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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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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호]산재신청시 사업주 날인이 꼭 필요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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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동자가 산재 신청을 거부하는 회사에 항의하며 분신을 한 사건이 있었다. 그 노동자는 산재 신청을 해 달라고 사측에 요구하였고 사측은 산재 처리를 해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사측의 태도에 격분한 나머지 결국 분신을 하였고 투병 끝에 사망을 하였다. 이 노동자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우울증 및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아 왔고 제대로 된 치료를 위해 사측에 수차례 산재 신청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사측은 우울증은 산재로 간주할 수 없으며 개인 질환이라며 개인 휴직처리를 하라고 하면서 산재 처리를 거부했다. 사실 사업주가 산재 인지 아닌지 결정할 권한도 없으면서 말이다. 오히려 사업주에게는 산재 거부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의 조력의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산재보상보험법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산재보상보험법 제116조 (사업주의 조력)
① 보험급여를 받을 자가 사고로 보험급여의 청구 등의 절차를 행하기 곤란하면
사업주는 이를 도와야 한다.
② 사업주는 보험급여를 받을 자가 보험급여를 받는 데에 필요한 증명을 요구하면
그 증명을 하여야 한다.
③ 사업주의 행방불명,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제2항에 따른 증명이 불가능하면
그 증명을 생략할 수 있다.
즉, 노동자가 보험급여 청구 절차를 행하기가 곤란하면 사업주는 도와야 하며 보험급여를 받는데 필요한 증명을 요구하면 증명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부분의 사업주는 이 조항을 무시하고 있으며 오히려 산재로 신청을 하려고 하는 노동자에 대해서 방해하거나 거짓으로 내용을 꾸며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하기도 한다.
실제로 목 디스크로 산재 요양 신청을 한 노동자에 대해 사업주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그 노동자의 목이 ‘거북목’이기 때문에 산재 요양 신청을 인정할 수 없다거나 실제로 목 부담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서류를 제출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업주는 개인 취미 때문에 발병했다거나 산재 신청한 의도가 불순하다거나 하는 확인되지 않은 말까지 덧붙여서 산재로 승인 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과정들이 축적되다 보니 노동자들은 사업주 날인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고 사업주들은 이를 악용하여 사업주 날인을 받지 않으면 산재 신청 또는 인정이 안된다면서 자신들이 산재 승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듯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업주 날인제도라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일까?
사업주 날인을 하지 않으면 산재 신청이 되지 않거나 인정이 되지 않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사업주 날인제도는 형식적 절차라는 것이다.
즉, 해당 노동자가 어떠한 사업장에서 근무를 하는지를 확인하는 단순 절차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산재를 당한 노동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할 때 굳이 사업주 날인을 받지 않고 신청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단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한 이 제도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최초요양 신청 양식에 사업주 날인 항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래는 요양 신청서의 일부분이다. 여기서 사업의 명칭과 주소 그리고 사업주 서명 날인란이 있는데 사업주가 날인을 해 주지 않으면 아래와 같이 ‘사업주 날인 거부’ 이렇게 쓰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 신청을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가 날인 거부를 한 이유에 대해서 확인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사업주는 자신의 주장을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하게 되는데 혹시라도 사업주의 주장 중 잘못된 부분이 있거나 거짓 진술이 있는 지점에 대해서는 재해 노동자가 재해 조사 과정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사업주의 주장 중 어떤 것이 잘못되었는지를 반박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주의 날인 여부가 아니라 사고성 재해면 사고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며, 직업성 재해면 왜 직업병이 발생했는지를 확실하게 입증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고가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사업주나 주변 동료들에게 알리고 바로 응급실 또는 병원으로 치료를 받으러가면 된다.
병원진료시 회사에서 작업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고 반드시 진술을 해 놓으면 된다. 그렇게 하면 사업주가 사고 사실을 부정하더라도 동료 진술 그리고 작업 시간 중에 병원에 간 기록들을 근거로 산재가 승인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직업성 질환도 마찬가지다.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업무 부담이 왜 발생했는지 즉, 작업 과정이 해당 부위 근골격계 질환을 야기할 수 있는 작업인지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들을 다 배제하고 단순히 사업주가 날인을 했다고 해서 산재가 승인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요양 신청서에 사업주 날인란은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되었다.
왜냐하면 신청 양식에 사업주 날인란이 있으니 사업주는 마치 자신들이 산재 신청을 해 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악용을 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조합이 없거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산재 신청 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노동계에서는 사업주 날인란 자체를 없애라고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모든 요양 신청서는 재해 노동자가 신청하도록 되어 있다.
즉, 모든 권리는 재해 노동자에게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사업주 날인이라는 형식적 절차에 너무 신경을 쓰지 말고 오히려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것이 훨씬 산재 인정을 받는 데 도움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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