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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입니다. 곳곳에 피어있는 꽃들이 봄이란 걸 알게 합니다. 그러나 이 따뜻한 봄날을 마냥 즐길 수가 없는 현실입니다. 22번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죽음으로, 동료를 잃은 노동자들은 망연자실합니다. 분향소 마져도 경찰의 폭력으로 막아 세웁니다. 슬퍼할 권리조차 빼앗긴 정리해고노동자들 이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의 모습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3시간 마다 1명의 노동자가 죽는 나라, 5분 마다 1명의 노동자가 다치는 나라, 이 끔찍한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8명의 노동자가 어느 현장에선가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온 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4월 28일은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입니다. 태국에는 미국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주인공, 바트 심슨 인형을 생산하는 공장, 케이더(Kader)가 있습니다. 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8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중 174명은 여성노동자였습니다. 공장 화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은 노동자가 인형을 훔쳐 가는 것을 방지한다며 공장 문을 밖에서 잠갔기 때문입니다. 인형 하나로 벌어들일 수익이 노동자의 생명보다 높은 가치였던 것입니다.
이후 국제노동기구(ILO)가 이날을 산재사망노동자 공식 추모일로 정하기에 이릅니다. 캐나다, 브라질, 스페인, 대만 등 13개 나라는 국가가 이날을 공식 기념일로 지정해 국가차원에서 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를 추모합니다. 지금은 해마다 4월28일이 되면 세계 110개 이상의 나라에서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는 다양한 직접행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산재추방의 달”하면 잊을 수 없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고 문송면군 입니다.
고 문송면군은 야간 고등학교에 다니기 위해 협성계공이라는 작은 회사에 취직을 했고 작업한 지 2개월 만에 수은중독이 되어 7개월 만에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자본의 이윤 앞에 많은 노동자들이 죽임을 당한 일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4월 28일은 산재사망노동자를 기억하며 단순히 촛불만 드는 날은 아닙니다. 산재사망은 기업에 의한 살인입니다. 기업과 사업주가 산재사망에 책임을 져야합니다. 정부는 기업의 책임을 강력하게 물어야 합니다. 이 가치가 실현될 때, 우리사회에서 노동자 생명과 건강의 가치는 비로소 자리 잡을 것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화창한 봄날 모든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했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기업에 의한 억울한 죽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2012년 4월 28일, 노동자의 죽음을 향한 분노가 시작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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