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다. 검사결과 디스크가 탈출되어 신경을 누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았다. 수술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통증이 심해서 달리 판단할 여유 없이 바로 수술했다. 그리고 허리가 아프기까지의 사고경위와 의사소견 등을 준비해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불승인 했다.
이번 산재요양신청에 대한 불승인까지 약 3개월 정도의 논란과 쟁점은 환자를 검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수술한 의사는 디스크라고 하는데 근로복지공단 측 자문의사들은 수술 전 MRI 사진을 본 결과 디스크가 아니라고 판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주치의와 자문의간의 소견에 대한 다름을 의학적으로 상호 직접 확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 결국 시간만 지났고 주치의와 공단자문의간의 다른 소견을 당사자들이 직접 확인하거나 의학적 근거로 해명되지 않은 채 공단은 자문의들의 소견으로 불승인 판정을 내린 것이다.
이 황당한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말 골 때린다. 주치의는 공단측자문의들 보고 돌파리라하고 공단 자문의들은 주치의를 못 믿겠다고 하면서 불승인 때리고 결국 재해노동자는 낑낑대다가 혼자 옴팍 바가지 쓰고 나가떨어지는 꼴 당하고 이거 정말 열 불통 나서 세상 살겠나 싶다.
문제는 비슷한 사례가 계속될 것이라는데 있다. 산업현장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각종 질병과 재해를 당하면서 살아가는데 근로복지공단측이 위촉한 자문의사들을 통해 재해노동자의 주장이나 주치의의 소견은 얼마든지 무시하고 자문의들이 일방적으로 판정해 버리는 행태가 확산될 것이다. 공단측은 억울하면 공단본부에 심사청구하라 하지만 공단본부라 한들 한통속의 구조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이번 기회에 노동자들은 한심한 근로복지공단 측의 잘못된 재해판정에 대한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더욱이 자문협의회의 과정에서 주치의와 다른 소견에 대해 공단자문의가 직접 주치의에 대한 의학적 확인을 요청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언행을 이유삼아 노동안전보건 담당자들을 업무방해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의학적소견이 다른 것을 의사들이 직접 확인하고 왜 디스크가 아닌지 재해자에게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고 주장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를 경찰에 고소하는 공단측의 행동은 재해노동자들의 사정을 살피고 합리적인 판정 근거나 절차를 개선하기보다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우선 막고 보자는 식의 행정 편의적 폭력으로밖에 볼 수 없다. 근로복지공단은 당장 이름을 바꿔라! 한심하고 무식한 공단으로. 고소고발 남발 공단으로.
