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산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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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뀔때마다 피부에 무엇이나요

신동광학을 찾아서
                                                                                                                     김병훈
산추련에서 상근을 한지 몇 일이 되지 않았을 때 미조직 특위 사업 중 '미조직 사업장 선전전 및 거리캠페인'에 산업재해와 관련해 같이 하는 기회를 가졌다. 중소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경우 보통 조직되지 못함으로 해서 오는 불이익을 노동자 개인이 감수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전단지와 명함을 열심히 나눠주었다. 잠시 뒤 두 여성노동자들이 선전전에 함께 했는데 그 분들은 신동광학 조합원이었다.
신동광학에서는 이틀 동안 선전전에 시간을 내어서 참석했다. 선전전을 함께 하는 동안 머
리 속에는, '아마 회사에서 조합활동 시간을 인정받았으리라, 이분들이 활동하고 계시는 노동조합은 어떤 곳일까?'
이 분들이 노동을 하고 계시는 공간은 어떨까? 하는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선전전을 마치고 지역금속 조직국장님과 신동광학에 들를 기회가 있었다. 그 때 신동광학
사무국장님을 만나서 사업장을 한번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대답은 굉장히 시원스러웠다. 그러고 몇 일 뒤 신동광학 노동조합을 들르게 되었다.
신동광학은 광학기기(쌍안경, 렌즈가공)를 생산하고 있다. 조합원수는 총 37명(여성 30, 남성 7) 중소사업장이다. 전반적인 공정 중 광학2과 공정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3곳(심취작업, 코팅업, 접착작업)을 둘러보았다.
측정에도 누락된 문제의 기름심취작업을 하는 곳에 가보니 한 남성 조합원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작업은 필요한 치수에 맞게 외경치수를 심취기로 깎아주는 작업이다. 문제는 기름이라고 알고 있는 것에 맨손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다.
"얼마나 작업을 하셨어요? 작업하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약 7년 정도인데, 음, 계절이 바뀔 때마다 피부에 무엇이 나요."
기름이라고 알 뿐 이 기름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는 것 같았다. 이분이 사용하고 계시는
기름에 대해 당연히 작업환경측정 항목에 들어 가 있을 줄 알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실수였다. 작업환경측정평가에는 이 기름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오직 이 부서에는 소음만 측정해갔다. 오일미스트 같은 것도 있을 텐데...
그곳에서 이동하여 다음 작업으로 갔다. 가는 길목에(?) 세척작업을 하는 곳이 있었다. 밀폐형으로 되어 있었으나 작업시 확인을 한다고 문을 좀 열어놓고 작업을 한다고 했다. 유기용제 증기가 새어나와 작업자에게 어떤 피해가 있지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코팅작업을 하는 곳에 도착을 하였다. 이 공정에서 어깨와 허리 아프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 작업은 세척된 렌즈의 외부에 시약으로 코팅을 하는 작업이고, 특히 이 공정에서는 '돔'
에 코팅할 렌즈를 운반한다. 아마 어깨와 허리 아프다고 하는 이유가 '돔'이라는 물건을 운반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남성조합원에게 '돔'의 무게를 물어보았다.
"약 15-20kg 정도요, 좀 무겁죠. 한번씩 어깨하고 허리가 아파요."
하기야 반복 작업이니.. 문제는 이러한 물건을 여성 조합원들도 운반을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피부가 갈라지고 지문이 없어지고.....
사무국장님이 바로 옆 접착작업을 하고 있는 곳으로 안내하셨다. 이 작업을 하고 계신 분은 저번에선전전 때 뵈었던 분이다. 나를 알아보시는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무슨 작업을 하고 계세요?"
"아, 예. 접착제를 사용해 코팅된 렌즈 두 쌍을 합치고 있어요."
사용하는 접착제 때문에 냄새가 심하게 났다. 하지만 그에 대한 환기시설조차 해 두지 않았다.
"얼마나 이 작업을 하셨어요? 다른데 불편하지 않아요?"
그러자 장갑을 벗고 손을 보여 주셨다.
"8년 정도 일 했는데 접착 작업 때문에 손이 갈라지고 심할 때는 병원에 가서 치료도 받고
있는데, 더 걱정은 아세톤 때문에 지문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러는 사이 스티로폴이 보였다. 일하는 작업대가 높아서 그 밑에다 스티로폴 같은 걸 깔아놓고 그 위에서 서서 작업을 한다고 했다. 고개를 숙이면서 조그마한 렌즈를 접착하시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몸에 무리가 갈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 분은 그것 때문에 파스도 바르고, 목욕탕도 가신다고 말씀하셨다. 회사에서 하는 특별검진을 받아보았지만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회사에 이 문제에 대해 말하셨어요?"
"요구하면 욕만 얻어먹지 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과연 아주머니가 쓰고 있는 접착제는 어떤 성분일까? 아주머니가 다리가 아프실 때 잠시 걸터앉을 수 있는 의자라도 있었으면....

노동이 진정 가치롭게 여길 수 있는 날이 되기를….

얼마 전 직업병 상담이 들어와 필요한 서류 때문에 한 중소사업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노
동조합이 없어 서류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회사 눈치 때문에 동료 작업자들의 협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최소한 신동광학에서는 이런 일로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직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신동광학 노동조합은 이번에  산별노조로 전환을 했다. 노조원들이 산별에 거는 기대는 어떤 것일까? 또 예전과 달라진 점을 느꼈을까? 한 조합원에게 물어보았다.
"어때요, 산별노조로 갔는데, 달라진 것이 눈에 보이나요?"
"아직까지 모르겠어요"
너무 이른 질문이었나? 이번엔 사무국장님께 물어보았다.
"달라진 것 같아요, 단협 지침 내용 같은 경우 연맹에 있을 때 조합 상황에 따라서 결정했
지만 산별로 가니 일괄적으로 따라야 돼요."
김기신 2지부 산안부장님이 지난 2월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대우자동차 관련 4시간 총파업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하셨다. 산별의 힘이었다.
이런 힘들은 모든 노동자들이 뭉쳤을 때 더 늘어날 것이다.
노동자들이 뭉쳐 노동현장을 통제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건강권과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찾을 때 진정한 산별의 힘은 발휘되는게  아닐까?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고 노동이 진정 가치롭게 여길 수 있게 되는 날이 하루빨리 오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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