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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만 몰랐지 모두가 알고 있던 일이였습니다.
지난 달 1일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시행되고, 그 ‘법’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버릴’ 것이란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랜드 그룹 소속의 뉴코아/홈에버 노동자 750명은 ‘버림받은’ 그/녀들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비정규직보호법 시행과 더불어 정규직화를 이룬 몇몇 모범사업장을 격려하기에 정신없던 시간 속에서도 그/녀들의 투쟁은 필연적 선택이었습니다.
이랜드노동자들의 투쟁지원을 위해 농성장을 방문했던 한 의료진이 그랬습니다. 동영상 뉴스에서 그 의료진은 “지금까지 5명의 노동자를 진료했다. 헌데, 5명 모두가 스트레스성 위염과 근골격계질환, 그리고 방광염을 앓고 있다. 화장실을 다녀올 시간도 없이 6~7시간 계산대를 지켜야 하는 이들에게 당연한 결과다. 박성수 사장, 잘 들으시오. 당신이 예수의 사랑을 말하기 전에 노동자들에게 오줌 눌 수 있는 권리부터 줘야할 것이요” 라고 강한 어조로 말합니다. 어려운 살림에 고생스럽더라도 한 푼이라도 더 생활에 보태고저 일을 시작한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 착한 이들에게 비정규직 보호법은 차가운 바닥에서 머리띠를 두를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들어 준 것입니다.
두 차례의 매장점거 투쟁의 결과는 늘어나는 연행자와 구속자의 숫자입니다. 7월 20일 홈에버 월드컵점에서도 그랬고, 이 날과 31일에 계속된 뉴코아 강남점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태해결을 위한 노사교섭은 계속 결렬되고 있지만, 교섭에 적극 응하지 않는 회사에 대해서 정부는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손배가압류, 영업방해 금지 가처분으로 노동자들을 조여 오고 있는데,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처럼 노동자를 연행하고 구속하는 것 밖인가 봅니다. 근데, 이도 우리가 모르던 사실은 아니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정부가 없습니다. 법원도 노동자들의 편은 아닙니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지금의 부당함을 알리고 변화시킬 투쟁을 하는 것뿐입니다. 지금은 이랜드 투쟁으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사업장에서 위장 도급과 외주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보호법이 전면 폐기 되지 않는 한, 제2, 3의 이랜드 투쟁은 계속 될 것입니다. 그 때마다 노동부는 지금처럼 뒷 짐지고 구경할 것이 뻔하고, 경찰은 폭력진압을 되풀이 할 것입니다. 상황이 이쯤 되면 의외로 길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보호법의 철폐와 비정규직 해고금지, 그리고 불법적 도급과 외주화 저지를 위한 투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반복되는 매장봉쇄투쟁을 전 노동자들이 함께 끈질기게 이어야 합니다. 제3차, 4차 매장점거 투쟁도 조직해야 합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비정규직 노동자는 물론 정규직 노동자들도 이 투쟁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야 합니다. 이랜드 투쟁의 승리를 시작으로 비정규직보호법의 철폐에 이르기까지 우리 노동자들이 갈 길은 이미 정해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영등포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의 글을 옮겨봅니다. 사측에게 전한 성경구절을 인용한 글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진정으로 말한다.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한 일, 곧 너희가 형제들 중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들에게 한 일이 곧 나에게 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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