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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호]조합원 교육을 마치고

- 한국지엠 교육위원 활동기-
                                    
    
                                        한국지엠지회 교육위원 이신호

아, 누가 말했던가? 뭐든지 마무리가 제일 힘들다고. 2014년 한 해의 마무리는 내가 태어난 이후 최고로 힘들고 바빴던 거 같다. 가장 잔인한 달! 마의 12월! 계속되는 송년회와 행사, 집회만 해도 벅찬데 나에게 현재 가장 중요한 임무인 ‘조합원 교육’이 진행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교육위원회가 가동되고 과연 이번 조합원교육은 어떤 주제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더 많은 조합원에게 호응 받고 또 공감을 일으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토론 끝에 ‘세월호’를 메인 주제로 결정하게 되었다.
정부와 언론은 이미 철 지난 하나의 사건 취급을 하고 있고, 사회적 연대에 익숙하지 않은 대기업노동자들에게 노동문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세월호’를 주제로 과연 집중도 있는 교육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참여율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까? 시작도 하기 전에 결과에 대한 불안감부터 머릿속에 엄습해왔다. 그러나 한 해 최고의 화두였던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알리는 교육 말고 다른 무슨 교육을 한단 말인가? 자본주의와 수구정권의 총체적 문제를 다 안고 있는 것이 세월호참사이기에 더 이상의 고민과 토론을 접고 기초기획에 착수했다.
하반기 조합원교육의 주제를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로 결정하고 세부내용은 민영화 관련 영상을 전반부에, 후반부에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영상과 함께 세월호 유가족대책위 한 분을 모셔서 강연을 듣기로 했다.
약 3주간에 걸쳐서 기초기획, 영상자료 확보, 강사 섭외, 포스터와 플랜카드 도안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육필증과 시나리오 제작까지 빠진 것이 있는가 확인하고, 장소가 식당이라 테이블은 어떻게? 의자가 모자라는 것은 아닌지, 시간대 편성과 내용이 맞지 않는다고 때론 치열한 토론도 하고 하다 보니 어느덧 교육날짜는 다가왔다. 교육 전 날 전체 교육위원들을 소집하여 방송차를 동원한 선전전까지 마쳤다. 교육의 성패는 이제 하늘(?)에 달렸는가? 마지막 운영의 묘는 주진행자인 나의 몫이리라.
오후 4시간이 교육시간인데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이후 주간 조 식사시간이 11시에서 11시40분까지여서 식당을 교육장으로 탈바꿈시키기엔 너무나 준비시간이 짧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바로 음향과 장비, 간이무대, 좌석의 배치까지 확대간부의 협조를 구하는 등 대전투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다.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묵념반주는 긴 것을 사용하여 추모사를 혼용한 ‘묵념사’를 낭랑하게 낭송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도 반주만 틀어 직접 부르게 하여 감흥의 유발에 노력했다. 진행도 되도록 발음을 깔끔하게 하고 차분하게 감정을 넣어 숙연한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
마침내 1차 교육을 끝내고 안도의 한숨으로 내쉴 때, 재미있는 부분이 거의 없었는데도 조합원동지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으며, 일부의 간부들이 시작 전에는 ‘그런 주제가 호응이 잘 되겠나?’ 하며 걱정스러워 했지만, 마치고 나서 너무 좋았다고 교육위원들을 돌아가며 칭찬해 주었다. 특히 진행이 매끄럽게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고 많은 분들이 치켜세우는 바람에 조금은 우쭐해져서 피곤함마저 싹 가시는 듯 했다.
2차 교육까지 진행한 다음 교육위원회 정기총회와 함께 총괄평가수련회를 다녀와서 교육위원회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가족송년회까지 진행함으로써 하반기 교육위원회 활동을 유쾌한 기분으로 마무리 하게 되었다.

교육! 교육? 과연 교육이란 뭘까? 그냥 지식을 남에게 전달하는 것일까? 타인을 가르치는 것인가?

과연 나는 잘 알고 있고, 생활 속에  내가 얘기하던 철학을 바탕으로 실천하고 있나?
가끔 나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언제나 ‘그렇지 못하다’이다.
욕망의 덩어리인 인간이기에 가끔은 실수도 하고 또 옆길로 새기도 한다.
열정적으로 얼마나 열심히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
지회의 교육위원은 이름 있는 저명한 강사도 아니고, 특정분야에 아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전문가도 아니다. 단지 먼저 학습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현장의 조합원들과 공유하고 공감을 만들어내는 선동자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선동, 교육의 성공 여부는 울림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 같은 울타리 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 타인에게 울림을 주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상시의 생활에서도 모범적이어야 하며, 자신이 교육했던 사회와 철학,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결국 진정성이야 말로 교육의 최고의 무기라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화려한 기교, 기술보다는 사회의 변혁을 꿈꾸며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다가가야 더 호응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다른 간부들보다 좀 더 노력하는 사람이 교육위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동조합에서 선동과 교육은 비슷한 부분이지만, 영역을 나누자면 선동은 상징적인 화두를 조합원에게 던지고, 교육은 그 화두에 대해서 구체적인 자료와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서 이해와 공감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좀 더 세밀할 뿐 결국 교육도 선동의 한 부분인 것이다.
남미의 위대한 투혼 체 게바라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 선동을 했고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현실주의자가 되라. 이상주의자가 되라. 미제국주의의 마수로부터 남미를 해방시키고, 전 세계를 해방시킬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 내 손에 들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들고 적과 대항해 싸우겠다. 아주 광대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불가능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반상식을 넘는 무한한 에너지, 의지가 필요하다.
좀 더 나은 선동을 위해, 더 나은 노동의 내일을 위해, 오늘도 다짐해 본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열쇠는 새로운 인간형의 완성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나부터 바꿔야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다. 날마다 채찍질하고 또 단련하자. 영혼을 맑게 하고 심장에 용광로보다 더 뜨거운 에너지를 축적하자. 할 수 있는 것을 다 동원하고 못하는 것은 배워서라도 하자.
뜨거운 심장으로! 무한한 에너지로! 얼굴에는 환한 미소와 빛나는 눈빛으로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노동을 위해 폭풍처럼 달려 가보자.

2015년, 민주노총의 새로운 지도부가 직선제를 통해 출범했다. 타성에 젖어 조직이기주의와 패배주의가 만연한 노동계에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활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아무리 불가능한 일이라도 포기하지 않는 자는 그 꿈과 그 희망을 위해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포기하는 자는 그 시점이 곧 끝이다. 내일을 향해, 새로운 사회를 위해, 더 열심히 달려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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