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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편집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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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 애국, 민족, 극우와 맞설 준비는 되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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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 민족, 극우와 맞설 준비는 되었는가
교육편집팀
2002년 여름 광화문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붉게 물들인 광경은 많은 이들에게 국민의 ‘힘’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 해 겨울 또 한번 국민의 ‘힘’을 느끼게 하는 주제는 미군장갑차사건을 시작으로 하여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반전평화운동이었다.
권위주의 국가시절 아무런 저항 없이 베트남 참전을 ‘찬양 고무’했던 우리들은 40년 지난 오늘 그 권위를 무너뜨리고 평화를 외치기 위해 모였던 것이다.
그리고 2005년 한해 다시금 국민의 ‘힘’을 느끼는 사건이 연말을 장식했다. ‘황우석 신드롬’이 바로 그것이다. 2000년대 시작을 장식할 만한 일련의 세 가지 사건들이 한 장의 사진처럼 겹쳐지는 것은 나 혼자인지 모르겠다.
핵심은 논문 조작이다
‘아이러브 황우석’의 황빠들은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황우석 교수님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는 음모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난자의혹을 보도했다는 이유만으로 한 방송국 PD의 가족사진까지 언론에 유포시키며 ‘죽이겠다’라고 엄포를 놓았던 자신들의 얼마 전 행위를 기억하지 못하는가 보다.
물론 정당한 근거 없이 특정 세력을 음해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다. 하지만, 황우석 연구의 잘못은 이미 검증되었다. 2005년, 2004년 논문은 조작되었다는 것이 변하지 않는 진실이며 조작된 논문을 발표한 과학자는 이미 과학도로서의 자질을 잃었다.
사회적으로 매장하려는 음모가 아니라 밝혀진 진실에 따른 정당한 처분인 것이다. 여기서 원천 기술이 있네, 없네 하는 식의 논쟁은 진실에 물타기를 시도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논문 조작 사실이며 이는 과학자로서의 신뢰를 버린 것이다.
언론이 돗자리 깔고
정치권이 북치고
애국민족 국민들은 놀아난다
무엇보다 언론은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거짓과학이 활보하기에 딱! 좋은 환경을 제공했다. 이는 보수언론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오마이뉴스, 서프라이즈 등 일부 진보 인터넷 언론도 초기에 황우석을 옹호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진짜 진보가 무엇인지 혼란스런 상황이었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차분하고 객관적 보도 보다는 거짓 환상만을 강조하는 언론에서 저널리즘이란 단어는 사치였다.
황우석 신드롬의 한때 최대 수혜자는 정치권이었음도 부정할 수 없다. 의료서비스 산업화 정책이라는 이름 하에 세계줄기세포 허브를 국내에 만들고 이것을 상품으로 세계의료시장에 나서려던 정부는 황우석이라는 국민적 영웅을 200%활용하고 있었다.
세계최초의 줄기세포라는 상품이 있었기에 정치권은 의료시장개방, 민간의료보험등 빈부의 격차를 더욱 벌이게 되는 의료정책들을 손쉽게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언론이 돗자리 깔아 주고 정치권이 황우석 신드롬을 적극 활용하고 있을 때 우리 국민들은 애국주의, 민족주의라는 이름으로 촛불을 들고서 부활한다. 2002년 광화문의 영광을 떠올리며 국가를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것이다. “최고의 과학자”만이 우리의 주린 배를 더 채워줄 수 있다는 착각이 국민의 ‘힘’을 자극한다.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두려워하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우리의 애국주의는 일본의 그것과 흡사했다.
진짜 진보가 필요하다
과학은 객관적 학문이라거나 가치중립적 학문이 아니다. 특정한 가치와 결합하여 진실성이 곡해되기도 하고 때로는 특정한 가치가 정치권력과 일치할 때도 있다.
아인슈타인이 핵분열 기술이 ‘파괴의 무기’에 이용되는 모습을 보고 뼈아픈 후회를 했다는 일화는 과학의 본질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난자 제공의 문제도 단순한 것은 아니다.
진달래 꽃길에 황우석 교수를 모시려는 난자기능여성들의 기사를 보고서, 과연 난자 제공이 개인의 자유의사만 따르면 되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때에 따라서는 나의 팔다리도 나의 자유에 의해 임상연구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의 난자를 도구화 하는 측면에서 페미니즘적 성찰이 요구된다.
이번 사건에서 진보진영 내부의 파시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일부 진보언론의 방향 잃은 모습이 운동진영의 현실이다. 입으로 진보를 말하지만, 몸은 전체주의에 길들여져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무분별하게 진행했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둘 다 우리 사회의 이념적 대안은 아니다. 진짜 진보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나아가 생명공학 연구가 근본적으로 우리의 삶을 이롭게 할 것인지에 대한 원초적 고민도 필요하다. 과연 인위적 조작 기술의 발전만이 인류의 삶에 영원을 안겨다 줄 것인지 논쟁해야 한다. 진짜 진보는 인류를 포함한 사회와 자연을 근본에 두고, 이를 파괴하는 세력과의 투쟁을 선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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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페미니즘은 여성억압의 원인과 상태를 기술하고 여성해방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운동 또는 그 이론.
파시즘이란 이탈리아어인 파쇼(fascio)에서 나온 말이다. 독재적인 전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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