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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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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제2의 메이데이(May Day)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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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1일은 세계노동절 제115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며, 우리 나라로서는 독재 정권에 빼앗겼던 노동절을 다시 되찾은 지 12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아직까지 달력에는 '근로자의 날'로 새겨져 있긴 해도 말이다.
해마다 듣고 봐서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잠시 메이데이의 유례를 살펴보자.
1886년 놀기만 하는 자본가들이 다이아몬드로 이빨을 해 넣고 100달러 짜리 지폐로 담배를 말아 피울 때, 노동자들은 하루 12- 16시간 장시간의 노동에 일주일에 7-8달러의 임금으로 월 10-15달러하는 허름한 판잣집의 방세내기도 어려운 노예와 같은 처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한 노동자들이 마침내 5월 1일 8시간 노동을 위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 파업에서 경찰의 발포로 어린 소녀를 포함한 노동자 6명이 사망했다. 다음날 이에 격분한 노동자 30만 명이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기 위해 헤이마켓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시위 중 갑자기 폭탄이 터졌고, 집회를 주도한 노동운동가 8명이 폭동죄로 체포되어 재판에서 5명은 사형, 3명은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1889년 7월 파리에서 열린 제2인터내셔널 설립대회에서는 미국 노동자의 8시간 노동을 위한 상황을 보고 받고, 1890년 5월 1일을 '노동자 단결의 날'로 정하여 8시간 노동쟁취를 위해 세계적인 시위를 결의했다. 이렇게 메이데이는 시작되었다.
그러나 7년 후 '헤이마켓사건'이 노동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자본가들이 조작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을 경악케 했다.
그럼 미국 노동자들의 8시간 노동을 위한 총파업이 있었던지 118년 이후인 2005년 오늘의 현실은 어떠한가?
자본가들은 초유의 흑자를 기록하며 쌓이는 돈을 주체할 수 없어 흥청망청하면서도 불경기를 내세워 정규직노동자들의 임금을 동결시키고, 친자본 정권을 내세워 비정규직 확산을 위한 법률을 개악시키고, 노동자들의 저항을 뿌리부터 차단시키기 위해 노사관계선진화방안(로드맵)이라는 괴상 망측한 짓거리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년 365일 중 360일을 비틀어지는 허리를 부여잡고 일하는 노동자에게 귀족노동자라는 포장지를 둘러씌워 정규직 노동자들은 사회적 비판의 대상으로 몰아붙이고, 원청·하청·인력업체 등 몇 단계에 걸쳐 임금을 착취당하면서도 계약해지라는 독약 때문에 꼼짝달싹 못했던 비정규 노동자들의 삶을 위한 처절한 투쟁에 대해서는 소리 소문 없이(?) 무차별적인 폭력 만행으로서 철저히 깨부수고 있다.
1886년 장시간 노동으로도 기본적인 삶 자체가 보장되지 않았던 노동자들과 2005년 지금의 노동자들과의 차이가 무엇일까 1886년대의 노동자보다 집이라도 가지고 자동차라도 몰고 다니니까, 그리고 가끔 고기도 먹을 수 있으니까 훨씬 잘살아진 게 아니냐는 것인가.
그렇다면 각종 통계 자료에서는 왜 갈수록 노동자·서민의 가계적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발표뿐일까. 노동자·서민들이 흥청망청 돈을 뿌리고 다녀서 일까. 그렇다면 내수경기와 직결되는 것이 바로 국민의 대다수인 노동자·서민들의 소비인데도 왜 내수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계속 불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일까.
초유의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자본은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만들어 손쉽게 부려 먹으려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불안한 고용 속에서 가정경제는 위축되고 황폐화되어 가기 때문에 지금 내수경기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5년 노동절을 우리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지난 수년에 걸쳐 노동절은 변함없이 과거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한 하나의 행사였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기념하고자 하는 그 시절과 지금의 현실이 같을 진데 기념의 개념을 넘어 이전과 같은 투쟁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올바른 노동절을 맞이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우리 옆에는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많은 노동자들이 삶을 지키고자 자본과 정권의 무차별적인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처절하게도 투쟁하고 있다.
이번 2005년 노동절은 지난 역사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노동절이 아니라, 지금 현실의 노동자들의 투쟁을 엮어 정규직·비정규직이 아닌 하나의 노동자란 이름으로 노동하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삶의 터전에서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제2의 메이데이를 선포하는 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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