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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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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호] 테러방지법은 기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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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테러방지법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었다. 테러방지법안은 2003년 국회 정보위에서 수정안까지 통과됐으나 시민사회단체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강력한 반발로 입법 직전 단계에서 무산됐다.
그러나 김선일씨 피살 이후 테러방지법에 대한 향수가 더욱 더 짙어지는 모양이다. 열린 우리당의 한 의원은 테러방지법이 없어서 김선일씨가 피살당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하더니 여야의원들은 테러방지법의 도입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 노동자의 죽음을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시키는 도구로 만들려고 하는 정치권과 권력자들에게 과연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우리는 그들의 주장처럼 테러방지법이 존재하였다면 김선일씨의 피살은 막을 수 있었는지 또 다른 테러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없앨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
2003년 국회 정보위에서 통과된 테러방지법의 핵심은 바로 국정원장 산하에 대테러센터를 두고 일반 행정기관의 대테러활동을 기획하고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군 특수부대의 출동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게 된다.
국정원은 비밀주의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에 의한 민주적 통제가 불가능한 조직이다. 따라서 테러를 빌미로 일반 행정기관들에 대한 간섭을 하고 그 위에 군림하게 된다. 특히 테러와 테러단체에 대한 모호한 규정은 내외국인에 대한 일상적 감시 사찰의 강화, 통신 자유의 침해 등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이는 결국 일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후퇴시키게 된다.
테러는 어떤 정치적 목적에 의해서 폭력적으로 저질러지는 행위다. 따라서 민간인에 행하는 테러든 아니면 정치적 표적을 두고 행하는 테러든 그 행위 자체가 비인간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그런데 왜 하필 우리나라 사람이 테러 대상이 되었을까? 최소한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기전까지 우리나라 사람은 테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파병 이후 그리고 추가파병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자 결국 이라크 무장단체는 우리 나라 사람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하고 무차별적 테러를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영국과 마찬가지로 이라크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침략자인 것이다.
따라서 김선일씨의 죽음의 직접적 원인은 바로 저들의 주장처럼 테러방지법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굴욕적인 한미 동맹 체제와 그에 동조하는 수구보수 세력들과 노무현 정권의 현실론과 국익론, 그리고 관료들의 무사안일과 정치권의 무원칙적이고 무소신적인 행위다.
이들이 바로 김선일씨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리고 또 다른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기 위해서 그들은 소신(?)을 굽히지 않고 추가파병을 강행했다.
한 국가의 민주질서를 파괴하고 일반 대중들을 국가 권력 기관에게 감시를 당하게 만드는 이러한 법안이 과연 테러를 없애고 대중들의 불안을 없앨 수 있을까?
일반 대중들에게 있어서 테러에 대한 불안은 다른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타국을 침략하는 비상식적인 국가 권력에 의해서 오며, 비민주적인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서 오는 것이다. 국가기관의 권력 독점 현상이 과거 대중들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왔는지 알 것이다.
국가안보의 허울 속에 대중들은 항상 강박관념에 시달려야 했다.
혹시 간첩이 내려오지는 않는지,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는지에 대한 강박관념은 일반 대중들의 사고를 경직시키는 작용을 하였다.
테러방지법으로 한 국가의 대중들을 보호하지 못한다. 대중들을 보호하려면 모든 침략전쟁에서 손을 떼야 하며 진정으로 평화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야 한다.
그것이 대중들을 테러로부터 격리시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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