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산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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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89호]촛불시위 혹은 촛불 문화제!

조혜리

촛불은 한반도에 사는 일반 민중들의 바람과 항의의 표상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의 물결에 이어 한미 FTA 광우병 소고기 반대의 물결 맨 앞에는 촛불이 있었고, 그 촛불은 당연한 노동자들의 손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손에 쥐어 있었다.
대한민국의 진보운동이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이 그 축이 되어 왔다고는 하나, 학생들과 유모차를 미는 아줌마 부대들도 거리로 나오는 걸 주저하지 않은 걸 보면 우리의 시위도 촛불을 매개로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 되어가는 걸 느낀다. 그러나 정치적 사안 앞에서 주저함 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시민들의 적극성에 비해 그동안의 노동운동이 주춤거리거나 -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각종 노동법안들에 대한 개악 앞에서 마저도 - 투쟁을 회피하는 모습까지 보이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절망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창원 정우상가는 창원 촛불이 밝혀지는 주요 장소다. 세월호 참사로 전국이 초상집이 되어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었고, 이로 인해 경기마저 침체되었다고  할 정도로 거리는 조용했고 웃는 것조차 사치가 되어버렸다.
참사 일주일이 지났을까? 비 오는 어느 날 버스에서 아스팔트 위로 발을 내딛는 순간 땅은 흔들거렸고, 모든 건물은 주저앉았다. 온 세상이 하얘지며 지구 중심을 향해 곤두박질 치고 있는 우리를 보았다. 발걸음을 내딛는 내가 어색할 정도로 기우뚱거리는 길 위를 겨우 걷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원 구조되었다는 안도감은 이내 ‘뭐야!! 거짓보도야? 미친**들 아냐!’라는 잠깐의 분노로 바뀌었고 시간이 갈수록 안타까움과 간절함으로, 그리고 슬픔과 고통으로 바뀌었다.  
분노는 잠깐 스쳤음에 분명하다. 우리 가슴에 분노는 없고 슬픔과 애도만 있다는 사실은 5월 1일 노동절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노동절은 전 세계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임은 분명하나 중요한 건 피로 얼룩진 투쟁이었다는 사실이다. 경남 노동절 집회는 전국의 애도 물결속에서 거리행진 마저 취소했고 뙤약볕 아래 어렵게 모인 노동자들은 한 두시간의 집회 후 고스란히 헤어졌다.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하지 못하는 인간군상들이 모여서 기념행사 한 건 치른 꼴이 되었다. 바로 그 날 정우상가 앞에서 분노하는 몇 몇사람이 모여서 피켓시위를 하게 되었고 매주 수요일 촛불을 밝히게 되었다. 희생자 추모와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매주 피켓과 촛불을 들고 있으면서 이런 질문들을 되뇌인다.
나는 무엇에 분노하고 있는가? 나는 누구에게 항의하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외치고 있는가? 나는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
‘잊지 않겠다’는 다짐은 ‘이젠 좀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자’라는 캠페인이 되어 돌아왔다. 정치꾼들은 의사자 지정이니 특별 전형이니 얼토당토 않는 미끼를 던져 놓고 국민들을 불신과 이간질로 갈라 놓고 있다.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국가는 ‘진실을 밝히라’는 유가족들을 폭력적으로 짓밟고 있다.
나는 책임지지 않는 국가권력에 분노하고 항의한다. 나는 국민을 우습게 알고 무시하고 짓밟는, 존엄성을 갖추지 못한 품위 없는 국가권력에 분노하고 항의한다. 나는 책임을 지라고 외친다. 나는 국민을 우습게 알면 큰 코 다친다고 외친다. 나는 국민을 무시하지 말고 짓밟지 말라, 생명을 존중할 줄 알고 손톱만큼이라도 존엄성을 갖추라고 외친다. 나는 시민들이 행동하기를 바란다. 나는 우리가 세월호를 절대로 잊지 말기를 바란다.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되어 진실이 밝혀지도록 촛불의 힘이 되어달라고 바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을 오르내리는 게 관광산업이 되었고 대형 쇼핑몰에서 카트기에 물건을 잔뜩 싣고 많은 사람들 사이를 밀려 다니는 게 쇼핑문화로 정착이 되었다. 서울은 지상뿐 아니라 땅 속 마저도 얼킨 실타래처럼 복잡하다. 고리핵발전소는 어찌 될지도 모르는데 핵발전소는 전기공급이라는 이유로 계속 지어지고 있다. 고도로 발달한 기계문명 속에서 인간이란 동물들은 인간 스스로 생명의 소중함을 고귀한 듯 외치면서 죽음을 방조하고 있다. 살인범도 없는데 수 백, 수 천의 사람들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무엇 때문인지!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가고 있는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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