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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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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호]의료민영화 쓰나미와 보건복지부의 궤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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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이 가져다 줄 재앙
지난 12월 13일 정부는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영리병원 허용, 부대사업 범위 대폭 확대, 병원 인수합병, 광고 규제 완화 등 병원의 이윤추구 경쟁을 부추기는 광범위한 내용이 담겨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미 원격의료를 허용하고, 민간보험회사가 환자를 유인 알선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철도노조의 파업과 철도민영화 반대 여론이 증가하는 시기에 투자활성화대책이라는 의료민영화 종합 계획을 냈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방적 의료민영화 추진 계획이다.
의료민영화가 아니라는 보건복지부의 궤변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이 발표된 후 15일 저녁, 의료민영화가 네이버 검색어 1위가 되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의료민영화에 반대한다는 서명 운동이 범람했다. 하루 1,700만 명이 방문하는 네이버의 검색어 순위는 월요일에도 내려오지 않고 밤까지 지속되었다. 노동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무상의료운동본부’의 서명운동에는 하루만에 1만 명이 서명했다.
의료민영화 반대 여론이 들끓자, 보건복지부가 진화에 나섰다. 4차 투자활성화대책이 의료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영찬 복지부 차관은 영리병원 추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며 보건복지부는 다음 아고라에 ‘보건복지부도 의료민영화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복지부는 해명하는 글에서 병원의 영리자회사 설립과 인수합병 허용, 법인 약국 허용을 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세계가 부러워하는 훌륭한 의료시스템’을 위해 추진한다고 말한다. 기업들을 위한 투자활성화대책을 국민을 위한 대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기만적이다. 이러니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말이 안통하네트’로 부르는 것이다.
영리자회사 설립은 영리병원이 아니다?
투자활성화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병원이 할 수 있는 부대사업을 기존의 장례식장, 식당, 주차당 등에서 의료재료 및 의료기기의 구매, 의료기관 임대, 호텔사업와 온천사업, 건강보조식품 및 화장품 판매 등으로 대폭 확대한다. 게다가 이러한 부대사업을 위해 병원이 영리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는 영리자회사 허용이 영리병원 허용과 관계없다고 한다. 그러나 영리자회사 허용은 병원에 영리적 목적으로 자본이 투입되고 병원의 수익이 다시 투자자에게 대한 배당으로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영리병원 허용과 사실상 똑같은 정책이다.
게다가 부대사업이 대폭 확대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정부가 예시로 제시하는 사업에는 구매·임대, 의약품, 의료용구, 의료기기 개발 등 의료행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사업들이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하려면 병원은 환자로부터 더 많은 의료비를 받아야만 한다. 병원 자회사가 의료기기 임대 사업, 화장품·건강보조식품 판매 사업 등을 운영하는 경우 병원은 환자로 하여금 더 많은 검사와 치료를 하게 만들 것이며, 더 많은 화장품·건강보조식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병원이 환자들로부터 받은 돈이 영리회사들에게로 빠져나갈 뿐아니라 병원이 더욱 극단적인 수익추구를 하도록 유인한다는 점에서 이번 방안은 영리병원 허용과 동일하다.
투자활성화대책의 수많은 문제점들
투자활성화대책은 또한 의료법인간 합병 허용, 외국인환자 병상 확대, 병원광고 확대, 법인약국 허용, 신의료기술 평가 간소화로 조기 시장진입 허용, 신약 건강보험 등재 소요기간 단축 등 병원, 제약회사, 의료기기 회사의 수익 창출과 관련한 내용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들 역시 영리자회사 허용과 마찬가지로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뒤흔들고, 민중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의료법인간 합병 허용은 병원의 영리화를 부추길 것이다. 현행법 상 병원은 함부로 사고 팔 수 없으며, 의료기관의 재산은 국가나 지자체에 귀속시키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병원을 사고 팔 수 있게 되면 경영진들은 병원을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게 노동자를 쥐어짜고 환자들의 호주머니를 털 것이다. 수익을 많이 내서 자산을 축적한 병원이 양심적으로 진료하는 주변 병원을 인수해 영리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
정부는 또한 의료관광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주요 도심지에 병원 광고를 허용하려 한다. 외국어로만 광고 문구를 표기한다고 하지만 어느 병원인지는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다. 광고비용은 고스란히 의료비에 전가 될 것이다. 또한 신의료기기, 신약의 출시기간을 줄인다고 하는데 이것은 국민의 안전에도 위협이고, 의료비만 높이는 계획이다. 영리약국 허용 역시 재벌들이 약국 체인점 사업에 진출하도록 허가하는 것에 불과하다.
재벌들에게 바치는 ‘말이 안통하네트’의 선물
투자활성화대책은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1주년 기념으로 재벌에게 주는 선물이다. 영리자회사가 허용될 경우 병원 사업에 투자해서 이윤을 얻어갈 수 있는 기업은 현실적으로 초국적 금융자본이나 재벌이 될 것이다.
이미 재벌들은 의료기기 및 의료재료 공급 사업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은 제약, 의료기기를 미래 대표적 신산업으로 선정하고 국내 1위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했고, 제약회사도 설립했다. 뿐만 아니라 병원 건설, 유통까지도 삼성 계열사가 참여하고 있다. 재벌들이 영리 자회사를 설립하게 되면 병원에게 더욱더 환자의 호주머니를 털도록 압박할 것이다. 이번 투자활성화 대책은 철저히 산업 발전의 논리에 맞춰서 의료제도를 바꾸는 계획이고, 수혜자는 국민이 아니라 재벌이 될 것이다.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철도·의료민영화 반대 투쟁을 만들자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노조의 파업이 시민들의 지지 속에서 22일간 진행되었다. 그 와중에도 정부는 ‘자회사 설립은 민영화가 아니다’라는 궤변을 늘어놓았으며, 민영화에 대한 노동자·시민의 반대에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폭력 침탈과 노조원들의 연행으로 응답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공격적인 의료민영화 정책은 국민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2차 선전포고다. 몰상식한 폭력적 탄압에는 더 큰 투쟁으로 화답하는 수밖에 없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의료민영화 반대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및 지역대책위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의료민영화에 반대하는 노동자·시민의 적극적인 활동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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