존재하는 무엇이든 팔려고 드니까요. 정부와 자본은 모든 것을 이윤으로 환원하며 인류가 직면한 위기조차 이윤창출을 위한 기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도 예외는 아닙니다.
세계 각지에서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해 보았을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3m가 넘는 폭설이 내렸고, 호주에서는 올해 정초의 온도가 47℃가 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기상이변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그 이유로 들었고,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산업(자동차, 석유, 타이어, 도로 등)의 성장으로 촉진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그러나 화석연료산업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하는 각종 법률검토를 무산시키는 정치로비활동을 하며, 태양열에너지 생산 기업들을 인수 및 합병을 하며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있습니다.
실제 그들의 기업 활동 중 화석산업의 비율을 줄이고 태양열에너지를 비롯한 재생가능 에너지의 비율을 높이는 것보다 기업의 친환경 기업으로의 이미지 혁신을 위해 로고 변환 사업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하였습니다.
또한 그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겱캣갚봉?유전자 지도를 그려 특허를 재출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종자와 비료와 농약 시장을 점거하여 우리의 식탁을 지배하고 있죠. 요즘 어머니들은 자녀들의 발육이 좋다고 자랑을 합니다. “우리 딸이 남달리 발육이 좋아서요~” 그럴 수밖에요. 성장촉진제가 투여된 콩과 고기를 먹는 아이들이 다른 세대에 비해 발육이 좋고 성장이 빠른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이들 종자와 화학 시장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다섯 개의 다국적기업은 전 세계 거의 모든 식탁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현대문명과 접한 적 없는 아마존 원시부족의 전통적 먹을거리까지도 말입니다.
자본의 이러한 환경의 상품화에 대해 국제기구가 내 놓은 대안 또한 자본주의 적입니다. 이산화탄소를 규제하는 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선택한 방법은 이산화탄소를 거래하는 방식이었고, 거래는 화폐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기술(핵산업계에서는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핵기술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기술이라 선전하고 있습니다.)로도 가능하도록 해 놓았습니다.
즉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9위인 우리나라에서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사들이는 대신 이 나라들에게 핵발전소를 세워주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로 캐나다와 일본의 전력회사는 칠레로부터 온실가스배출권을 사들였습니다.
이제 환경과 환경문제를 대하는 우리들의 인식에 대해서만 간단히 언급하고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환경의 문제와 인류 전체를 위협하고 있는 환경의 위기에 대해 우리는 우리의 자본주의적 생활양식과 욕구와 연결 짓기를 거부하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는 휴일이면 강이나 바닷가에 나가 쓰레기를 줍고, 집집마다 분리수거를 하고, 물과 전기를 아끼는 착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본으로부터 짓밟히고 있는 생명을 지키자!’라는 환경운동가들의 목소리에 “지금 경제가 어려운데~ 환경이 뭐가 중요해!”라고 말하며, 자본주의적 생활양식과 환경에 대해 땔 레야 땔 수 없는 이들의 관계를 온 몸으로 항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 착한 마음을 발칙한 마음으로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장 효과적인 환경운동은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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