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산추련)
  산추련 소개 | 공지 및 안내 | 자료실 | 소식지 | 상담실 | 그림마당 | 관련사이트  
  여는글
  활동글
  특집
  상담실
  초점
  산재판례
  생각해봅시다
  건강하게삽시다
  만나고싶었습니다
  현장보고
  현장을 찾아서
  초고판

산추련
[90호]일하고 싶은남자

또뚜야
부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상근활동가


린뚜아응씨는 미얀마 이주노동자다.
20대 초반 나이에 한국에 일하러 왔다가 한국 온지 한 달도 안 되어 현장에서 일을 하다 손을 크게 다쳤다. 병원에 입원하고 3번이나 수술을 받아야 했고, 악몽 같은 충격적 시간들을 혼자 힘겹게 지내야 했다. 이제는 퇴원 할 때가 되었다. 그러나 회사에서 병원으로 연락이 왔다. 린뚜아응 씨는 회사에서 퇴사 처리가 다 됐고, 이제는 회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서 퇴원 한 후에 개인으로 알아서 생활해야 한다고 했다.
린뚜아응씨는 아주 당황한 목소리로 나에게 전화를 했다. “형, 사장님이 저를 회사에서 잘랐다고 해요. 이제 회사하고 아무 관계없다고, 회사 기숙사에 오지 마래요. 저는 어떻게 해야 돼요? 갈 곳이 없어요. 그리고 제 여권을 사장님이 가지고 있어요. 외국인등록증도 아직 안 줘요. 도와주세요.” 라고 했다.
나는 린뚜아응씨에게 “산재로 치료 받고 있는 노동자에게 사업주가 마음대로 해고 할 수가 없으니 아무 걱정 말고 안심하세요.” 하며 근로기준법에서 노동자가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설명 해 주었다. 다음 날 린뚜아응씨를 병원에서 만나 회사 사장님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물었다.
나는 사장님에게 “퇴사처리를 했다, 회사 기숙사에 오지 마라, 그것이 무슨 말입니까?” 라고 물으니 “그래, 린뚜아응이 일했던 회사는 이미 폐업했고, 이제는 다른 이름으로 재 개업을 했지. 그래서 린뚜아응은 우리 회사에서 퇴사 처리가 됐지. 너희들이 산재신청을 원한다고 해서 내가 산재신청 해줬지. 앞으로는 나한테 전화 하지 말고, 회사에도 올 필요 없어. 보험 회사랑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라고 말을 했다. 예상 못한 대답이라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분명히 나쁜 짓 했던 것을 알지만 법적으로는 뭐라고 할 수 없다. 너무나 답답해서 싸우고만 싶었다. 그러나 회사가 이미 폐업을 했으니 싸울래야 싸울 수 없다.
나는 “그래요, 회사가 이미 폐업을 했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요. 그런데 내 친구의 여권과 외국인등록증은 어디 있어요? 사장님이 가지고 있으면 안 되죠. 본인 꺼 본인에게 빨리 주세요.” 라고 했다. 사장님이 “그 때, 퇴사처리를 하고 나서 내가 린뚜아응의 비자를 E-9에서 G-1으로 바꿨어. 지금 여권 과 외국인등록증은 창원 출입국사무소에 있어. 거기 가서 받아라” 라고 했다. 무척 기가 막히고 화가 났다. 나는 큰 소리로 사장님에게 “아니, 왜 남의 비자를 변경했어? G-1비자는 일 할 수 없잖아요. 그냥 E-9인 상태로도 치료 받을 수 있잖아. 나중에 일하려고 다시 비자를 변경하면 얼마나 힘든지 알아? 필요 없는데 왜 비자를 바꿨냐고?” 라고 하니 사장님이 “야, 시발 놈아, 지가 동의했으니까 바꿨지, 네가 뭔데. 당장 만나자” 하며 나에게 욕을 했다.
나도 그 때, 제정신이 아니어서 사장님에게 “이봐요 사장, 그 때 당신이 설명을 제대로 안 하고 무조건 사인을 하라고만 시켜서 그렇겠지, 끊어라 시발 사장, 나쁜 놈아" 라고  소리치며 전화기를 끊었다.
린뚜아응씨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병원에서 퇴원을 하면 방을 구하거나 친구들 과 같이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를 찾아야 하고, 치료 기간이 다 끝나면 근로복지공단에 장해보상금을 신청해야 하고, 고용센터에 구직신청을 해서 출입국 사무소에 비자를 다시 변경해야 하고, 여러 가지로 해야 할 일들이 쌓여있었다.
우리는 그 다음 날로부터 노동부, 근로복지공단, 출입국 사무소 등 여러 곳에 여러 차례 다녀가며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마침내 린뚜아응씨는 함께 연대를 해주신 인권단체 활동가들의 도움으로 장해보상금을 제대로 받았고, 사업주한테서 손해배상금도 받을 수 있었고, 다시 E-9으
로 비자를 변경해서 구직할 수도 있었다.
그 동안 나는 린뚜아응씨와 같이 여러 곳에 다니면서 카메라로 영상 촬영을 했다. 그 이유는 이주노동자에게만 국한된 차별적이고 제한적인 고용허가제도와, 손을 다쳤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고 가족들을 위해 한국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그의 힘겨운 일상 이야기들을 다른 친구들에게 보여주면서 함께 고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촬영해온 그대로 친구들에게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보다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보여주면 친구들이 집중에 도움이 되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일하고 싶은 남자」 라는 제목으로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여러 차례로 친구들에게 보여 주면서 고용허가제도와 이주노동자로서 조심해야 하는 한국사회 속 이야기들을  함께 의논을 하고 고민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나는 영화를 통해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주가 시키는 대로 하고, 보내는 곳에 가고, 주는 대로만 받아 가는 수준에만 머물지 않고 그 방식에서 벗어나 더 나은 노동권을 바라 볼 수 있는 활동의 꽃이 피었으면 한다.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5  [91호]그들만의 투쟁이 아니지요  산추련 2015/02/11 751
104  [91호]조합원 교육을 마치고  산추련 2015/02/11 832
103  [90호]다시 찾아온 갑오년에 농민전쟁...  산추련 2014/11/25 949
 [90호]일하고 싶은남자  산추련 2014/11/25 999
101  [89호]촛불시위 혹은 촛불 문화제!  산추련 2014/09/30 930
100  [89호]"내가 차광호다! 먹튀자본 박살...  산추련 2014/09/30 1056
99  [89호]배를 만드는 조선업종 노동자들...  산추련 2014/09/30 1131
98  [88호]경남에서 영화만들기  산추련 2014/07/04 1049
97  [88호]양심없는 정부와 국회, “퇴직금...  산추련 2014/07/04 1156
96  [87호]선원 이주노동자의 죽음으로 본 ...  산추련 2014/04/29 1269
95  [87호]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투쟁하고 ...  산추련 2014/04/29 1237
94  [87호]고교 현장 실습생 김대환군 산...  산추련 2014/04/29 1281
93  [86호]우리 그리고 동지  산추련 2014/02/10 1251
92  [86호]노안 실무교육을 마치며...  산추련 2014/02/10 1312
91  [86호]교육노동자인 비정규교수의 대량...  산추련 2014/02/10 1350
90  [85호]한국지엠 창원공장 단기계약직 ...  산추련 2013/11/25 1755
89  [84호]“산재은폐 엄중단속 공문”으로 ...  산추련 2013/07/16 1595
88  [84호]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지역조사...  산추련 2013/07/16 1534
87  [83호]침묵이 아닌 투쟁으로 나서야할 ...  산추련 2013/04/26 1616
86  [83호] “에이 이 정도 상처로..........  산추련 2013/04/26 1762
[1][2] 3 [4][5][6][7][8]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ChanBi

산추련 소개 | 공지 및 안내 | 자료실 | 소식지 | 상담실 | 그림마당 | 관련사이트
경남 창원시 내동 공단상가 303호   Tel 055-267-0489   Fax 055-281-94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