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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호]선원 이주노동자의 죽음으로 본 외국인 선원 제도의 문제점

지난 2월 14일, 인도네시아 선원 이주노동자가 한국인 선원들에게 폭행당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제 갓 배를 탄 인도네시아 선원은 “뱃멀미를 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등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유로 한국인 선원들에게 상습적으로 맞다가 승선 9일 만에 끝내 죽음에 이르고 말았다. 이번 인도네시아 선원의 피해 사례는 사망이라는 끔찍한 결과로 인해 외부에 알려질 수 있었다. 사실 많은 선원 이주노동자들에게 폭행은 일상적으로 발생하지만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폭행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봤자 본인들만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침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폭행이 관행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


선원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어업 이주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면담에 응한 선주들이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욕하고 때리던 건 옛날에나 있었다.”라고 한 것과는 달리 욕설이나 폭언을 경험한 선원 이주노동자들은 93.5%에 달했고, 폭행을 당한 이들도 42.6%나 되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가해자들은 선주나, 선장, 기관장, 갑판장 등 간부선원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동료 한국인 선원들이었다.

선원 이주노동자들에게 한국인 동료들이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이유는 무엇인 것 같으냐고 물었을 때, 이들은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무시와 차별의식 이외에 “한국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작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일 하다가 실수해서,” “시키는 대로 일을 하지 못해서”라고 답했다. 앞서 폭행으로 사망당한 인도네시아 선원의 경우도 그랬듯이 한국어가 서툴고 일이 숙달되지 않은 승선 초기에 폭행이 빈발한다는 사실도 이러한 이유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런데 언어와 업무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해주기보다 욕을 하고 때려서라도 일을 시키려고 하는 현재의 상황은 한국 어업의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주노동자들은 대체로 내국인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운 업종이나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업에서는 그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연근해 어업만 보더라도 2000년 25,712명이던 내국인 선원이 2012년 15,797명으로 40% 가까이 감소하면서 인력난이 심각해졌다. 이를 타계하고자 도입된 이주노동자는 2012년 12월 전체 연근해 어선원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났다. 문제는 한 사람이라도 서툴거나 제 몫을 하지 못하면 조업이 힘들어질 뿐 아니라 어획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별도의 생산수당 없이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을 월급으로 받는 선원 이주노동자들과는 달리 판매 수입에 따른 생산수당이 기본급보다 훨씬 큰 한국인 선원들의 경우 어획량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획량 증가라는 목적 아래 폭력이 정당화 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신참인 선원 이주노동자들의 몫이 되고 있다.

처벌받지 않는 가해자, 보호받지 못하는 피해자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폭행을 당해도 그냥 참고 넘어갔다는 선원 이주노동자들이 69.4%로 대다수였고,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8.3%에 불과했다. 폭행 피해 선원들은 한국어가 서툴거나, 누구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모르거나, 해양경찰을 믿지 못해서 신고하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신고한 경우에도 가해자가 처벌받기는커녕 본인이 해고당하거나 합의하지 않으면 출국시키겠다는 협박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도입과 관리가 공공영역 밖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선원 이주노동자 제도가 낳은 또 하나의 폐해라 하겠다.

육상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한국과 본국 노동부 사이의 협약을 바탕으로 한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입국하며 이들에 대한 사후관리는 고용노동부가 담당한다. 그러나 20톤 이상의 연근해 어선에 승선하는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의 송입업체(관리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본국의 송출회사를 통해 모집되어 한국에 오게 되는데, 이후 이들에 대한 인사, 노무 및 관리 업무 또한 이 송입업체들이 담당하고 있다. 선원 이주노동자들이 폭행을 비롯한 인권침해나 임금체불 등 노동권 침해를 당하게 되면 일차적으로 송입업체들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선주들의 조합인 수협중앙회에 의해 선정 및 퇴출되고, 선주들로부터 관리비를 받아 운영되는 송입업체들은 선원 이주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해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선원 이주노동자들은 송입업체에 피해 사실을 호소해도 참고 견디라는 조언을 듣거나 합의를 종용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기껏해야 다른 배를 탈 수 있도록 업체 변경을 도와주는 게 전부라고 토로했다.

외국인 선원 제도의 형식적인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가 제도 운영의 책임을 수협중앙회에 일임하고, 수협중앙회는 다시 그 역할을 개별 송입업체들에 떠넘기면서, 선원 이주노동자들은 오늘도 노동권 및 인권 침해 상황에 방치되어 있다. 대부분이 유니온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수산·어업 노조에서는 선원 이주노동자들을 ‘특별 조합원’이라고 하면서 선주들로부터 노조특별회비를 걷고 있지만 임금이나 복지수준에 대한 협상을 위한 단체협약에 이주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길은 없다. 외국인 선원의 도입 및 관리감독이 공공기관에 의해 이루어지고 노동조합이 진정으로 이들을 대변하는 조직이 되지 않는 한 선원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보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주민과함께'의 선원이주노동자 권리보장 활동

2013년부터 선원이주노동자 상담에 주력하기 시작하여 부산 남항에서 찾아가는 선원상담을 시작하였습니다. 많은 선원노동자들을 만나게 되었고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선원이주노동자들이 활용하도록 권리수첩을 3개국어로 제작하였고, 선원이주노동자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부산지방해양항만청 앞에서 항의집회도 하였습니다. 올해에는 진행해온 상담들을 기초로 제도개선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합니다. 이주노동 단체들과 지역적 전국적으로 연대하여 문제의식을 확산시키고 산업연수생제도와 똑같은 현행 외국인선원 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글: (사) 이주민과 함께 부설 이주와 인권연구소 김사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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