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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달은 행사가 되어서 안된다
1988년 7월 2일, 온도계와 압력계를 만드는 공장에서 불과 두 달밖에 근무하지 않았던 15세의 어린 소년 문송면군이 수은 중독으로 목숨을 잃었다. 한국 사회 최초로 산업재해노동자장의 주인공이 되어 버린 문송면군의 사건을 계기로 1990년부터 7월을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달로 정하여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사업을 진행해 오다 2002년부터 4월로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달이 바뀌게 된 것은 끊임없이 이윤 추구를 위해 노동자를 착취해 오던 자본의 안전불감증에 의해 1998년 4월 28일 태국에서 화제로 188명의 노동자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부터이다.
이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촛불 추모행로 시작돼 지금은 세계 여러 나라로 퍼져나가 자본의 이윤을 위해 살해된 전 세계 수많은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천명하고 투쟁을 결의하는 달이 되었다.
문송면군의 죽음으로 열악한 죽음의 공장이 세상에 밝혀지자 이 땅의 많은 양심적인 전문가들이 일어나 노동자들의 노동 현실을 폭로하였고,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한 단체들을 만들어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노동자들 역시 건강에 대한 문제가 단지 전문가 단체의 문제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의 문제임을 인식하면서 건강권 쟁취 투쟁의 전면에 나서 싸우기 시작하면서 부족하지만 노동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업들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10년이 넘도록 치열한 투쟁을 통해 쌓아올린 우리 노동자 건강권이 경제위기를 틈탄 자본의 공세에 다시 한번 무너지게 되었다.
IMF 이후 노동자들은 자본이 조장한 고용불안의 위기 속에 IMF 이전보다 더 심한 노동강도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조사 대상 노동자들 중 30%가 넘게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뇌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는 노동자도 더욱 늘어났다.
이렇듯 노동자들은 생존의 위기 속에서 뼈가 부수어지게 노동을 하다 몸이 다치고 터져 산재환자가 늘어나게 되었지만 정부와 자본은 오히려 환자들의 도덕적인 문제로 매도하며, 다른 한 축으로는 개악적인 산재관련 정책을 통해 아픈 노동자들의 숨통을 조우며 두 번 죽이고 있다.
그러나 자본과 정권의 억압적인 정책에 대한 우리 노동자들의 반격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나 자신이 건강하면 남의 일이 되어 버리고, 산재자로서의 서러움을 당할 만큼 당하다가도 복귀하는 순간 또다시 남의 일이 되고 만다.
2005년 4월, 우리 지역에서도 건강권 쟁취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노동부 항의 집회와 근로복지공단 앞 천막농성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2주일에 걸친 기간 동안에도 제대로 사업이 집행되지 않고 단지 몇 명 산안 부장만의 사업으로 치부되어 버린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노동자는 바로 내 자신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천민 자본의 이윤 추구를 위한 수레바퀴 안에서 돌고 있는 노동자는 누구나 산업재해의 상태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으며, 지금 당장 나 자신이 아닐지 몰라도 어느 누구도 안전지대에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누구도 자신의 건강을 대신 지켜주지는 않는다. 나로부터 시작되어 나와 내 동료가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 작은 힘으로 시작해 지역의 힘으로 전국의 힘으로 모였을 때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건강한 일터가 만들어 질 것이다.
지난 1988년 문송면군이 그랬고 어제 쇳덩이에 깔려 내 곁을 떠나간 내 동료가 그랬듯이, 하루 수백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를 당하고 죽어 나가면서도 오히려 죄인 취급을 당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더 이상은 4월은 행사를 하는 달이 아니라 노동자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결의와 투쟁을 시작하는 달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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