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 중공업에 다니는 A씨는 40세로 20년을 용접을 해온 노동자다. 하루 평균 10시간의 노동을 해왔던 A씨는 평소에 양 무릎이 아파서 파스도 붙이고 침도 맞으러 다니기도 했는데 어느 날부터는 움직일 때마다 뚝뚝 소리가 나더니 통증이 심해지고 무릎이 붓기 시작하여 병원에 가서 사진 찍어 보니 퇴행성 관절염에 반월판 연골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여 수술을 하고나서 산재요양 신청을 하였으나 퇴행성으로 발생했다고 하여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
인간의 근골격계 특히 뼈는 20대부터 퇴행성 변화가 시작된다. 따라서 20대에 퇴행성 변화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이상하다고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퇴행성 변화가 많이 나타나는 연령대는 40대 이후인 것 또한 사실이다. 이것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어쨌든 신체 활동이 많은 사람에게는 퇴행성 변화가 빨리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젊었을 때부터 육체적 노동을 많이 했던 중공업 노동자와 사무실에서만 근무하는 사무직 노동자의 요추부 사진을 비교하면 중공업 노동자에서 퇴행성 변화가 일찍 와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결국 작업관련성을 따질 때 퇴행성이 있고 없음이 판단의 근거가 아니라 그 퇴행성 변화가 어떤 작업을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왔겠는가가 판단의 근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작업 관련성 근골격계 질환에 어떤 것이 있는가하는 것에 대한 노동부 고시에는 분명히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이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경우에 근로복지공단은 그 퇴행성 질환이 작업 관련성이 있는가 없는가를 먼저 따지는 것이 아니라 퇴행성 질환이면 작업과 관련이 없으니 무조건 불승인 내리려고 한다.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다. 이런 상황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벌어지는데 먼저 근로복지공단은 퇴행성 질환까지 인정해주면 인정안해 줄 병이 없다는 이유를 대고 있고 이것은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의 동의를 광범위하게 받고 있다. 산업의학 전문의의 경우 인정을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소수이고 퇴행성 질환을 이유로 요양 신청을 하는 노동자도 아직까지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아직까지 퇴행성 질환도 작업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적극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 작업관련성을 따지는 기준이 사회적 여건에 따라 넓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하는 것은 작업관련성의 판단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서 누가 힘이 센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이 작업관련성 질환이 될 수 있는가 안되는가는 노동자가 얼마나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하고 투쟁을 열심히 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