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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잘못입니까?
열심히 일한 여러분들의 잘못입니까?
그렇게 일한 댓가가 싸늘한 죽음뿐입니까?
죽는 날까지도 그 독한 약을 먹어야만 했던 동생의 잘못입니까?
종엽이는 어린 나이에 ‘에스제이엠’에 입사하여 너무나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일이 너무나 재미있고 일하는 시간이 최고로 행복했다고 했습니다.
나름대로 자부심도 있었고, 목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의 시간 속에서 모든 것이 물위에 떠있는 나뭇잎보다도 더 초라했습니다. 온몸 다 바쳐 헌신을 다 했는데도 불구하고 남은 건 무엇입니까?
머리에서 발끝까지 어느 한곳 빼놓을 수 없이 아파하는 동생을 보니 정말 눈뜨고는 안타까워 볼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저에게 자주 이런 말을 했습니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그래서 이렇게 내 몸이 만신창이가 됐다고 윗 상사한테 아무것도 아닌걸 트집잡히고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더군요. 살기 위해서 벌기 위해서 일한 회사인데 그렇게 가슴에 한이 맺히도록 쌓여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무척 속이 상했습니다.
그렇게 여러모로 힘들어하면서도 한 가정의 가장이라 쉽게 그만두지도 못한다고 내가 그만두면 처자식은 어떡하냐고 그랬었습니다. 그런데 몸 따로 마음 따로인 자기의 처지를 너무나 괴로워했습니다.
우리는 눈만 감으면 쉽게 자는 잠을 동생은 어깨통증부터 시작해 허리, 목, 머리 구석구석 안 아픈곳 없이 아파서 그 흔한 잠조차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기가 제 작년 여름부터 시작해서 가는 날까지 약을 먹지 않으면 잠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세상을 버리기 하루전날 밤도 약을 2번이나 먹는걸 제가 봤습니다.
그래서 동생은 잠도 못 자는 이승보다는 영원함 잠을 택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속적인 뼈 아픈 고통에 시달리다보니까 가정 파탄까지 맞게되어 동생은 더욱더 힘들어 했고 결국은 정신병원까지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갑자기 밤에 잠을 자다가 벌떡 일어나 “나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어. 그 사람 데리고 와”그러면서 반 실성한 사람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했었습니다.
정말 두손 묶여 정식병원에 끌어넣어야만 했던 우리 가족들의 심정 정말 죽는 날까지 사무칩니다.
살려 볼려고 온가족이 그렇게 노력했었는데도 본인은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부담감에 사는게 왜 이렇게 힘이드냐고 이렇게 아파서 살 바에야 죽는게 낮지 않을까라는 말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약을 오랫동안 먹다보니까 여러 가지 합병증, 부작용 등 동생은 정말 살아있는 시체 그 자체였습니다. (고 여종엽동지의 누나의 편지 중)
근골격계 질환의 심각성은 노동자들이 줄줄이 자살을 하는 현실인데도 많은 노동자들은 남의 일처럼 구경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됐다” “치료좀 더 해보지” “생명을 왜 끈노” 이렇게 남의 이야기 하듯 하는 것이 같은 노동자로서 너무나 안타깝다.
정부와 자본은 이러게 심각한 근골격계 질환자를 일명 꽤병 환자로 규정하고 지금도 몇 달씩 걸리는 조사를 더욱더 철저히 해서 개인생활, 운동, 나이, 성별등을 따져서 백가지 중에 하나라도 해당이 안 되면 산재승인을 해주지 못하도록 안을 만들었다. 정부는 “근골격계 질환 업무관련성 인정기준 처리지침”을 근로복지공단은 “근골격계 질환 조사, 승인등 내부 지침”등이다.
이러한 현실에 발을 구르는 사람들은 산재 담당자 몇 명과 일부의 활동가들 정도이다. 지금은 남의일로 여겨 지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노동자들이 해당될 것이고 이것으로 인해 피눈물을 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공장 노동자들이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20%이상 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선하지 않고 노동강도가 높아가거나 유지 되어간다면 모든 노동자들이 해당될 것이다.
지금 빼앗기면 되찾기 위한 투쟁은 지금보다 수십 배나 힘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상적인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하는 고 여종엽 동지 누나의 편지글을 곱씹어보자
자꾸만 내게서 떠나가려는 너를 잡기에는 내 힘이 너무나 부족했나보다. 좀 더 너의 마음을 헤아려주지도 못하고 무조건 힘내라, 운동해라, 뭐해라, 자꾸만 지쳐가는 너에게 지금 생각하니 너무나 가혹한 행위였던 것 같다.
너가 활짝 미소 짖는 얼굴을 보니 안심은 되지만 그래도 이 못난 누나는 너가 너무나 보고 싶구나. 구석구석 너의 손길이 남아 있지 않을까, 혹시나 지워지지 않을까, 이불을 가슴에 대어 본다. 분명 너의 냄새는 남아 있는데 넌 어디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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