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잔인한 5월
오월은 왜 이렇게 잔인한 달로 기억되어야만 하는지..
만국의 노동자들의 피와 희생이 새겨져 있는 달.
1980년 오월. 광주 시민의 피를 먹고 자란 달.
2006년 평택 시민을 군홧발로 짓밟은 달.
그 달이 바로 오월이다.
그래서일까. 5월이 가정의 달. 푸르름의 달이란 수식어가 왠지 어색하기만 하다. 오월은 힘없는 시민들에게 푸르른 달이 아닌 핏빛으로 물든 달이요. 잔인한 달이다. 지금 그 잔인함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하루 전날.
모두 평화를 기원해야 할 시기.
평택에서는 피의 학살이 진행되었다.
곤봉과 방패 그리고 돌맹이로 무장한 경찰 병력과 군인 그리고 그들이 고용한 용역 깡패들에 의해서 진행된 피의 잔치였다.
자기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은 오히려 남의 나라에 자기네 나라 땅을 갖다 바치기 위해 그 땅을 지키는 주민과 민중을 폭력적으로 끌어냈다.
그리고 군대와 경찰의 수뇌부는 광주 민중을 내란과 폭동을 일으키는 존재로 묘사했듯이 평택 주민과, 연대하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을 국익에 반하는 폭력배로 갖은 악선동을 해 대며 일반 대중들과 단절을 시도하고 있다.
그들의 행위가 정당성이 결여 되어 있을수록 그들은 더욱 더 폭력적으로 평택 주민들을 탄압할 것이며, 언론을 통해 악선동을 해 댈 것이다.
그들은 평화를 위해, 국익을 위해 그랬다고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있을 때.
우리는 그들의 폭력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보고 있다.
미국식의 평화를 위해, 아니 자본주의 국가식의 평화를 위해 그들이 하는 짓이라곤 군대를 동원하여 수십년간 땅과 함께 살아온 농민과 민중을 그 땅에서 쫓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보고 있는데, 그리고 광주의 아픔을 알고 있는데 그들은 애써 외면하려고 하고 있다.
오월의 광주…
수 많은 광주 민중들이 학살되었을 때 우리의 양심은 침묵을 하지 않았던가? 그로 인해 우리의 양심은 얼마나 큰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으며,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해야 하였는가?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은 그 날의 침묵에 대한 부끄러움을 오월의 광주 무덤앞에서 수 없이 고백하였다.
오월의 평택…
수 많은 평택 주민과 양심들이 군대와 경찰 병력에 의해 또 한번 학살 아닌 학살을 당하고 있다. 시위 때 마다 수십, 수백명의 양심들이 끌려가고 또한 수십명의 사람들이 피흘리고 있다.
또 한번 우리는 국가 권력의 야만성에 대해 침묵할 것인가? 1980년 오월의 야만 앞에서 광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침묵했듯이, 2006년 오월의 야만 앞에서 평택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침묵할 것인가?
칠레 전투란 3부작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그 영화를 만든 영화 감독은 1973년 9월 군사 구데타 이후 23여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칠레 : 그 지울 수 없는 기억]이란 영화를 후속편으로 만들었다. 그 영화속에 한 여대생은 칠레 전투를 보고 난 뒤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나는 이제 내 나라가 자랑스럽다”라고 말한다.
과연 광주로부터 26여년이 지나고, 평택의 현실에서 사는 우리는 과연 이 나라가 자랑스러울 수 있을까? 광주의 기억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광주의 기억이 무용담이 되어 자신의 출세를 이용하는 자들에 의해서 다시 광주의 비극은 평택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2006년 오월 광주에서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해서 화려한 행사를 진행할 것이다. 이미 광주의 기억조차 국가권력에 의해 빼앗겨 버린 우리 민중들의 기억 속에 평택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에 남을 것인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