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산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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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64호]생산보다 노동자 생명이 우선이다

  불안하다. 떠돌아다니는 삶이 나를 불안하게 하고, 어디를 가나 도사리고 있는 사고의 기억들이 나를 불안하게 한다. 때문에 현장에 들어가는 것이 겁나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렇다고 어찌 내가 하는 일을 또 외면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처지라 이름은 안 밝히기로 하고 이 글을 쓰기로 했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안전을 우째 하자 이런 것은 없고 또 잘 모르기 때문에 거절을 했는데 그래도 써보기로 했다
  특별 안전교육이 있기 전에 벌써 소문은 삽시간에 현장을 집어 삼키고 있었다 두 명이라느니 세 명이라느니 강교 작업장에서 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마음이 무겁다 아니 불안하고 겁부터 난다
  조선소나 중공업을 떠돌아다닌 내 이력이 말해주듯 사실 사망 사고는 흔하게 듣고 보아 온 일이다 20년 전 처음회사에 입사 한 곳이 조선소 였다. 물론 그 때는 정규직 비정규직 이런 것이 없었던 것 같다. 처음 동료가 작업하다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며칠동안 잠도 설치고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무덤덤해 진 것 같다. 바로 내 주위에서 그런 사고가 나자 우린 흘린 피를 닦아내고 경찰이 오고 노동부 조사가 벌어지고 소주잔을 돌리고 그렇게 지나가고 나면 그 자리 피가 흥건하던 그 자리에 우리들은 투입되어 또 그라인더를 하고 용접을 하고 동료들과 농담을 던지며 언제 이 자리가 피가 고인 자리였던가를 잊어버리고 만다
  잊지 않으면 어쩌란 말인가
  죽지 않으려 일하는데 일하다 죽는다는 것이 너무나 억울하다는 것을 몰라서 동료의 죽음을 쉬이 잊어버리고 농담이나 주고받는 줄 알면 참말이지 우리들 삶을 모르는 것이다.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외주를 뛰는 것이 벌이가 훨씬 좋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과 같은 구조로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물론 정규직도 언제나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지만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를 볼 것 같으면 아무래도 대형 사고는 대부분이 우리들 하청의 몫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노가다 인생이 우리 인생이다 주 5일 근무니 여가 활동이니 이런 말은 다 남의 나라 말이다 아니 가깝게 있는 정규직들의 이야기도 아니다 정규직들도 토요일 일요일이 따로 없이 공장에서 잔업을 한다
  납기에 쫓기고 불안한 꿈에 쫓기고 이 공장 저 공장을 돌아다니는 내 불안한 미래에 또 쫓긴다
  안전모 잘 쓰고 안전화 잘 신고 몸뚱이는 로프에 의지하고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삼진 아웃제에 걸려 사고로 죽기 전에 공장에서 쫓겨난다. 이게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의 분위기다. 워낙 많은 대형사고 사망사고가 터지니까 모기업에서 안전을 생활화 하자는 캠패인을 벌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사고를 줄이는데 그리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직접 현장에서 작업을 하는 작업자들의 마음이란 다 똑 같을 것이라고 본다 안전하게 작업을 하고 싶고 충분한 납기 여유가 있어야 하고 또한 마음이 안정되어 불안하지 않게 일을 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바램일 것이다 물론 이렇게 정해진 규정을 잘 지키면 아무래도 큰 사고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이 다리 상판을 만드는 일인데 즉 철판이라는 것이 바로 칼과 같다 이번 사고 건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하청에 하청을 주다 보니 단가는 깎이고 공기는 줄여야 하고 싼 임금에 맞는 일꾼을 구하다 보니 이직이 높기 마련이고 그렇다 보니 일하는 곳의 환경이 아무래도 낯설고 더 중요한 것은 작업환경에 대한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작업을 수행하다 일어난 사고가 아닌가 하고 현장에서는 수군거리고 있다. 위에서 말했지만 그렇다고 먹고 살려고 하다보니 또 위험을 감수하고 작업을 하는 경우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물론 작업자의 안전의식도 도마에 오르겠지만 어찌 고인이 된 분에게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철판을 자르고 굽히고 용접하고 거대한 쇠들이 움직이는 작업이라는 것이 항상 옆에 사고를 달고 다닌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아무리 안전 안전 한다고 해서 사고가 안 일어나야 되겠지만 안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다만 좀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겠는가? 일을 시키는 쪽이나 일을 하는 우리들이 다 함께 공감해야 되는 일이 아닌가 한다 어찌 되었건 간에 큰 사고 사람이 죽는 사고는 일어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또 현장을 살벌해 졌다 죽은 사람이야 죽었지만은 살아 있는 우리들 중 누가 뒤 따라 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사람이 죽어도 현장은 그대로다 내 의식부터 쉬이 바뀌지 않는다 사실 말이 나와서 그렇지 생산 현장이 옛날 대한화학 시절보다는 훨씬 좋아 졌다 깨끗해졌고 정리정돈도 그 때보다는 잘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대형 사고는 끝이 없이 터지니 참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보기에는 현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바로 빠듯한 납기 일정이다 납기가 빠듯하다 보니 야간작업이야 밥 먹듯 하고 철야도 심심찮게 해야 한다 어찌 사람이 견딜 수 있겠는가 이는 꼭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들 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들 일을 지원 해 주는 크레인이나 지게차 등 장비를 담당하는 기사들도 눈이 빨간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또 노동조합이 있기는 한데 그 힘이 아주 미약하여 산재사고를 줄이기 위해 회사를 상대로 벌이는 일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지난 일이지만 작 년인가 제작 년인가는 직영이 한 명 사망을 했다 그 때도 노동조합에서는 무슨 특별한 조치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현장 곳곳을 둘러보면 좁은 공장 터에 꽉 차 있는 물건들 안전통로 조차 확보되어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또 어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참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실 말이 나와서 하는 것이지만 어디 일자리 구하기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일거리가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고 하면 내가 어리석은 사람일까 싶다 우쨌던 이 번 사고를 계기로 더 이상 사망 사고가 없도록 모기업과 협력업체 사장 그리고 일하는 우리들이 안전의식을 철저히 하고 생산보다는 노동자 생명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먼저 가지는 것이 중요하지 싶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이 자리를 빌어 이 번에 사고로 사망한 두 분의 명복을 빈다 부디 평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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