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마비되요!!!
- 전자기장에 의한 장애 -김 모씨는 건물의 변전실에서 10여년을 일해 왔다. 고압이 흐르는 변전실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드나들면서 기계를 점검하고 관리하여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몸이 피곤하면서 팔다리의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점점 기운이 떨어져서 한의원, 동네 병원을 전전했지만 차도가 없어 큰 맘 먹고 대학병원을 찾아서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결과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듣도 보지도 못한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었다.
이것은 신경이 마비되어 근육이 위축되고 점점 팔다리가 마비되어 끝내는 호흡근이 정지하여 사망하는 불치의 병이다. 미국의 유명한 야구선수인 루게릭이 걸렸다하여 루게릭병이라고도 불리는 병으로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김씨는 이 병이 자신이 일했던 변전소의 영향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요양신청을 냈다.
최 모양은 유명 전자회사에서 텔레비젼을 조립하는 일을 해왔다. 최양은 평소에 텔레비젼 브라운관을 조립하며 화면을 보면서 뒤쪽의 브라운관을 조절해야 했기 때문에 자주 전기에 감전되는 일을 겪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왼쪽 다리에 힘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나중에는 오른쪽과 왼쪽의 다리 굵기가 확연히 달라진 것을 알았다. 병원에 가서 검사한 결과 이유를 모르지만 왼쪽 다리 신경이 마비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최모양은 자신의 증상이 작업하면서 전기감전과 관련있다고 생각하고 요양신청을 했다.
한번씩 괴담처럼 송전탑 근처에 사는 주민이 여러 가지 질병을 앓아서 민원을 제기하는 등의 소식을 접할 때가 있다. 또한 핸드폰의 전자파가 뇌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어 우리를 공포를 몰아넣기도 한다.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기구, 기계에는 전자기파가 발생한다. 이 전자기파가 인체에 질병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80년대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외국의 연구에 의하면 전자기파에 폭로된 노동자에서 크게 여러 가지 암, 그중에서도 백혈병과 신경퇴행성 질환(근위축성 측삭경화증과 치매)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혈병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위의 2가지 사례는 모두 산재로서 인정을 받았다.
즉 신경퇴행성 질환은 폭로력이 인정되면 인정받을 수도 있다. 특히 최모양처럼 전기 감전을 지속적으로 받은 노동자에게서 신경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전자기장에 폭로되는 노동자는 공장, 건물 전기시설을 관리하거나 전자, 전기기계를 생산하면서 시험하는 작업, 송전소에서 작업하는 노동자들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전자기장에 의한 장해는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질병과의 연관성을 알기도 상당히 힘들다. 따라서 전자기파가 인체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전자기장의 허용기준은 의학적 관리로서의 허용기준이 아니라 공학자들이 정한 기준이라 의학적 관련성이 많이 떨어지므로 허용기준 이하일지라도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 전자기파는 노동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개선이 되었지만 얼마전까지 컴퓨터 모니터의 전자파가 문제가 되었듯이 실생활에서도 전자파의 발생으로 인한 건강장해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생산에서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자본의 속성이 소비자의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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